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폴란드·이집트 軍, 한국서 ‘K9 자주포 연수’
3주간 노하우 전수받아
“거너 레디(사격수 준비 완료).” “파이어(발사).”
지난달 31일 강원 철원 5포병여단 사격장에서 K9 자주포 5대가 동시에 불을 뿜었다. 평소처럼 전술 상황을 가정해 진행된 동시 탄착 사격(Time on Target·TOT) 훈련이었지만 이날은 탑승자가 달랐다. 푸른 눈의 호주군, 콧수염을 기른 폴란드군, 갈색 피부의 이집트군이 사격 버튼을 눌렀다. 육군 포병학교에서 한국군의 K9 자주포 운용 노하우를 익힌 호주·폴란드·이집트 장병 14명은 이날 12km 떨어진 가상의 표적을 실탄으로 제압하고 전술 기동하는 절차를 실습하며 3주간의 훈련을 마무리했다.
육군은 지난달 9일부터 약 3주간 ‘육군 국제과정’ K9자주포 교육을 처음으로 했다. K-방산 대표 효자 품목인 K9자주포 운용 방법을 직접 외국군 장병에게 전수해주면서 향후 K방산 영토를 넓히겠다는 취지였다. 교육 과정은 모두 영어로 진행됐다. 파베트 크라우크주크 폴란드 육군 준위는 “K9의 신속한 사격 준비와 통제, 정확한 타격 능력, 빠른 재장전, 높은 생존성 확보 과정 등을 체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방산업체가 가르쳐줄 수 있는 K9 운용법은 자동차 운전으로 치면 면허시험장 안에서 하는 ‘오토매틱’(자동) 운전급이라면, 군은 보다 실전적이고 전문적인 도로 주행 ‘스틱’(수동) 운전급 운용법을 알려줄 수 있다”며 “장비조작법 이상의 ‘응급조치’는 군에서 직접 배우는 것이 최선”이라고 했다. 이번 교육에 참여한 호주·폴란드·이집트 장병은 곡사(曲射) 화기인 K9 자주포를 응급 상황 때 ‘직사(直射)’로 사격하는 법, 자동 포 방열(放列·사격 준비) 시스템 고장 시 수동 포 방열법 등을 배웠다고 한다. 폴란드군은 아직 K9 실전 배치를 하지 않아 직사 사격은 생각조차 못 했었다며 한국군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고 한다.
육군이 운영한 이번 국제과정엔 이집트군 대위 2명도 참가했다. 이슬람교를 믿는 이들은 하루 5번 기도를 해야 한다. 이들을 위해 육군은 포병학교 강의실 1개를 기도실로 마련해줬다. 포병학교가 있는 전남 장성에서 할랄 인증 음식을 구하기 어려워지자, 해산물 위주로 음식을 제공했다고 한다. 군 관계자는 “입교 전 주한 이집트 대사관에 문의해 종교 및 식생활을 배려했다”고 했다.
육군은 이번에 호주·폴란드·이집트군을 대상으로 K9 교육을 진행한 데 이어 오는 11월 2차 국제과정 개설 시에는 교육 참여국과 과목을 늘릴 계획이다. 육군은 상반기 K9 과정에 더해 K2전차 운용법과 K9·K2 정비법 등 4개 과정을 개설할 계획이다. 이번에 교육에 참여한 3국에 더해 튀르키예·카타르가 이미 참가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육군본부 관계자는 “방산 협력국이 구매한 장비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지원하고 인적 네트워크도 형성해 향후 K방산 확대에 기여하겠다”고 했다. 실제로 이번 훈련을 통해 K9자주포와 연계한 K10 탄약 보급 장갑차에 대한 외국군의 관심도 높아졌다고 한다. K10 탄약 보급 장갑차가 K9에 자동으로 탄을 적재해 사격 효율이 높아지는 걸 이번 교육과정을 통해 확인한 덕분이다. 육군은 이번 과정에 참여한 외국군 14명과 한국군 초급간부·사관생도 14명을 매칭시켜 교분을 쌓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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