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때도 工期 맞추며 46년 현지화한 대우건설, LNG플랜트 원청社 우뚝
나이지리아 T7플랜트 현장
작년 전체 해외수주의 2배 규모… 설계-자재조달-시공 도맡아 건설
국내 건설사 첫 원청사 지위 획득… 기회의 땅 아프리카 교두보 마련
● 독점 깨고 LNG 플랜트서 EPC 지위 획득
T7은 천연가스의 온도를 영하 150도까지 극저온으로 낮춰 액화한 뒤 손실을 최대한 줄여 LNG 운반선까지 운송해야 하는 고난도 플랜트 시설이다. 특히 용접 공정 난도가 높다. 공사 기간이 통상 5년 이상으로 길고 사업비 규모도 조 단위여서, EPC 수행 경험이 없는 신규 사업자는 원청사 지위에 오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그동안 미국 켈로그·벡텔, 이탈리아 사이펨, 일본 지요다·JGC, 프랑스 테크닙 등 6곳이 LNG 플랜트 EPC 지위를 독점해 왔다.
대우건설은 사이펨과 ‘40 대 60’ 비율로 합작 법인을 설립해 2020년 5월 T7 사업을 수주했다. 국내 건설사 중 처음으로 해외 LNG 플랜트 사업에서 시공만 하는 도급에서 벗어나 원청사 지위를 획득한 것이다. 김도형 T7 공사총괄 부장은 “LNG 플랜트는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가는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만큼 글로벌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T7은 향후 이 시장에서 회사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 코로나 때도 멈추지 않고 ‘책임 준공’
여기엔 나이지리아 진출 후 46년간 쌓아온 현지화 전략과 책임 준공의 결과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건설은 나이지리아에서 용접, 배관 등 현지 숙련 인력을 1500∼2000명, 중장비를 1000여 대 보유하고 있다. 현지 진출 글로벌 건설업체 중 최대 규모다.
팬데믹 당시 준공일자를 맞추기 위해 공사를 중단하지 않고 밀어붙일 수 있었던 배경이기도 하다. 2020년 나이지리아 남부 포트하코트 지역에서 비료 플랜트 2기 공사를 진행 중일 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퍼졌다. 대우건설은 현장 근로자 200명 전원을 대상으로 2주에 한 번씩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해 감염 인원은 격리하고 나머지 인원으로 공사를 수행했다. 발주처인 인도라마는 1, 2기를 준공한 대우건설에 3기 시공까지 맡겨 현재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민재 대우건설 프로젝트 매니저(상무)는 “발주처와의 신뢰를 기반으로 향후 예정된 4기 플랜트 수주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 나이지리아 발판 삼아 아프리카 진출
이는 대우건설에 기회가 됐다. 대우건설은 2022년과 지난해 각각 5957억 원과 1조1000억 원 규모의 와리, 카두나 지역 원유 정제시설 보수 사업을 따냈다. 나이지리아 정부가 추진 중인 원유 정제설비 보수 사업 3곳 중 2곳을 대우건설이 수행 중이다.
대우건설은 이 같은 플랜트 사업 수주 확대를 통해 올해 나이지리아 연간 매출을 사상 최대인 9500억 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2020년 매출(2297억 원)의 4배가 넘는다.
또 나이지리아를 교두보 삼아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 진출에도 박차를 가한다. 2020년 모잠비크에서 5000억 원 규모 LNG 플랜트 사업을 수주한 데 이어 추가 수주에 도전 중이다. 케냐 원전 사업, 에티오피아·보츠와나 인프라 사업 등 확대도 노리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54개국의 평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4.1%로 전망했다. 아프리카 대륙 내 55개국의 연합체인 아프리카자유무역지대(AFCFTA) 등을 중심으로 국가기반시설 연결 사업 추진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모잠비크, 탄자니아 등 신시장을 적극 개척할 것”이라고 했다.
리버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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