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올림픽의 묘한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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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에서 100년 만에 다시 올림픽이 열렸다.
올림픽은 매력 덩어리다.
인간이 치르는 큰 행사나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관계가 끝나면 마음 한구석에 남는 불만감이나 공허함이 올림픽에는 없다.
발전의 원동력이라지만 몰인정한 '현대사회의 경쟁'을 올림픽은 관심과 환영과 긍정으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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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혼신의 격전을 요구하고 승자와 패자를 매몰차게 갈라내도 분노가 아니라 축하와 박수가 남는 시공간이다. 피와 땀과 힘이 노골적으로 승리만을 위한 욕망을 드러내며 상대를 제압해도 환호하고, 수세에 몰린 인간의 연약함에도 응원을 아끼지 않는 곳이다. 발전의 원동력이라지만 몰인정한 ‘현대사회의 경쟁’을 올림픽은 관심과 환영과 긍정으로 만든다. 그리하여 경쟁을 ‘피로 사회의 촉진물’이 아니라 ‘행복감을 주는 선물’로 만드는 지혜를 준다.
올림픽은 산업혁명 이후 인간과 세상을 지배해온 과학과 기술이 영광의 월계관을 인간에 살짝 씌우고 뒤로 잠깐 물러나는 곳이다. 최고의 경쟁력을 지닌 움직임, 동작, 속도, 심리의 적정화를 위해 첨단의 과학적 지식과 장치가 분석한 데이터가 최적의 동작, 각도, 방향, 자세, 균형, 힘을 발휘할 수 있게 선수의 훈련에 적용된다. 심리적 적응을 위해 올림픽이 열리는 나라와 실제 경기장을 영상을 통해 체험케 한다. 이번 파리 올림픽이 열리는 경기장과 주위 환경도 VR(가상현실)로 제작되어 현지에서 경기하는 것과 같은 훈련환경으로 제공되었다(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의 설명). 과학은 선수의 몸과 마음에 스며들어 선수의 경기력으로 전환된 것이다.
또한 올림픽은 말을 통해 인간과 삶의 자세를 재발견하는 곳이다. 세간을 떠도는 빈말, 정치꾼의 거짓말, 억지, 막말이 아니라 정직, 신뢰, 인정, 격려의 긍정적인 말이다. 피와 땀과 눈물로 얼룩진 극단의 고통을 스스로 감내한 선수들의 말은 상처를 진주로 만드는 인내처럼 빛난다. 메달 획득 여부와 색깔, 종목과 관계없이 우리네 심금을 때리고 울린다. 양궁의 단체전, 개인전, 혼성에서 금메달이라는 전인미답의 성취를 이룬 김우진 선수의 말도 그렇다.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 생각하고 간다면 결국에는 텅 비게 되는 것” “이 메달은 저 혼자 스스로 딴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결과로 과정을, 목적으로 수단을 합리화하는 현대사회를 성찰하게 하는 말이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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