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여야, 불법 사채 근절 입법… 日처럼 ‘원금까지 회수’ 못 박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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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버섯처럼 번지는 불법 사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야당이 대부업체 등록요건을 크게 강화하고, 불법 사채업자에 대해선 원금까지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과거 불법 사채 피해가 심했던 일본은 2006년 이후 대부업의 문턱을 높이고 불법 사채의 원금을 환수하는 등의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한 결과 20년 사이 불법 사채 피해가 7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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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버섯처럼 번지는 불법 사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야당이 대부업체 등록요건을 크게 강화하고, 불법 사채업자에 대해선 원금까지 환수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여당도 ‘불법 사채의 관문’으로 불리는 온라인 대부중개 플랫폼에 대한 관리 감독과 처벌을 강화하기로 하고, 서민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야당과 협의할 뜻이 있음을 밝혔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여야 정치권이 불법 사채 근절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대부업 등록 시 최소 자기자본 요건을 현행 1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상향하고, 불법 사채업자에 대해선 계약 전부를 무효화하는 내용의 대부업법 개정안을 이번 주 발의할 예정이다. 불법 사채의 피해자가 민사소송을 통해 이자뿐만 아니라 원금까지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국민의힘은 금융당국이 대부중개 플랫폼을 집중 감독하도록 하고, 온라인에서 불법 사채 광고를 차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 중이다.
6월 동아일보 히어로콘텐츠팀이 고발한 플랫폼 사채의 실상은 충격적이다. 정식 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리려 온라인 플랫폼을 찾은 피해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불법 사채업자의 덫에 걸렸다. 플랫폼들은 정식 업체로 위장한 불법 사채업체들을 걸러내지 못했다. 처음 빌린 수십만 원은 눈 깜짝할 사이에 수천만 원으로 불어나 피해자들의 목을 죄었다. 불법 사채업자들은 빚을 탕감해준다며 피해자를 조직에 끌어들여 세를 불리는 악랄한 수법도 썼다.
감시와 처벌이 느슨한 틈을 타 한국은 ‘누구나 불법 사채업자가 될 수 있는 나라’가 됐다. 통장 잔액 1000만 원을 인증하고, 18시간 강의를 들은 뒤 서류상 사무실만 갖추면 대부업 등록증이 나온다. 불법 사채로 손쉽게 돈을 벌 수 있고 적발돼도 손해는 적다. 연 20%인 법정이자를 초과한 이자만 환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가 범죄자에게 원금과 이자까지 보장해주는 구조다.
과거 불법 사채 피해가 심했던 일본은 2006년 이후 대부업의 문턱을 높이고 불법 사채의 원금을 환수하는 등의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한 결과 20년 사이 불법 사채 피해가 7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한국도 불법 사채의 원금을 환수하는 입법을 하루라도 빨리 서둘러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불법 사채 피해자들의 피눈물은 마르지 않고 있고, 서민들의 절박한 마음을 노린 ‘돈의 덫’은 거미줄처럼 뻗어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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