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발바닥에 불 붙었다…두산 최종병기 ‘발’

안승호 기자 2024. 8. 12.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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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 평균 줄어드는 8월에
LG 제치고 팀 도루 1위
정수빈 홀로 뛰던 작년과 달리
조수행·이유찬에 강승호 가세
ERA 9위 마운드 구출 신무기
두산 조수행이 지난 10일 문학 SSG전에서 도루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프로야구 또한 한여름에는 ‘에너지 절약’이 필요하다. 체력 소모가 많은 ‘뛰는 야구’도 가급적 조절한다. 올시즌 개막 이후 지난 7월까지 경기당 평균 1.71개가 나왔던 도루 수가 8월 들어 경기당 평균 1.26개로 줄어든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올해는 8월로 접어들며 프로야구에 폭염이 찾아왔다.

그런데 한 팀만은 다른 길로 가고 있다. 두산은 지난 10일 현재 8월 8경기에서 도루를 13개나 해냈다. ‘뛰는 야구’가 모토인 LG가 같은 기간 팀 도루가 3개에 그친 것을 고려하면 두산은 계절을 뒤집는 야구를 하고 있다.

두산은 팀도루 1위로 올라서 있다. 10일 현재 팀도루 151개로 2위 LG(144개)를 앞질러 간격을 벌려놓고 있다. 두산의 기동력은 승부처 때마다 빛나고 있다. 지난 10일 문학 SSG전에서는 5차례 도루 시도에 5차례 모두 성공하는 과정에서 고비마다 ‘발야구’로 흐름을 잡았다. 예컨대 6-5로 근소한 리드를 하던 8회초 선두타자 김기연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대주자 조수행을 투입해 도루로 무사 2루를 만든 뒤 이어진 무사 1·2루에서 희생번트에 이은 정수빈의 우전 2타점 적시타로 2점을 더 달아나며 승리를 예약했다.

두산은 8월 들어 5승3패를 기록하고 있다. 8월 팀 평균자책이 6.90으로 9위까지 처진 가운데서도 8월 팀타율 0.326에 이르는 타력과 기동력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다. 오름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마운드 안정이 최우선 과제이지만, 두산은 공격으로 돌파구를 열어야 했던 한여름 고빗길에서 새로운 팀 색깔을 만들어가고 있다.

도루에 성공하는 정수빈과 이유찬, 올시즌 발야구에 힘을 보태는 강승호가 홈 쇄도하는 모습(왼쪽부터).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은 지난 3월 개막 시점만 해도 이처럼 뛰는 야구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는 기대하기 어려웠다. 주전 라인업 가운데 베테랑 정수빈을 제외하면 기동력으로 특화된 선수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두산은 지난 팀도루 133개로 부문 2위였지만, 2022시즌만 하더라도 팀도루 90개로 7위에 머물 만큼 속도로는 자랑할 게 없었다.

개막 당시와 지금의 두산 야수진은 기동력으로는 몇 배는 더 강화돼 있다. 무엇보다 뛸 수 있는 자원이 늘어났다. 도루 1위 조수행(53개)과 정수빈(43개) ‘투톱’뿐 아니라 강승호(15개), 이유찬(13개) 등 뛸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났다. 특히 최근 6경기에서 타율 0.556(18타수 10안타)로 불을 뿜으며 팀내 비중이 커진 이유찬이 좌익수로 선발 출전하는 경기에서는 조수행이 ‘슈퍼 대주자’로 벤치에 대기하면 상대를 압박하는 효과도 만들고 있다. 경기 전반과 중후반 모두에서 ‘뛰는 야구’로 상대 빈틈을 파고들 ‘무기’가 늘었다. 두산은 도루 성공률 또한 79.5%로 리그 평균(74%)보다 선명히 더 높아 실리 또한 챙기고 있다.

두산은 홈런 생산이 가장 어려운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팀홈런 119개로 부문 1위 삼성(128개)과 9개 차이만을 보이고 있다. 홈런 26개의 양석환. 김재환(19개), 양의지(15개), 강승호(15개) 등 거포들이 도사리고 있는 가운데 새 외국인타자 제러드 영이 팀 합류 뒤 10경기에서 벌써 홈런 5개를 쳐내고 있다. 시즌 후반으로 가면서 힘과 속도를 모두 갖춘 야수진이 구성되고 있다.

두산은 한여름 들어 늘어난 마운드 변수가 여전히 여럿 남아있다. 고비를 넘어가기 위해 야수들이 한발 더 뛰려는 의지가 매경기 보이고 있다. 두산이 여름 승부의 주인이 되기 위한 최종 병기는 ‘발’이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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