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상 칼럼] 농업·농촌 자원의 가치 발견과 도농상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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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공업, 농촌과 도시 간의 불균형 발전, 한국 농업·농촌의 구조적 문제 등이 맞물려 농업·농촌은 축소와 소멸의 위기를 안고 있다.
도시농협과 농촌농협 간의 협동, 소비자와 생산자의 협동을 강조하면서 농업·농촌이 지니는 자원을 매개로 도농 상생의 새로운 틀을 마련하자는 취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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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공업, 농촌과 도시 간의 불균형 발전, 한국 농업·농촌의 구조적 문제 등이 맞물려 농업·농촌은 축소와 소멸의 위기를 안고 있다. 도시 역시 수도권 집중과 지나친 부동산 가격 상승 등으로 삶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
진정한 국토 균형발전,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도시도 나름대로 건강하게 발전하고, 농업과 농촌은 국민의 먹거리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삶터·일터·쉼터로서의 역할을 잘 수행하는 건전한 도농 상생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축소·소멸의 위기를 겪는 농업·농촌이 지니는 매력을 새롭게 찾아내야 한다.
전통적 농업·농촌의 다양한 공익적 가치만이 아니라 다양한 가치를 지니는 자원을 새롭게 발굴하고, 이를 매개로 사업화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시대 변화를 인식하고, 농업인 관점만 아니라 소비자·기업가 관점도 필요하다. 최근 소비자가 찾는 새로운 건강식품 생산·공급, 다양한 힐링 프로그램 운영, 농촌지역 자원 활용 사업화 등 농업·농촌 자원을 매개로 새로운 일자리와 경영모델을 만들어내는 사례가 늘어난다. 농업인이 생산하는 농산물만이 아니라 산과 들에 자생하는 다양한 식물, 맑은 공기, 계곡 등 모든 것이 소중한 자원이다. 마을 주민들의 정감 있는 놀이와 오랜 경험 등도 자원이 될 수 있다. 농촌지역의 급격한 인구 감소와 초고령화에 대응하고 모든 국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농업 잠재력과 농촌자원 활용이라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2004년 농산물 수입 개방으로 농업·농촌의 여건이 어려워지자 모든 국민이 참여해 농업·농촌을 지원하자는 분위기에서 출범한 ‘농촌사랑범국민운동본부’가 2022년부터 ‘도농상생국민운동본부’로 바뀌었다. 이는 도농 격차 완화를 위한 농업·농촌에 대한 도시의 ‘지원’ 차원을 넘어 도시와 농촌이 각각의 장점을 살려 서로 상생 협력해야 하는 시대로 진입했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도시농협과 농촌농협 간의 협동, 소비자와 생산자의 협동을 강조하면서 농업·농촌이 지니는 자원을 매개로 도농 상생의 새로운 틀을 마련하자는 취지이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시작된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의 농어촌상생기금 사업도 마찬가지다. 무역 이익 공유와 기업들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의 소극적 농어촌 지원사업의 틀을 넘어서서 농어촌 자원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이를 통해 기업들의 새로운 경영 모델을 발굴하고, 농어촌과의 지속가능한 상생 협력 모델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 기업과 소비자가 농업·농촌 자원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고 새로운 이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지속가능하게 된다.
도농 상생의 핵심은 전통적으로 농업·농촌이 안전한 먹거리와 산업의 원료 농산물을 안정적으로 생산·공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 도시에서 얻기 힘든 농업·농촌만의 다양한 자원을 발견하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 자연, 숲, 힐링, 건강, 역사, 문화, 포용적인 공동체 등의 공간으로서 소중한 가치를 찾아야 한다. 농업인만이 아니라 전문가, 기업가, 청년 창업자 등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함께 추진단을 만들어 농업·농촌 자원을 새롭게 발견하고 사업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이를 통해 농업·농촌에서 다양한 일자리와 청년 창업의 길도 확대하고, 농업·농촌이 미래의 공간으로 거듭 태어나서, 지역 소멸, 저출생·고령화, 불균형 발전 등도 해결하는 변화를 만들어내자.
김홍상 농정연구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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