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실용정치인 이재명에게 거는 기대

이승현 2024. 8. 12.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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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정치권은 뭐하는 곳이냐, 하는 짓을 보면 꼴도 보기 싫다."

최근 들어 식사자리 등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에게 듣는 공통적인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22대 국회 출범 이후 여야는 대립과 갈등만 반복하고 있다.

192석을 점유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은 22대 들어 특검법 10개, 탄핵안 7개을 발의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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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야권, 특검 10건·탄핵 7건으로 정부여당 압박
정부여당, 필리버스터·거부권으로 맞대응
22대 국회 최악의 빈손국회로 기록될 가능성 높아
18일 출범할 이재명호 행보 따라 정국 풀릴 수도
차기 대권 꿈꾼다면 대립보다는 민생정치 해야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도대체 정치권은 뭐하는 곳이냐, 하는 짓을 보면 꼴도 보기 싫다.”

최근 들어 식사자리 등에서 만난 많은 사람들에게 듣는 공통적인 얘기다. 정치권은 이제 짜증을 넘어 분노를 일으키는 곳이 되고 있다. 무용론을 넘어 혐오 대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22대 국회 출범 이후 여야는 대립과 갈등만 반복하고 있다. 192석을 점유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등 범야권은 22대 들어 특검법 10개, 탄핵안 7개을 발의하며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민생법안은 뒷전으로 밀렸다. 9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은 2600여건에 달한다. 이 중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7건에 불과하다. 채해병특검법, 노란봉투법, 방송4법,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법 등 모두 정부여당이 극구 반대했던 법안들이다.

수적 열세에 있는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인 반대 법안을 밀어부칠 때마다 농성과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로 맞서고 있다. 또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으로 국회에서 통과된 법안을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미 채해병특검법에 대해선 거부권을 행사했고 나머지 법안에 대해서도 이번 주중 거부권 행사가 예고돼 있다.

거야의 법안 강행처리에 대통령 거부권으로 맞서는 악순환 챗바퀴가 다시 돌고 있다.

이처럼 서로 정쟁에만 몰두하다 보니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지지율이 답보 상태에 있다. 특히 민주당의 지지율은 참혹하다. 한국갤럽이 지난 7월 23~25일 전국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가상번호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정당지지율 조사에서 국민의힘은 35%, 민주당은 27%를 기록했다. 4개월 전 총선에서 압승했던 것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지지율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대로 가면 22대 국회는 역대 최악의 빈손국회, 식물 국회를 넘어 무생물 국회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위기감 때문인지 양당은 지난 주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여야정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풍전등화와 같은 신세다. 협의체 운영에 대해 여야가 이견이 나타내면서다.

이같이 꽉 막힌 정국을 풀기 위한 큰 변수는 이재명 민주당 당대표 후보다. 오는 18일 전당대회를 통해 당대표로 당선될 것이 확실한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된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에 따라 갈등을 더 심화시킬 수도, 풀어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에게 기대가 쏠리는 것은 그가 이념지향적인 기존 정치권 인사들과 달리 실용주의자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또 기회를 잘 포착하는 정치인으로도 유명하다. 실제로 이 후보는 종합부동산세와 금융투자소득세와 관련해 기존 당 입장과 달리 완화해야 한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 후보는 지금처럼 정부여당에 대한 반대와 투쟁만으론 국민적 지지를 얻을 수 없다. 차기 대권을 꿈꾸는 이 후보라면 이제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민생정당,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대표적으로 여야가 공히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등 첨단산업지원법과 같은 법을 주도하면 박수를 받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이 후보는 실용주의적이면서 본능적으로 기회를 잘 잡는 정치인이다. 그리고 지금은 이 후보가 돋보일 수 있는 절호의 시기다.

4일 오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 당 대표 후보가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현 (eye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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