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대기업 효자 상품 책임진 ‘유부-곤약 장인’ 기업

박지혜 기자 2024. 8. 1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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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논산시 강경읍에는 두부를 튀겨낸 고소하고 부드러운 유부 제품들과 최근 건강식으로 수요가 높아진 곤약을 다양한 형태로 생산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강소기업이 있다.

풀무원, 사조대림, 대상의 각종 유부초밥 제품을 비롯해 판곤약, 실곤약 등의 히트 상품이 한미식품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식품 대기업 지속 성장의 기반은 중소 협력업체들이 얼마나 좋은 제품을 공급해 주느냐에 달렸다. 이런 상생 철학 덕에 대기업과 한미식품 사이에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가 맺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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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ck&Biz] ㈜한미식품

박승백 한미식품 회장(오른쪽)과 박호서 총괄대표.
충남 논산시 강경읍에는 두부를 튀겨낸 고소하고 부드러운 유부 제품들과 최근 건강식으로 수요가 높아진 곤약을 다양한 형태로 생산해 대기업에 납품하는 강소기업이 있다. ㈜한미식품(대표 박승백)이다.

이 회사는 유부와 곤약뿐만 아니라 요즘 소비자들이 마트에서 즐겨 찾는 함박(햄버거)스테이크, 젤리 등 다양한 식품을 OEM(주문자위탁생산)으로 생산한다.

모든 제품은 HACCP(식품안전관리인증) 인증을 받은 제조 설비 시설에서 엄격한 품질관리 아래 위생적으로 생산된다.

한미식품 유부 제조 과정. 한미식품 제공
한미식품은 1998년 설립된 종합 식품 회사로 풀무원과 사조대림, 대상 등 내로라하는 국내 최고의 식품 대기업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주력 생산품은 유부와 곤약, 젤리로 매출의 70%가 OEM에서 나온다.

이 회사는 30년 가까이 식품 대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납품처의 효자 상품 생산을 책임지고 있다. 풀무원, 사조대림, 대상의 각종 유부초밥 제품을 비롯해 판곤약, 실곤약 등의 히트 상품이 한미식품에서 생산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대기업과의 상생 협력으로 회사도 빠르게 성장했다. 2004년 떡과 면류를 생산하는 ㈜덕산식품을 인수했고 2015년에는 ㈜한미F&F를 설립했다. 한미F&F에서 유부와 떡볶이 등에 사용되는 다양한 조미 소스를 생산한다.

식품 대기업과 30년 가까이 상생을 이어올 수 있었던 요인은 ‘윈윈’이 가능한 파트너십 덕분이었다. 상호 협력을 통해 기술, 제품 개발뿐 아니라 품질, 가격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납품처인 대기업의 성장이 한미식품의 성장으로 이어졌고 회사의 성장이 다시 대기업의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

최근 판매가 확대되고 있는 함박스테이크와 떡볶이, 유부, 곤약 제품들이 대기업과 상생하고 시너지를 일으킨 사례다.

“사업 초기 ‘나와 내 가족이 먹을 수 있는 안전한 식품’을 만들겠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식품 사업에 진출한 이후 대기업과 맺은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OEM으로 번 돈으로 시설과 설비에 재투자해 경쟁사보다 경쟁력 있는 제품을 납품하다 보니 회사도 지속 성장을 위한 안정적인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박승백 한미식품그룹 회장은 식품 대기업과의 상생 협력을 통해 동반 성장의 기반을 다지고 대기업과 협력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기업 생태계를 만들었다. 그는 기업 경영의 기본을 제조자·판매자·소비자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상생 전략이라고 했다.

“식품 대기업 지속 성장의 기반은 중소 협력업체들이 얼마나 좋은 제품을 공급해 주느냐에 달렸다. 이런 상생 철학 덕에 대기업과 한미식품 사이에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관계가 맺어진 것이다.”

박 회장은 1978년 국내 최초로 유부와 곤약 제품을 상품화한 주인공이다. 과거 수출입 회사인 ‘대진상사’를 경영하면서 일본에서 제조 기술을 배워와 제품 경쟁력을 꾸준히 높여왔다. 지금은 한 해 700억∼800억 원 정도로 커진 유부 식품 제조 분야에서 선도 기업이 됐다. 곤약을 첫 제품으로 2000년에는 유부, 젤리에 이어 음료 생산을 개시했고 2019년 함박스테이크까지 품목을 확대해 종합 식품 회사로 키웠다.

곤약의 경우 종주국인 일본 제품보다도 품질면에서 우위를 인정받아 현재 일본과 중국, 미국, 동남아 등 여러 국가에 수출된다.

박 회장은 “대기업 브랜드에 누가 되지 않도록 위생적인 설비와 시설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순간적인 이익보다 오래가는 좋은 기업, 이를 토대로 글로벌 종합 식품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전했다.

박지혜 기자 wisdom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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