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신약 규제 허들, 종합 임상 지원 서비스로 뛰어넘는다

윤희선 기자 2024. 8. 12. 03:0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Stock&Biz] 디티앤씨알오
美 현지 레디어스리서치 손잡고 FDA 인허가 본격 지원
신약 개발-임상시험-허가 대행 등 원스톱 CRO 서비스
동물실험 전문 PK/PD 센터, 올해 용인에 완공 예정

박채규 디티앤씨바이오그룹 회장.
디티앤씨바이오그룹(회장 박채규)에 소속된 비임상·임상 기업 디티앤씨알오가 미국 FDA 임상 지원 서비스에 주춧돌을 놓으며 글로벌 종합 CRO(임상시험수탁기관)로 앞서 나가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미국 임상 컨설팅 기관 ‘레디어스리서치’와 공동으로 미 식품의약국(FDA) ‘IND(임상시험계획)’ 승인 전략에 대한 세미나를 진행하는 등 CRO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섰다. 아울러 PK(약동학)/PD(약력학) 센터도 오는 12월 완공을 앞두고 있다.

디티앤씨알오는 올해를 전(全) 주기 CRO 서비스 제공의 원년으로 선언하고 ‘초격차 CRO’ 인프라 구축을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을 꿈꾸는 국내 바이오·제약기업들에 CRO는 중요한 파트너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후보 물질의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하는 임상시험이 차지하는 위치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CRO란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 등 신약 개발을 목표로 하는 회사의 의뢰를 받아 임상시험 연구를 대행하는 전문 기관이다.

신약 개발 단계에서부터 제약사의 의뢰를 받아 임상시험 진행의 설계, 컨설팅, 모니터링, 허가 대행 등의 전반적인 업무를 대행한다. 임상 및 규제 승인 절차를 CRO가 전담하는 방식이다.

신약 개발은 첨단 미래 사업임과 동시에 위험이 큰 고위험·고수익 사업의 전형이다. 의약품 개발 분야에 있어 연구개발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그 방점을 찍기 위해서는 인허가를 진행해야 하기에 CRO의 역할이 크다.

신약 개발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기 위해 임상시험을 외부 기관인 CRO에 아웃소싱하는 제약사들의 빈도가 늘어나는 이유다.

글로벌 임상 CRO 시장은 2021년 기준 약 594억 달러(약 82조 원)로 연평균 10.5%씩 성장해 2027년에는 1082억 달러(약 149조 원) 규모로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종합 임상시험 수탁기관 주춧돌

디티앤씨알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신약 개발 초기 단계에서 시행되는 비임상 및 임상시험 전 과정을 수행하는 ‘풀 서비스 CRO’다. 경험이 풍부하고 인적자원이 잘 갖춰져 있는 이 회사는 효능·독성 시험을 포함해 풀 서비스가 가능한 국내 유일한 CRO 기업이다.

2018년 3월 식약처 인증과 임상센터 설립으로 첫발을 내디뎠고 2019년 하반기 식약처로부터 비임상시험 실시기관(GLP) 인증을 받았다.

의약품은 물론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임상시험부터 임상 1∼3상 시험, PMS(시판 후 조사), OS(관찰연구), PV(약물 감시) 등이 가능한 풀 패키지 임상시험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디티앤씨알오가 미국 임상 지원 서비스를 개시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미국 임상 지원 서비스를 위한 제반 사항을 정비하고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

디티앤씨알오는 미국 임상 컨설팅기관 레디어스리서치와 함께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FDA, CE 인증을 위한 공동 세미나를 열었다. 디티앤씨알오 제공
디티앤씨알오는 지난달 11일 미국 임상 컨설팅 기관 레디어스리서치와 함께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을 대상으로 FDA, CE 인증을 위한 공동 세미나를 열었다.

경기 성남 판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스타트업 캠퍼스 컨퍼런스홀에서 개최된 이 세미나에는 국내 바이오·제약 기업 총 120개 업체가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앞서 디티앤씨알오와 레디어스리서치 양사는 지난 3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FDA GLP 시험 및 최종 승인을 위한 종합 임상 지원 서비스를 본격화하기로 협의했다.

디티앤씨알오가 보유한 비임상·임상시험 기술력에 레디어스리서치의 전문적인 FDA 컨설팅을 더해 FDA 규정을 만족하는 IND(임상시험계획)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마르타 뉴 레디어스리서치 대표(오른쪽)와 앤서니 칠튼 최고운영책임자.
디티앤씨알오는 이날 세미나에서 FDA를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비임상 전략 및 IND, NDA(신약 허가신청) 절차를 소개했다. 디티앤씨알오의 FDA 비임상시험 컨설팅 서비스 소개를 시작으로 마르타 뉴 레디어스리서치 대표, 앤서니 칠튼 최고운영책임자가 FDA 승인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세미나 1부에서는 FDA의 신약 인허가 전략 및 신약 지정을 위한 최상의 인허가 경로 설정 등 절차를 설명했다. 또 일반적 승인(NDA), 가속 승인, 혁신 치료제 지정, 희귀의약품 지정 등에 대한 고려 사항을 알리고 인허가 단계, 일정 등도 안내했다.

2부는 IND 미팅에 대한 이해와 중요성, 성공적인 IND 미팅 준비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자리가 이어졌다. 또 3, 4부 세션에서는 IND 신청의 주요 구성 요소와 인허가 요구 사항 및 가이드라인, 신청을 위한 절차, FDA 검토 절차 및 미국 벤처캐피털 투자 유치 전략 등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미국에 진출할 때 최소 비용으로 최대 성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시장 공략 방법을 공유했다.

박채규 회장은 이날 “레디어스리서치와의 협업을 통해 디티앤씨알오와 약정된 기업들이 신약 개발 전략 수립 단계에서부터 FDA 최종 인허가 단계까지 전반적인 업무를 수월하게 할 수 있도록 밀착 지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나온 7년간 인허가 및 임상시험 경험을 통해 축적된 전문성과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신약 개발 및 사업화 컨설팅, 해외 진출을 위한 인큐베이팅, 투자 플랫폼, 해외 인허가 전략 및 임상 개발, 마케팅까지 전 주기를 아우르는 솔루션을 통해 양사가 파트너로서 동반 성장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FDA의 까다로운 임상 및 규제 승인 절차를 디티앤씨알오와 레이디스리서치가 전담하는 방식이어서 연구개발 비용과 신약 출시 기간을 단축하고자 하는 제약사들의 니즈와도 맞닿아 있다.

이어 연단에 선 뉴 대표는 “한국 생명공학 시장은 많은 잠재력이 있다”며 “미국에서 투자를 유치하고 의약품의 개발 성공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FDA와 진행하는 사전 임상시험 계획 미팅(Pre-IND 미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 대표는 또 “풀 패키지 CRO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를 더 확장하려는 디티앤씨알오와의 결합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미국에서 벤처캐피털 등의 투자를 받기 위해서는 △현지 사무소와 파트너십 체결 △FDA와 원활한 소통 △미국 제약사와 협업 경험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뉴 대표는 레디어스리서치의 설립자이자 CEO로 벤처캐피털을 거쳐 대형 제약사의 연구개발센터에서 근무했고 대학과 기업의 기술 이전 경험을 갖춘 숙련된 약물 개발자다. 일리노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노스웨스턴대에서 박사후과정을 마쳤으며, 켈로그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

다국적 제약사 GSK 등에서 20년 이상 고위 연구직을 지낸 앤서니 칠튼 레디어스리서치 최고운영책임자도 “한국은 다른 나라들과 달리 정부 등 규제 기관들이 FDA와 수평적으로 잘 연계돼 있어 FDA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투자자들은 수치에 입각한 설명 못지않게 신약 개발 목표와 기저 논리, 마일스톤(단계별 목표)과 수익금 예상 발생 금액, 경쟁사 상황 등 전략적인 개발 계획에 더 관심을 둔다”고 설명했다.

레디어스리서치는 창립 이래 전 세계 12개국 50개 이상의 고객사에 IND에 대한 고유한 컨설팅 서비스와 솔루션을 제공해온 미국 현지 FDA 인허가 전문 컨설팅사다. 제약, 바이오, 학계, 병원, 임상시험 수탁기관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 많은 전문가들을 보유 중이다. 창립 이래 100건 이상의 IND 승인, 20건 이상의 NDA 승인 경험이 있으며 디티앤씨알오와 협약을 통해 FDA를 효율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한국에서 서비스할 계획이다.

신약 ‘허들’ 넘으려면 美 현지 파트너 역할 중요

디티앤씨알오와 레디어스리서치는 이번 협업으로 상호 간에 큰 기회를 맞았다. 디티앤씨알오 입장에서는 이번 협약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안정적인 발판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비임상·임상 프로세스의 우수성을 세계 의약 시장에 공고하는 계기가 됐고 더 나아가 다국적 CRO 기업과 비교해서도 동등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아울러 레디어스리서치의 전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게 된 점도 큰 의미가 있다. 회사 측은 이번 협약이 글로벌 과제 수주에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레디어스리서치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디티앤씨알오의 글로벌 경쟁력과 서비스 경쟁력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박채규 회장은 “CRO의 특성상 짧은 기간 내에 성과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디티앤씨그룹이 가진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체계적인 임상 서비스에 대한 외부의 긍정적인 반응을 볼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 여러 글로벌 CRO와 협업해 본격적으로 FDA, CE 등의 임상시험을 진행할 기반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티앤씨알오는 제약, 바이오, 건강기능식품, 의료기기, 화장품 분야에서 기초 동물실험부터 임상시험, 인허가까지 원스톱 CRO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특히 전임상 및 임상시험의 모든 데이터를 FDA 기준에 맞춰 수집·작성·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이는 제품의 글로벌 상업화와 라이선스 거래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디티앤씨알오는 효능·독성·분석으로 구분된 3개의 전문 시험센터와 1개의 임상사업부로 체계를 갖추고 세밀한 CR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창립 이래 수백 건의 임상시험 및 인허가 절차를 진행하며 임상시험 수탁 업계에서 꾸준히 성장해 왔다. 풀 서비스 이점을 앞세워 CRO를 위탁하는 파트너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유한양행과 셀트리온, 대웅제약과 일동제약 등 쟁쟁한 기업들이 임상을 의뢰하고 있다.

양사의 이번 공동 세미나를 통해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합리적인 비용과 적은 시간으로 기존보다 수월하게 미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국내 여러 바이오 기업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 유치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국내 바이오 기업이 미국이나 유럽에서 임상을 진행하려면 해외 CRO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박 회장은 “디티앤씨알오가 레디어스리서치와 함께 많은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있다”며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많은 투자와 중장기적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공동 세미나를 통해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기존보다 수월하게 미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길 바란다”며 “여러 바이오 벤처기업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투자 유치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이어 “FDA는 신약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해 임상시험 및 결과에 매우 높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지만 믿을 수 있는 CRO를 만나면 성공할 방법이 반드시 있다”며 “그런 도전을 끝까지 돕겠다”고도 했다.

PK 및 PD 분석 센터 내년 상반기 용인서 본격 가동

한편 디티앤씨알오는 동물실험 전문 ‘PK/PD’ 센터 완공을 앞두고 있다. 해당 센터는 올해 12월 완공돼 내년 1월부터 가동이 시작될 예정이다. PK 및 PD 분석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비임상 단계 초기에 수행하는 필수 시험이다.

디티앤씨알오는 지난 2022년 11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에 약 9299㎡(2813평) 규모의 토지를 취득하고 PK/PD센터 구축을 준비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약 77억 원을 투자해 효능평가센터를 확장했고 올해 235억 원을 투자해 국내 유일 PK/PD 센터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번 PD/PK 센터를 통해 비임상시험 경쟁력을 더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풀 서비스 CRO라는 차별화된 강점을 살려 본격적으로 수주가 쌓이면 올 하반기부터 선제적 투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디티앤씨알오의 PK/PD 센터는 25실로 비글, 기니피그 등 중소 동물실로 구축한다. GLP 인증 시설로 주요 시험 항목은 PK 및 PD 분석, 안전성 평가, 효능 평가 등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또 제약사와 바이오 벤처 등 신약 개발 기업들을 대상으로 동물실 대여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PK/PD 센터가 본격 가동되면 공격적인 마케팅이 가능하고 지난해 증축한 효능평가센터의 경쟁력과 시너지를 통해 매출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바이오 시장 위축으로 올해 상반기까지 다소 실적이 부진했지만 미국 FDA 임상 지원 서비스와 함께 PK/PD 센터 완공으로 지속 성장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키움증권은 “디티앤씨알오는 국내 유일 풀 서비스 CRO 업체로 효능과 안전성, 분석, 임상 부문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활발한 투자로 선제적으로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인력을 충원해 턴어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디티앤씨알오 관계자는 “올해는 디티앤씨알오가 가진 전 주기 CRO 서비스를 통해 고객사들이 FDA의 높은 규제 허들을 넘을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면서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국외 기업과도 협력을 통해 회사를 글로벌 시장에도 알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희선 기자 sunny03@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