발 마사지기에 샴페인 냉장고까지…회장님 차, 무릉도원이네요
기아 카니발 하이리무진 모델
현대차 그랜저 누르고 판매 1위
높은 층고·안락한 실내로 호평
노블클라쎄는 ‘특급 의전’ 튜닝
렉서스·벤츠, 국내 시장 도전장
‘자동차 세상은 모름지기 운전자 중심으로 돌아간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자동차 실내엔 동승석도 있고 이른바 ‘회장님’들이 주로 앉는다는 뒷좌석도 있다. 뒷좌석에 앉으면 보이지 않던 의전 차량의 세계가 펼쳐진다.
재벌, 최고경영자(CEO), 대기업 임원, 국회의원, 고위 공직자, 지방자치단체장, 유명 연예인, 기획사 대표 등 대한민국 사회에서 힘깨나 쓴다는 사람들이 주로 타는 의전 차량은 아무래도 관용차나 법인차량이 많다.
기존엔 전통 유럽 브랜드의 럭셔리 세단이 대종을 이뤘다. 국내 브랜드 차량이라고 해도 그랜저, G80 등 대형 세단 일색이었다. 최근에는 달라진 분위기가 감지된다. 경기 침체에 따른 군살 빼기 흐름과 맞물려 법인 차량에도 ‘가성비’가 최우선 가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실용성을 무기로 미니 밴이나 프리미엄 리무진 차량이 시장을 파고드는 양상이다.
그중에서도 신흥 강자로 부상 중인 모델이 바로 기아의 카니발이다. 일반 9인승 카니발을 법인 명의로 사면 부가세 10%를 환급받는다. 구입·유지비도 비용으로 처리해 법인세를 줄일 수 있다. 9인승 모델에 6명 이상 탑승하면 고속도로에서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출장이 잦은 이들에게 각광받는 요인이다.
여기에 넉넉하고 여유로운 실내 공간, 고급 인테리어 디자인, 안락한 승차감까지 겸비한 카니발 하이리무진 모델이 가세했다. 내연기관차보다 높은 연비 효율에 세금 감면, 공영주차장 요금 할인 같은 각종 친환경차 혜택을 받으며 카이즈유 데이터연구소가 집계한 올 상반기 국내 법인차 등록 순위에서 카니발은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위는 현대차의 그랜저였다.
카니발 하이리무진의 실내는 ‘전용 공간에서 누리는 아늑한 휴식’을 콘셉트로 누구든 탑승하는 순간 최상의 경험을 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라고 기아는 밝혔다. 하이루프를 적용해 ‘더 뉴 카니발’의 기본 모델보다 전고가 최대 305㎜ 높다. 내부 천장에는 밤하늘의 빛나는 별을 형상화한 ‘스태리 스카이 무드조명’을 넣어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뒷좌석 승객의 시야각을 고려한 ‘21.5인치 스마트 모니터’는 기본이다. 뒷좌석 측면과 후면에 적용된 ‘주름식 커튼’ 역시 개인적인 공간을 필요로 하는 ‘회장님’들에겐 없어선 안 될 요소다. 특히 비즈니스 출장에 최적화된 하이리무진 전용 4인승 모델에는 장기간 탑승 시에도 편안한 휴식을 누릴 수 있도록 뒷좌석에 ‘다이내믹 보디 케어’ 기능을 신규로 적용한 시트를 탑재했다.
이렇게 해도 성에 차지 않는 소비자들은 개인적으로 구조변경(튜닝)에 나선다. ‘VIP 의전용’ 특장 차량 수요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캠핑 등 레저 활동에 대한 선호 현상과 맞물려 순정 부품을 활용한 튜닝 시장이 커지고는 있지만, 무허가·불법 튜닝 관행도 여전히 존재한다”고 전했다.
차체 및 특장차 제조업체인 케이씨모터스의 프리미엄 리무진 브랜드 노블클라쎄는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자동차 튜닝을 양지로 끌어올린 사례다. 기아에서 생산한 카니발 하이리무진 차량을 기본 토대로, 실내 공간의 편의성과 안락함을 더해 노블클라쎄 브랜드만의 강점을 담은 프리미엄 리무진을 한정 생산한다. 노블클라쎄의 주력 모델은 ‘노블클라쎄 L4’와 ‘노블클라쎄 L9’이다. 우아하고 웅장한 디자인에다 탑승자에게 최고의 휴식 시간을 제공하기 위한 외부 충격 최소화, 안마 등 각종 편의 기능을 2열 시트에 넣었다. 또 발 마사지기, 탑승자의 이니셜을 새긴 목과 허리 쿠션, 냉·온장고 등 다양한 프리미엄 사양까지 곁들여 카니발 하이리무진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특급 의전’을 표방한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카니발의 인기는 상한가를 달리는 중이다. 국내 최대 직영 중개차 플랫폼 기업인 케이카는 “올해 상반기 자사의 온라인 중고차 구매 서비스를 이용한 카니발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7%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부터 8000만원 이상 법인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는 제도 시행으로 고가의 관용 차량이 일정 부분 타격을 받는 흐름에서도 카니발 하이리무진은 한발 비켜나 있다. 카니발 최고 트림(세부 모델)인 카니발 하이리무진 풀옵션 차량은 가격이 9000만원을 훌쩍 넘는데도 수요가 꾸준하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국내 완성차 5사의 내수 판매 실적을 종합한 결과, 카니발은 올해 상반기 국내시장에서 4만4868대 팔려 1위 쏘렌토(4만9588대)에 이어 ‘베스트셀링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카니발 등 레저용 차량(RV)의 활약 덕분에 기아는 지난 2분기 세계 주요 자동차 제조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13.2%)을 기록하는 등 쾌속 질주 중이다. 기아는 요즘 가장 몸값이 높은 RV와 하이브리드카를 묶어 올 하반기 미국에서 카니발 하이브리드와 쏘렌토 하이브리드의 상품성 개선 모델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의전용 차량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겠다며 카니발에 도전장을 던진 외국 업체들도 있다.
렉서스코리아는 최근 ‘디 올 뉴 LM 500h’를 출시했다. 넉넉한 내부 공간, 널따란 듀얼 모니터와 냉장고, 허리를 살짝만 굽혀 편안하게 오르내리는 승·하차감, 푹신한 감촉의 도어 스텝 카펫, 1열과 2열 사이 놓인 방음 파티션 등 압도적인 편의 사양을 무기로 내세웠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급 브랜드인 마이바흐의 첫 전기차로, 이달 고객 인도를 시작한 ‘마이바흐 EQS SUV’ 역시 내·외관 곳곳에 마이바흐 마크를 새겨 ‘비싼 차’임을 과시한다. 실내에 적용된 마이바흐 전용 나파 가죽 시트는 부드럽고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 물론, 압권은 뒷좌석이다. 통풍과 마사지 기능은 기본이고, 최대 43.5도까지 뒤로 젖힐 수 있어 안락함을 극대화했다. 옵션을 선택하면 차량용 냉장고와 샴페인 잔도 제공된다.
권재현 기자 jaynew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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