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함께 들어올린 은메달...박혜정 "살아계셨으면 여기 오시지 않으셨을까...LA에서는 금메달을" [올림픽 NOW]
[스포티비뉴스=파리(프랑스), 조용운 기자]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고양시청)이 이제 명실상부한 한국 여자 최중량급 최고 역사로 자리잡았다.
박혜정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1kg 이상급에서 인상 131kg, 용상 168kg을 들어 합계 299kg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태국에서 열린 국제역도연맹(IWF) 월드컵에서 자신이 세웠던 296kg의 한국 신기록을 새롭게 정립한 순간이었다.
그것도 올림픽에서 300kg 가까이 들어올린 박혜정은 중국의 리원원(309kg)에 이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혜정은 처음부터 자신과의 싸움을 펼쳤다. 리원원은 이 체급 최강자로 박혜정이 당장 격차를 좁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래서 금메달이 아닌 은메달 싸움이 주요 포인트가 됐다. 여기서도 박혜정은 에밀리 캠벨(영국), 아요비 세바사스(에콰도르) 등에게 앞서 있어 2위를 굳힐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다.
박혜정의 컨디션이 좋았다. 인상 1차시기를 123kg으로 출발한 박혜정은 127kg도 들어올렸다. 마지막 3차시기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에 도전했다. 기존 130kg보다 1kg더 늘렸고, 이를 문제없이 성공하면서 개인 인상 신기록을 썼다.
용상에서도 마지막 부분에 등장한 박혜정은 163kg를 가뿐하게 들어올린 뒤 168kg에 도전했다. 이마저도 무리없이 성공하면서 인상과 용상을 합쳐 299kg을 달성했다. 한국 신기록과 함께 은메달도 확보했다.
이제부터는 자신과 싸움이었다. 3차시기에서 173kg를 신청한 박혜정은 어깨까지는 잘 들어올렸으나 마무리 동작에 실패했다. 그래도 총합 299kg으로 최고의 성적을 쓰면서 환하게 웃었다.
박혜정은 이번 올림픽 목표를 은메달로 잡았다. 롤모델인 장미란 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처럼 첫 올림픽에서는 메달권, 두 번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노리겠다는 심산이다.
아직 리원원과 격차가 있지만 자신감을 안기는 올림픽이 됐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박혜정은 "리원원 선수 몸이 조금 떨어진 것 같다. 그래서 4년 뒤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에서는 조금 붙어볼 만하지 않나 싶기도 하다"며 "내가 조금 더 성장을 한다면 리원원보다 좋은 선수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메달보다 기록을 갈아치운 데 더 의미를 뒀다. 박혜정은 "중학교 때부터 인상이 약했다. 올해 들어 인상 동작에 더 많이 집중하고 신경을 썼다"며 "그 부분이 쌓이고 쌓여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라고 했다.
박혜정은 올림픽을 불과 4개월 앞두고 모친상을 겪었다. 6년간 암투병을 하다가 눈을 감은 어머니의 발인이 끝나자마자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달린 태국 월드컵에 출전해야 했다.
박혜정은 흔들리지 않았다. 월드컵에서 합계 296kg의 종전 한국 기록을 세우며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생전에 자신의 올림픽 메달을 기다리셨을 어머니를 위해 더욱 입술을 깨문 박혜정은 보란듯이 은메달로 값진 선물을 안겼다.
여전히 어머니 얘기에 눈물을 흘리는 박혜정은 "솔직히 엄마 생각을 거의 안하려고 했다. 그래도 문득문득 생각이 들더라. 시상대에 올라갔을 때 좀 울컥한 게 있어서 울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엄마가 살아계셨다면 아마도 여기 와 있지 않았을까"라며 "바로 가서 안아주고 그랬을 것 같다"라는 말로 하늘에 계신 모친과 함께 바벨을 들어올린 감정을 표현했다.
다행히 최근에 꿈에서라도 뵐 수 있었다. 박혜정은 "엄마가 무슨 얘기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같이 놀러 가는 그런 꿈이었다. 일어나보니 내가 울고 있었다"며 "아직은 엄마 얘기가 나오면 울컥하는데 계속 울 수는 없으니 좀 다스리려고 한다"라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
어머니를 가슴에 품은 박혜정은 응원을 온 가족들과 파리를 즐길 예정이다. "아빠, 언니와 달팽이 요리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내일 비행기 타기 전까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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