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헌 살롱] [1457] 正易과 기후변화
‘한류’가 이처럼 세계로 뻗어 나갈 줄 누가 알았는가? 세계 도처의 젊은이들이 K팝 가사를 한국말로 따라 부르고 한국 문화를 배우려고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한류는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 잠시 떴다가 사라지는 것인가. 한류를 떠받치는 사상적 기반 또는 정신적 토대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을 해 본다. 그 사상적 토대에는 ‘정역(正易)’이 있다고 생각한다.
충남 논산에서 태어난 김일부(金一夫·1826~1898) 선생이 기존의 주역을 새롭게 해석한 거대 담론이 ‘정역’이다. 김일부는 조선의 가장 암흑 시절에 살았다. 지도자들이 정치를 개판으로 해서 백성들이 굶어 죽고 허덕이는 최악의 시점에 정역이 나왔다.
정역이 제시하는 거대 담론은 두 가지다. 하나는 한국이 아시아의 중심 국가가 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적인 기후변화, 즉 후천개벽(後天開闢)이었다.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는 주역 팔괘 중 간방(艮方)이라고 봤다. 동북쪽이다. 기존 주역에서는 간(艮)의 위치가 동북쪽이었지만 정역에서는 간이 정동(正東)쪽으로 이동한다고 봤다.
정동이라는 것은 아시아 내지는 동양을 대표하는 위치를 말한다. 원불교의 소태산은 이를 가리켜 앞으로 한국이 ‘도덕의 부모국이요 정신의 지도국이 된다’라고 봤다. 필자가 1980년대 초반 ‘계룡산대학’ 시절에 이런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인가!’ 하고 생각했었다. 지금 와서 보니까 한류이다. 강호에서 잔뼈가 굵은 나도 토종 담론을 우습게 알고 평가절하했던 것이다.
또 하나는 기후변화이다. 지금 몰아닥친 온난화를 설명해주는 거대 담론은 정역이고, 오대산의 탄허(呑虛)가 온난화에 방점을 찍어 정역을 세상에 알렸다. 너무나 황당하고 암호 같은 부호로 쓰인 정역의 핵심을 간추리고 이를 철석같이 신념화했던 인물은 탄허였다.
탄허는 ‘수조남천(水潮南天) 수석북지(水汐北地), 수생어화(水生於火)’라고 압축했다. 북극의 얼음물이 녹아서 남쪽 하늘로 몰려간다. 수생어화는 불에서 물이 나온다는 뜻이다. 지축이 변화함으로써 지하 땅속의 마그마가 움직이고 이로 인해 극지방의 빙하가 녹는다는 것으로 해석한다(‘呑虛學연구’, 문광).
탄허는 이 온난화가 종말이 아니라고 봤다. 문명이 고도로 발달하는 세상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라는 게 탄허의 사상이었다. 정역의 거대 담론이 강증산, 소태산의 후천개벽으로 이어졌고, 탄허에 의하여 이 개벽이 한류의 번창과 기후변화로 정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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