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호 끊고, 박병호 뒤집고, 오승환 막고… '레전드 합창' 삼성, KIA에 아픔 되갚았다 [광주 게임노트]
[스포티비뉴스=광주, 김태우 기자] KBO리그의 살아 있는 리빙 레전드들이 삼성을 구했다. 강민호는 끌려갈 수 있는 분위기를 끊어냈고, 박병호는 알토란 같은 홈런 두 방을 때려냈고, 오승환은 위기의 팀 리드를 지켰다. 삼성이 KIA에 전날 패배를 설욕하며 1승1패로 광주를 떠났다.
삼성은 11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와 경기에서 연장 11회 혈투 끝에 5-4로 이겼다. 3위 삼성(58승51패2무)은 이날 잠실에서 NC에 이긴 2위 LG와 경기차를 유지하며 사정거리 안에서 일주일을 마쳤다. 반면 선두 KIA(63승45패2무)는 연승 기회를 놓치며 일주일을 2승3패로 마무리했다.
삼성 선발 대니 레예스는 6회 불의의 발목 부상으로 강판됐다. 5이닝 동안 65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1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승리투수 요건은 불펜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날아가며 시즌 10승 달성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필승조는 좋은 활약을 했다. 최지광이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것에 이어 김재윤이 2이닝 무실점으로 중요한 몫을 했다. 마지막 무사 1루 위기는 오승환이 올라와 정리했다.
타선에서는 박병호가 홈런 두 방과 2루타 하나 등 장타만 세 방을 터뜨리는 대활약을 한 끝에 3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강민호가 솔로포를 터뜨리며 좋은 감을 이어 갔고, 나머지 선발 타자들도 전원 안타를 치고 골고루 활약했다.
이날 데뷔전을 가져 큰 관심을 모은 KIA 선발 에릭 라우어는 3⅓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졌으나 7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보완점을 남겼다. 김도현이 2⅔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타선에서는 박찬호가 3안타 1타점, 소크라테스가 3안타, 김선빈이 3안타 1타점, 나성범이 홈런 포함 2타점으로 활약했지만 팀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경기 초반부터 양팀 수비가 어지러운 가운데 대포까지 터지며 어지러운 경기가 이어졌다. KIA는 라우어가 1회를 깔끔하게 막자 1회부터 3점을 뽑아냈다. 선두 박찬호가 중전 안타를 쳤고, 최원준이 희생번트로 박찬호를 2루로 보냈다. 이어진 2사 3루에서 나성범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선제 투런포를 쳐 2-0으로 앞서 나갔다.
이어 소크라테스가 우전 안타를 쳤다. 여기서 삼성 우익수 구자욱이 실수를 했다. 공을 잡으러 앞으로 내려오다 이를 뒤로 흘렸다. 담장까지 흘러간 공에 소크라테스가 3루까지 뛰었다. 공식 기록은 3루타였다. 여기서 김선빈이 중전 적시타를 때리며 3-0으로 앞서 나갔다. KIA의 기선 제압이었다.
그러나 KIA의 리드는 오래 가지 않았다. 삼성은 2회 선두 타자로 나선 ‘7월 MVP’ 박병호가 라우어의 커터를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어 1사 후 이재현이 볼넷을 골랐고, 라우어의 견제를 뚫고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여기서 박병호가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터뜨려 1점차로 추격했다.
2사 후에는 KIA의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 나왔다. 2사 3루에서 이성규의 타구가 우익수와 2루수 사이에 떴다. 체공 시간이 길어 잡을 수 있는 타구였지만 결국 두 선수 모두 포구에 실패하면서 허무하게 동점을 내줬다.
기세를 탄 삼성은 4회 박병호가 역전 좌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라우어의 커터가 가운데 몰린 것을 놓치지 않았다. 레예스가 5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막은 가운데, 6회 발목 부상으로 갑작스레 강판됐지만 급하게 마운드에 오른 이승현이 6회를 잘 정리하면서 한숨을 돌렸다. KIA도 라우어의 조기 강판 여파를 불펜이 잘 막았다. 특히 5회 마운드에 오른 김도현이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삼성을 붙잡았다.
그러자 KIA는 3-4로 뒤진 7회 동점을 만들었다. 선두 이우성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갔고, 한준수가 우전 안타로 뒤를 받치며 무사 1,3루를 만들었다. 이창진이 1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박찬호가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다만 이어진 1사 2,3루에서 최원준이 삼진으로 물러났고, 김도영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만루에서는 나성범이 우익수 뜬공에 그쳐 역전까지 가지는 못했다.
KIA는 4-4로 맞선 8회 선두 소크라테스의 중전 안타, 그리고 김선빈의 희생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잡았다. 삼성은 김재윤이 올라와 버티기에 들어갔다. 김재윤이 추가 실점 없이 8회를 막았다. 다만 삼성도 9회 득점권 기회에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두 팀의 마지막 승부가 이어진 가운데 삼성이 4-4로 맞선 연장 11회 결승점을 냈다. 선두 박병호가 이형범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쳐 그렇게도 어렵던 1점을 스윙 한 방으로 새겨넣었다. KIA는 마지막 11회 공격에서 선두 김선빈이 안타를 치고 나가며 희망을 되살렸다. 하지만 삼성은 바로 오승환이 마운드에 올라 진화에 들어갔고, 오승환이 이틀 전 아픔을 되갚기라도 하듯 KIA 타선을 누르며 결국 승리를 확정했다.
경기 후 박진만 감독도 베테랑들의 활약을 칭찬했다. 박 감독은 "불펜에서 김재윤 선수가 2이닝을 책임지며 본인 역할을 충분히 해주었고 오승환 선수가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면서 "타석에서는 박병호 선수의 홈런 2개와 강민호 선수의 홈런으로 오늘 경기 승기를 잡았다. 고참 선수들이 타선을 이끌어 주는 모습이 고무적이다. 연장전까지 가는 접전 상황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한 선수들 모두 칭찬해 주고 싶다. 남은 경기도 좋은 경기 펼칠 수 있도록 준비 잘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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