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까지 전공의 7262명 모집…"지원자 수십명에 그칠 듯"
병원, 임시방편으로 퇴임 교수 등 채용…교수들 "오판"
(서울=뉴스1) 강승지 기자 = 정부가 오는 16일까지 전공의 7262명을 추가 모집하는 가운데 상당수 전공의는 복귀하지 않겠다는 계획이라 지원자는 지난번(104명) 모집 때보다 적은 수십 명에 그칠 전망이다. 병원들도 이번 조치가 큰 의미 없다고 보고 인력 충원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1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올 하반기 전공의 모집 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추가 모집이 이뤄지고 있다. 오는 14일까지 레지던트 1년차 1364명, 오는 16일까지 인턴 2435명 그리고 상급 연차 레지던트 3483명을 뽑는다. 총 7282명 규모다.
전공의 임용시험 지침에 따라 사직 전공의는 1년간 동일 연차, 동일 진료과 수련이 제한되나 복지부는 올 하반기 지원자에 이 제한을 풀어 전공의들의 복귀를 최대한 이끌겠다는 방침이다.
정윤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통제관(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7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복귀 의사가 있었으나 짧은 신청 기간과 주변 시선 때문에 응하지 못한 전공의는 이번에 적극 지원해 주기 바란다"며 "이번 모집이 마지막"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원자는 앞선 모집 때보다 적을 전망이다. 지난달 31일 마감 때에는 총 7645명 중 104명(인턴 13명·레지던트 91명)만 지원한 바 있다. 지원율이 1.36%에 그쳤다. 빅5 병원 쏠림 우려에도 실제 빅5 지원자는 45명에 불과했다.
전공의들은 수련병원을 떠나 동네 병의원에 취업하거나 해외 의사면허 취득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겪곤 의업을 하고 싶지 않다며 다른 일을 알아보는 경우도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 5701명 중 625명(11%)은 수련병원 외 의료기관에 취업했다.
서울 대학병원의 내과 사직 전공의 A 씨는 "들어갈 사람이었으면 지난번 모집 때 갔지, 이목이 더 집중됐을 때 들어갈 이유 없지 않나"라며 "전공의들은 내년 2월 말까지 이대로 기다릴 거다. 내년 3월에도 현 상태면 수련 자체를 포기한다는 이들도 많다"라고 말했다.
경기 대학병원의 필수과 교수 B 씨도 "인턴 10명·레지던트 40명 총 50명 지원이 예상된다"며 "이제 누가 이 사태를 수습할까. 전공의의 반응이 없으면 정부는 또 무능한 정부란 소리를 들을 텐데 우리 모두 적극 고민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병원들 역시 이번 모집이 무의미하다고 보고 줄어든 진료·수술 건수에 따라 병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며 전공의 공백을 메울 일반의·진료지원(PA) 전담간호사·퇴임 교수 등 다양한 이의 채용을 진행 중이다.
이 가운데 연세대학교 의료원은 세브란스병원 전공의 부재로 인한 업무 공백을 퇴임 교수의 재고용으로 대응하고 있다. 최근 이뤄진 비상 정책이사회에서 허동수 연세대 이사장은 "인건비를 조정해서라도 유능한 퇴임 교수를 적극 활용하라"고 주문했다.
이에 금기창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제도를 마련했으며 현재 일부 퇴임 교수가 진료하고 있다"면서도 "가장 큰 문제는 당직 의사 부족인데 퇴임 교수가 당직의를 대체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일련의 상황에 대해 의대 교수들은 복지부와 병원의 생각이 짧았다며 사태 해결을 위해 의대증원을 포함한 여러 의제를 격의 없이 논할 환경을 촉구했다. 오는 16일로 예정된 국회 '의학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 정부 당국자가 어떤 말을 할지 주목하고 있다.
16일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가 여는 '의학교육 점검 연석 청문회'에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오석환 교육부 차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 장상윤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 5인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성균관의대 삼성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미봉책에 불과한 모집 기간 연장은 보건복지부와 병원 집행부의 오판일 뿐이다. 사직 전공의들이 추가 모집에 응하지 않을 건 명백하다"며 "상급종합병원 진료 인력 확충에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또 "전공의들이 복귀할 여건을 마련한 후에 추가 모집을 시행하는 게 상식적"이라며 "그 여건을 마련할 책임은 권한을 가진 정부에 있고, 2025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포함한 어떤 의제도 대화 테이블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ks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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