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가 애지중지한 야심가 女조카… 그녀의 발목 잡나
하버드·스탠포드대 출신 변호사
해리스 이름 활용한 각종 사업 활동 논란
“제2의 헌터 바이든 될 수 있다” 우려도
양아버지도 해리스 측근… 우버 CLO 출신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그녀가 애지중지하는 조카 미나 해리스(Meena Harris·40)의 일거수일투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나는 해리스의 세 살 터울 동생이자 미혼모였던 마야 해리스가 17세 때 낳은 딸이다. 스탠포드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변호사로 법조계와 실리콘밸리를 오간 수재지만, 자신의 미디어 회사를 확장하고 인플루언서로 거듭나는 과정에서 이모와의 관계를 지나치게 활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폴리티코는 11일 “야심 있는 여성인 미나가 해리스와의 유대를 통해 개인 브랜드를 만들고 신흥 비즈니스 제국을 건설했다”고 보도했다.
미나는 1984년 캘리포니아주(州) 오클랜드에서 태어났다. 당시 모친인 마야는 17세로 미혼모였다. 이런 배경 탓에 해리스가 동생과 조카를 알뜰살뜰하게 챙겼다고 한다. 해리스는 2014년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와 결혼했고, 두 사람 사이에 생물학적 자녀는 없다. 한 해리스 측근은 언론에 “핵 재앙이 일어난다면 세 사람이 손을 잡고 같이 벙커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미나는 2006년 스탠포드대를 졸업했고, 2012년엔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법학 박사학위(J.D.)를 받았다. 이후 세계 굴지의 로펌인 커빙턴 앤 벌링, 실리콘밸리 테크 기업인 우버·페이스북·슬랙 테크놀로지 등에서 일했다. 2014년 페이스북 임원이었던 니콜라스 아자구와 결혼했는데,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 방미(訪美) 당시 두 사람이 나란히 손을 잡고 백악관 만찬에 참석했던 적도 있다.
미나는 이런 엘리트 경력보다 그가 유력한 흑인 정치인이자 이모인 해리스 주변에서 벌인 과외 사업들 때문에 주목받았다. 2010년대 중반부터 여성의 참정권·역량 강화 같은 메시지를 담은 다양한 영리사업을 펼쳤는데 마침 이 시기가 해리스가 상원의원, 부통령, 대선 후보까지 승승장구하는 과정과 맞물렸다. 미나는 이모에 관한 베스트셀러 동화책을 저술했고, 해리스의 얼굴이 그려진 스웨트셔츠를 판매했다. 미나가 만든 티셔츠는 수퍼 모델 타이라 뱅크스, 영화배우 제시카 알바 등 톱스타들이 입고 나와 입소문을 탔다. 또 해리스가 유세 때마다 선구적인 여성을 묘사하며 ‘최초지만 마지막은 아니다(The First but Not the Last)’란 문구를 즐겨 말했는데, 미나는 사업가적 기질을 발휘해 이 문구를 ‘비츠 바이 드레’ 헤드폰에 새겨 판매했다. 해리스가 2020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을 땐 ‘카멀라와 마야의 빅 아이디어’란 책을 출간했는데, 이 책은 4년이 지난 지금 ‘2024 대선 후보 해리스’란 문구가 붙은 채 홍보되며 역주행하고 있다. 미나는 이 기간 페미니즘 기반 브랜드인 ‘피노미널’과 ‘리덕트리스’를 잇따라 런칭했고, 본인도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70만 명에 육박하는 인플루언서가 됐다.
폴리티코는 “그녀의 이모가 갑자기 민주당 정상에 오르며 일생일대의 브랜딩 기회를 얻게 됐다”며 “노골적인 소셜미디어 활동과 이모와의 관계를 통해 이익을 얻으려는 노력으로 워싱턴에서 비판을 받아온 그에 대한 새로운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2021년 바이든 정부 출범 직후에는 미나의 이런 활동이 논란이 되자 바이든 정부 당국자가 언론에 ‘이해 상충’ 문제를 지적하며 “미나의 행동이 바뀌어야 한다” “이익을 얻기 위해 해리스를 이용하지 말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이런 논란을 의식한 듯 이번 대선을 앞두고 미나는 언론 인터뷰에 응하지 않고 로키(low-key·낮은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나가 판매하는 제품 중에도 노골적으로 해리스가 명시된 제품을 찾기 어렵다. 해리스 부통령 공보 담당은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부통령의 가족은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경력을 갖고 있다”며 “부통령의 가족 구성원 중 누구도 지지·지원을 암시하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는 상업적 활동과 관련해 부통령의 이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 양아버지도 해리스 최측근… 오바마 정부 법무차관 출신
미나의 양아버지인 토니 웨스트 변호사 역시 해리스의 최측근 중 한 명이다. 우버의 최고법률책임자(CLO)인 그는 ‘무급 휴직’을 내고 해리스의 선거 활동에 뛰어들었다. 오바마 정부에서 법무부 차관을 지낸 그는 해리스의 러닝메이트 검증 절차에 본인이 상관으로 모셨던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을 영입할 것을 권유했고, 바이든 정부 출신들이 대거 교체된 선거캠프 구성 등에도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웨스트가 우버에서 일하며 노조에 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법안 통과를 이끌었던 것은 해리스에게 큰 부담이다. 또 보수 진영에선 미나와 양아버지 웨스트가 같은 시기에 우버에서 근무한 것을 놓고도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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