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36승’ KIA 우승청부사의 혹독한 데뷔전…KBO 만만치 않다, 박찬호 실책에 ‘아찔’ 박병호 한 방에 ‘흔들’[MD광주]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메이저리그 36승 출신이라도 KBO리그는 만만치 않다. 에릭 라우어(29)가 혹독한 데뷔전을 치렀다.
라우어는 11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3⅓이닝 7피안타(2피홈런) 3탈삼진 2사사구 4실점했다. 투구수는 75개. 스트라이크 50개에 포심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51km.
라우어는 메이저리그 통산 120경기서 36승37패2홀드 평균자책점 4.30을 기록했다. 2022시즌에는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풀타임 선발로 뛰며 11승7패 평균자책점 3.69를 기록했다. 그러나 2022년 팔꿈치, 2023년 오른 어깨 통증 경력이 있다. 이 여파로 스피드와 구위가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다. 그래서 올해 휴스턴 애스트로스 산하 트리플A 슈가&스페이스 카우보이스에서만 뛰었다. 19경기서 4승5패 평균자책점 5.26을 기록했다.
KIA는 라우어가 구위형 좌완으로서 대권도전을 하는 팀에 큰 역할을 해줄 수 있다고 믿고 최대 30만달러를 투자, 영입했다. 29세의 라우어는 KBO리그를 발판 삼아 메이저리그에 재진입하려는 욕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IA는 올해 7년만의 대권에 올인한 상태다.
라우어는 데뷔전서 제대로 쓴맛을 봤다. KBO리그 타자들의 수준도 직접 체험했고, KIA 수비의 아킬레스건도 확인했다. 광주 팬들의 열광적인 사랑과 KIA 타선의 화력 역시 눈으로 확인했다. KIA도 일단 라우어가 KBO에서 쌓는 표본을 확인 및 분석하겠다는 입장이다.
라우어는 1회에 포심 151km를 찍을 정도로 위력을 과시했다. 12개의 공으로 김지찬, 김헌곤, 구자욱을 삼자범퇴 처리했다. 커터를 많이 사용했다. 그라나 2회에는 커터와 포심을 많이 썼으나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3실점했다. 우선 선두타자 강민호에게 풀카운트서 커터를 구사하다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1사 후 이재현에게 볼넷을 내줬고, 박병호에게 체인지업이 높게 들어가며 우중간 1타점 2루타를 내줬다. 이성규에게 커터를 던지다 살짝 높게 들어가면서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단, 이 타구는 빗맞았다. 2루수 김선빈과 우익수 나성범 사이에 뚝 떨어졌다. 잡기 애매했지만, 나성범의 좀 더 적극적인 대시가 아쉬운 장면이었다.
김지찬 타석에선 진짜로 실책이 나왔다. 단, 유격수 박찬호가 2루까지 넘어와서 빗맞은 땅볼을 잡고 러닝 스로우를 하다 악송구가 됐다. 사실 송구 방향은 정확했으나 1루수 이우성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 이우성은 올해 처음으로 전문 1루수를 소화한다. 그러자 라우어는 날카로운 견제 실력을 뽐내며 직접 김지찬을 잡아내기도 했다. 비디오판독 끝에 인정받았다.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왔다. 박찬호가 빗맞은 타구를 앞으로 나와서 잘 잡았으나 1루에 또 악송구를 했다. 그래도 라우어는 이후 강민호를 체인지업으로 3루 땅볼 처리했다. 김영웅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결국 4회를 넘기지 못했다. 1사 후 박병호에게 당했다. 1B1S서 커터가 가운데로 몰리면서 좌월 솔로포를 맞았다. 류지혁에겐 슬라이더가 또 가운데로 몰리면서 우선상 2루타를 맞았다. 이성규에게 초구에 몸에 맞는 공을 던지면서 교체됐다. 김대유가 후속타를 맞지 않으면서 라우어의 자책점은 4실점으로 확정됐다.
구속이 예년보다 덜 나온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평균 147km이면 나쁘지 않았다. 포심(28구)보다 많이 사용한 커터(32구)가 종종 효율적이지 않았다. 볼이 많았고, 가운데로 몰리는 경우도 많았다. 전체적으로 높게 구사되며 삼성 타자들의 방망이에 어렵지 않게 걸렸다. 커브(9구), 체인지업(5구), 슬라이더(1구)는 구사율이 높지 않았다.
다음등판은 17일 잠실 LG 트윈스전이다. LG는 좌타자 군단이다. 좌완 라우어로선 LG 타선을 압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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