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량에 멘탈·매너까지… 한뼘 더 성장한 신유빈 향해 ‘칭찬 릴레이’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4. 8. 1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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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올림픽 여자 탁구서 銅 2개
보름간 14경기 강행군 군말없이 소화
자신의 패배도 깨끗하게 승복해
동료‧지도자 향한 감사도 틈틈이
유승민·김택수 등 탁구협회 수뇌부
이기흥·장재근 등 체육회 수뇌부도 칭찬

◆ 2024 파리올림픽 ◆

신유빈이 지난 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8강 일본 히라노 미우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3년 만에 나선 두 번째 올림픽. 그 사이에 기량도, 정신적으로도 몇 단계 성숙해 있었다. 힘든 상황도 꿋꿋하게 이겨내고, 성숙한 자세에다 분위기 메이커 역할까지 맡는 모습에 대한체육회장도, 국가대표선수촌장도, 탁구 전설도 한목소리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파리올림픽에 나선 한국 선수단 중에 가장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선수를 꼽으라면 탁구 여자대표팀 막내 신유빈(20·대한항공)이 단연 손꼽힌다. 신유빈은 개막 다음날인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보름동안 14경기를 소화해야 했다. 임종훈과 나선 혼합복식을 시작으로 개인 단식, 여자 단체전까지 줄줄이 이어진 일정에 체력적으로 지칠 법 했다.

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4강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전지희(왼쪽)-신유빈이 중국 천멍-왕만위를 상대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데도 신유빈은 자신이 치러야 했던 경기를 군말없이 소화했다.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단식 32강, 단체전 8강 탈락했던 신유빈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는 혼합복식과 개인 단식, 여자 단체전 모두 동메달결정전까지 올랐다. 그중에서 혼합복식과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개인 단식에서는 4위로 마쳤지만 2004년 아테네 대회 김경아(동메달) 이후 20년 만에 올림픽 4강을 이뤘다. 8강에서는 히라노 미우(일본)와 풀세트 접전 끝에 4대3 승리를 거두고는 눈물을 쏟았다. 단식 동메달결정전을 마친 뒤에는 상대 선수의 우월한 실력을 인정하면서 “이게 현재 나의 최선이고 내 실력이다. 더 노력해야 한다는 게 분명해졌다”는 말로 ‘품격’을 보여줬다.

전지희, 이은혜와 나선 단체전에서도 신유빈은 마지막까지 힘을 쥐어짜면서 동메달 획득에 힘을 보탰다. 신유빈은 “메달이 눈앞에 있는데 포기할 수 없었다. 언니들과 꼭 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고, 전지희와 출전한 1복식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3대2 승리를 거뒀다. 신유빈은 “이런 큰 대회에서 제가 경기를 하고 이렇게 중요한 경기들을 동메달 결정전을 세 번이나 했는데 정말 그것보다 큰 경험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면서 올림픽에서의 경험에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함께 한 팀 동료들과 오광헌 여자탁구대표팀 코치 등에도 연신 감사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신유빈이 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여자 단식 4강 중국 천멍과의 경기에 앞서 바나나를 먹고 있다. 연합뉴스
한층 성숙해진 마인드와 언행, 여기에다 체력 보충을 위해 바나나와 에너지젤을 먹으면서 선보인 ‘먹방’ 매력까지 더한 신유빈은 자연스럽게 국민들의 많은 관심을 사로잡았다. 어렸을 때부터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탁구 신동’으로 불렸다 실제 국가대표가 돼 올림픽 메달까지 따낸 그의 스토리텔링은 한국 탁구에 또한번 반향을 일으켰다.

파리올림픽에서 성장한 신유빈의 모습에 탁구 레전드들부터 칭찬이 쏟아졌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금메달리스트인 유승민 대한탁구협회 회장은 “유빈이가 경기 때마다 성장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이번 올림픽에서는 멘탈적으로도 많이 성장했다. 기술적으로도 흔들림이 없고, 안정적으로 된 게 굉장히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탁구 남자 단식 동메달리스트인 김택수 대한탁구협회 실무부회장은 “3년 전 도쿄 때는 실력보다 외적인 관심도가 더 높았다. 걱정을 많이 했다. 그런데 유빈이가 결과로 모든 걸 보여줬다. 작년 세계선수권 여자 복식 은메달에 이어 아시안게임 금메달도 따고, 올림픽에서도 동메달 2개를 획득하면서 실력적으로 유빈이는 이제 스타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칠 법도 하고 힘들 만도 한데 이렇게 밝은 표정을 지으면서 나이에 비해 정신적으로 이렇게 성장한 부분이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임종훈·신유빈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뒤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유빈, 이은혜, 전지희(왼쪽부터)가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체전 시상식에서 동메달을 전달받은 뒤 메달에 입맞춤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유빈의 성장은 11일 프랑스 파리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 결산 기자회견에서도 단연 화제를 모았다. 장재근 진천 국가대표선수촌장은 “탁구 신유빈 선수 칭찬하고 싶다”면서 “14경기를 혼자 다 뛰었다. 어떻게 보면 철인 같은 일을 했는데도 참 밝다. 오늘 아침에 잠시 봤는데 열심히 사인하느라 정신없더라. 그런데도 늘 밝게 웃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밝혔다. 함께 참석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도 “신유빈이 올림픽에서 자기 성취를 이룬 것이 (제가) 메달을 딴 것보다 더 기쁘다”고 거들었다.

두 번째 출전한 올림픽에서 메달 2개를 따낸 신유빈은 곧장 4년 뒤 LA올림픽으로 시선을 옮겼다. 신유빈은 “이렇게 중요한 경기들을 동메달 결정전을 세 번이나 했는데 정말 그것보다 큰 경험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어쩌면 벌써 이미 시작된 신유빈의 세 번째 올림픽이 어떤 모습으로 장식될 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은다.

파리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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