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상 이겨내고 꿋꿋하게 바벨 ‘번쩍’… ‘포스트 장미란’ 힘 보여준 박혜정

파리올림픽 역도 역자 81㎏ 이상급 銀
인상·합계서 한국신기록 작성해
‘1인자’ 리원원에 10㎏ 차 밀려
“4년 뒤 올림픽서 금메달 도전”

◆ 2024 파리올림픽 ◆

박혜정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kg 이상급 경기에 출전해 용상 1차시기에서 163kg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역도 간판 박혜정(21·고양시청)이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최근 모친상 아픔을 겪었던 박혜정은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발휘하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박혜정은 1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 이상급 경기에서 인상 131㎏, 용상 168㎏, 합계 299㎏을 들어 ‘세계 최강’ 리원원(중국·인상 136㎏·용상 173㎏·합계 309㎏)에 이어 2위에 올라 은메달을 획득했다.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 때 윤진희가 동메달을 획득한 뒤, 한국 역도가 8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따냈다.

역도 여자 최중량급에서 한동안 세계를 지배했던 장미란 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주목받던 박혜정은 처음 나선 올림픽에서 대담한 경기력을 선보였다. 그는 인상 1~3차 시기를 깔끔하게 성공했다. 1차 시기 123㎏을 가볍게 들고, 2차 시기 127㎏, 3차 시기 131㎏을 연거푸 성공했다. 특히 인상 131㎏은 지난 4월 태국 푸껫에서 열린 2024 국제역도연맹(IWF) 월드컵 여자 최중량급 경기에서 든 130㎏을 넘어선 새로운 한국 기록이었다.

박혜정이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kg 이상급에서 은메달을 따낸 뒤,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인상에서 136㎏을 든 리원원과 5㎏ 차로 밀린 박혜정은 용상에서 1차 시기 163㎏, 2차 시기 168㎏을 연이어 성공하면서 합계 부문 한국 기록(299㎏)도 새롭게 경신했다. 그러나 용상 3차 시기 173㎏을 들지 못하고 리원원에게 합계 10㎏ 차로 밀렸다. 용상 2차 시기에서 일찌감치 금메달을 확정한 리원원은 3차 시기를 시도하지 않고, 코치를 번쩍 드는 세리머니로 올림픽 금메달을 자축했다.

비록 리원원에게 밀렸지만 박혜정은 인상 126㎏, 용상 162㎏을 들어 합계 288㎏을 기록한 에밀리 캠벨(영국)과 차이를 벌려 은메달을 따냈다. 박혜정은 지난 4월 모친상을 치르고서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꿋꿋하게 이겨내고 첫 올림픽에서 은빛 바벨을 들어올리면서 성공적인 올림픽 데뷔를 마쳤다. 박혜정은 “한국 선수단의 마지막 경기라 솔직히 압박감이 있었지만 메달을 따내 행복하다. 4년 뒤 올림픽에서는 금메달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파리 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