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활력 충천! 전남 구례군의 비결

김순호 구례군수 2024. 8. 12.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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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품은목소리㉑]
김순호 구례군수
편집자 주
분기별 합계출산율이 0.6명대까지 떨어진 대한민국의 인구위기. 아이들과 함께 우리의 미래까지 사라지는 현실을 마주하며 그 해법을 찾는 데 온 사회가 골몰하고 있습니다. 저출산 인구위기를 극복하려 'Happy Birth K' 캠페인을 펼쳐온 CBS는 [미래를 품은 목소리] 연재 칼럼을 통해, 지속 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다양한 의견들을 전합니다.
김순호 구례군수

2023년 1월부터 시행된 「인구감소지역 지원 특별법」은 생활인구라는 개념을 새로 도입했습니다. 생활인구는 주민등록인구와 외국인등록인구 외에 지역에 체류하는 인구까지 아우르는 개념입니다.

그동안은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기준으로 인구 규모를 파악하고, 공공서비스 제공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춰왔습니다. 그러나 교통 등의 발달에 따라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실제 생활지역 간의 불일치 현상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공공서비스 공급의 비용·편익 간 괴리가 발생했지요.

따라서 주민등록인구뿐만 아니라 유동인구와 중장기 체류인구까지도 포함한 인구개념이 필요했습니다. 특히, 지방소멸을 방지할 목적으로 비수도권으로의 인구 이동을 강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인구 정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생활인구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했으며, 올해부터는 생활인구 통계 산출에 활용하는 데이터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주민등록자료, 등록외국인자료, 모바일 이동정보 등 민관 데이터를 가명 결합한 자료에 신용카드 사용정보를 추가했습니다.

이를 통해 인구감소지역의 생활인구 규모 등 기본적 통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관점의 체류·소비 특성을 입체적으로 분석해 민생정책 수립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지난 7월 행정안전부와 통계청은 89개의 전체 인구감소지역에 대해서 생활인구를 산정하고 그 결과를 공표했는데, 인구감소지역 전체의 생활인구는 2024년 3월 약 2,500만 명이며 이 중 체류인구는 약 2,000만 명으로 등록인구 약 490만 명의 4.1배 수준을 보였습니다.

특히, 3월 산수유꽃축제와 구례300리 벚꽃축제, 화엄사 홍매화·들매화 사진 콘테스트가 열린 구례군의 체류인구는 등록인구의 18.4배로 전국 1위를 기록했습니다.

구례군의 놀라운 생활인구 증가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심각한 인구 감소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제시합니다. 기존의 등록 인구 기준으로는 파악할 수 없었던 지역의 활력을 생활인구라는 개념을 통해 명확하게 드러냈기 때문입니다.

관광객, 귀농귀촌인, 주말주택 거주자 등 실제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다양한 유형의 인구를 포괄하는 생활인구는 변화하는 사회의 폭넓은 삶의 방식을 반영하고 있으며, 구례군의 사례는 생활인구 증가가 지역 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구례군은 인구 감소 극복을 위해 군민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추진했던 1조 4천억 원 규모의 양수발전소 유치에 성공함으로써 6천여 개의 일자리 창출 발판을 마련했고, 섬진강 관광 레저 단지, 자연드림 치유 산업단지, 온천 골프장 등 민자 유치에도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지역 개발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도시와 차별화된 생활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평생학습 허브센터 등을 조성해 교육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받았으며, 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한 교통, 일자리, 의료서비스 등 다양한 조건을 충족해서 고령친화도시 인증도 받았습니다.

군 단위로서는 최초로 카카오 공유 자전거를 도입해 저렴하고 편리한 친환경 교통 체계를 마련했고, 주거·문화·복지 등이 복합된 주거단지를 조성하여 은퇴자·청년층 등의 지역 정착을 지원하는 551억 규모의 지역활력타운 공모사업에도 선정됐습니다.

창업과 거주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하여 청년층 유입을 촉진하는 로컬크리에이터 청년하우스와 로그인하우스 조성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귀농·귀촌인들에게 10개월 동안 숙식과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는 10년 동안 약 4,100세대, 5,400명을 구례에 정착시켰습니다.
 

지난해에는 구례군의 전입인구가 전출인구보다 많아지는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으며, 이러한 구례군의 인구 대응 정책은 대외적으로도 인정받아 올해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에서 전국 지자체 중 1개 지자체에만 주는 '인구활력특별상'을 수상했습니다.

생활인구는 지역의 미래를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정부는 생활 인구를 중심으로 한 맞춤형 정책 지원을 통해 지역의 활력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균형 발전을 이끌어야 합니다. 구례군의 사례는 이러한 노력의 필요성을 더욱 강력하게 시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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