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명품백 조사 국장 사망, TV조선·KBS 등 '침묵'
JTBC MBC 연일 보도하며 김건희 명품백 조사 연관성 강조
KBS·TV조선·채널A·MBN은 메인뉴스서 다루지 않고 온라인 기사만
신문 지면에 사설 낸 한겨레·한국·동아… 침묵한 조선·중앙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조사를 담당했던 국민권익위원회 간부가 사망한 가운데 MBC와 JTBC가 연일 메인뉴스에서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반면 KBS, TV조선, 채널A, MBN 메인뉴스는 나흘째 침묵을 지키고 있다.
JTBC와 MBC는 메인뉴스에서 이 소식을 연일 보도하며 사망한 국장 A씨가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조사를 담당하며 자괴감과 무력감을 드러낸 정황을 보도했다.
JTBC '뉴스룸'은 지난 8일 “명품백 조사 과정에서 사건을 종결하지 말고 수사기관에 보내야 한다는 의견을 계속 내온 걸로 취재 결과 파악됐다”며 “하지만 이 사건이 종결로 처리된 이후 힘들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 9일 <무력감 토로 뒤 숨져... 정치권 공방> 리포트를 통해 “지난 6월 권익위가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사건에 대해 '위반사항 없음' 결정을 내린 뒤 자괴감을 토로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며 “숨지기 며칠 전 지인과의 통화에선 '수년 동안 해온 일과 다르게 흘러가는 상황인데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라고 말한 것으로 취재됐다”고 보도했다.
지난 10일 JTBC '뉴스룸'은 <“권익위 독립성 단초돼야”...대화 공개> 리포트에서 이지문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이 고인과 생전에 나눈 대화 내용을 보도했다. 이지문 이사장은 “권익위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확보하는 단초를 마련하는 게 죽음을 헛되지 않게 하는 시작이길 바란다”고 밝혔다.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 8~9일 이틀 간 보도했다. 지난 9일에는 첫 번째 리포트로 다루며 큰 비중으로 보도했다. 앵커멘트를 통해 “숨진 채 발견된 국민권익위의 국장급 간부가, 김 여사 사건 조사를 종결하는 데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던 것으로 드러났다”며 “'평생 공직에서 부패방지 업무를 해 왔는데, 인생이 부정 당하는 것 같다'며 괴로움을 토로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보도했다. 이어지는 리포트에선 고인 주변 인물들의 증언을 담았다.
SBS '8뉴스'는 지난 9일 1건을 보도했는데 김건희 여사 조사를 사망 원인으로 직접적으로 추정하지는 않았다. SBS '8뉴스'는 “김건희 여사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과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응급헬기 이용 사건 조사를 총괄했던 A씨”라며 “정치적 논란이 있었던 민감한 사건들을 잇달아 처리한 데 이어, 최근 권익위가 청탁금지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면서 스트레스와 업무 과중을 주변 지인에게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유서에는 그러한 내용은 없는 걸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반면 KBS, TV조선, MBN, 채널A는 나흘 동안 메인뉴스에서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사망 보도에 신중하다고 볼 수도 있으나 이들 언론은 모두 온라인용 글 기사를 통해선 관련 정치 공방 기사를 작성했다. 보도는 했지만 주요 뉴스를 다루는 메인뉴스에는 관련 소식을 내지 않은 것이다.
주요 신문사의 종이신문의 경우 한겨레, 경향신문, 한국일보, 동아일보가 관련 소식을 보도한 반면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관련 보도를 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대통령 부부와 사건 관계자들은 이 사건의 여파를 대체 어떻게 감당하려 하는가”라며 “권익위는 대통령 부부에게 면죄부를 주는 명품백 사건 조사 결과를 발표한 후 거센 비난에 직면해 왔다”고 했다.
이날 한겨레는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자초하고 있는 권익위의 행태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누가 그에게 '양심에 반하는 일을' 하도록 했는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썼다. 한국일보 역시 “파편적 증언만으로 예단할 순 없지만, 권익위 스스로 이런 비극을 초래한 것임은 분명하다”며 “권익위 스스로 의사 결정 과정에 부당함이 없었는지 낱낱이 진상 규명에 나서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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