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m 상공서 얼어붙은 날개 때문?… 브라질 여객기 추락 미스터리
탑승객 62명 전원이 사망한 브라질 여객기 추락 사고를 두고 기체 결빙이 유력한 원인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다만 인근 관제탑에 관련 교신이 전혀 없었던 점 등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1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와 G1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브라질 당국은 전날 상파울루주(州) 비녜두 지역에 추락한 여객기 잔해에서 블랙박스 2대를 입수해 사고 경위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락한 여객기는 ‘보이패스’(Voepass) 항공사 소유의 ATR-72 기종이다. 안에는 승객 58명과 승무원 4명이 탑승해 있었으며 전원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유력한 추락 원인으로는 날개 부분의 결빙이 거론되고 있다. 당시 1만7000피트(약 5180m) 상공을 날던 여객기는 추진력을 완전히 잃은 채 빙글빙글 돌며 낙하했는데, 이때 기체 속도가 느려지는 ‘실속’(失速·stall) 현상이 나타났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얼음 탓에 날개 양력이 사라진 상태가 됐고 조종사가 기체 회전을 통제하지 못하게 되면서 그대로 지면을 향해 떨어졌다는 거다.
현지 항공기 엔지니어이자 법의학 전문가인 셀소 파리아 드 수자는 “여객기가 추락한 방식을 보면 날개의 기능과 통제력을 상실한 기체의 전형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주로 얼음 때문에 생긴다”고 했다. 실제로 사고 당일 상파울루주 상공에서 결빙 현상이 관측됐으며, 직전 비행 조종사 역시 유사한 경험을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결빙이 유일한 원인이었다면 회전 없이 더 빠른 속도로 추락했을 것”이라며 기체 결빙이 단독 원인은 아닐 것이라 보고 있다. 조종사가 저고도 비행으로 결빙을 피할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고도가 낮아지면 통상 조종사는 관제사에게 위험을 알리는데, 추락 직전까지 관련 교신이 없었던 점도 의문으로 남은 상태다. 한 당국자는 “어떠한 형태의 비상 선언도 없었다”고 했다.
브라질 항공안전협회 호셀리토 파울로 회장은 “그들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무전기가 작동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매우 빨리 벌어졌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보이패스 운항 담당 이사 마르셀 무라는 “비행기는 결빙에 매우 민감하다. 그것이 시작점이었다”면서도 “아직 진단을 내리기엔 이르다. 모든 가능성을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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