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캠프 내부 문건 유출…“해킹 배후에 이란”

밴스 부통령 후보 검토 자료
트럼프 법정 서류 등도 포함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의 선거캠프가 해킹당해 내부 문건이 유출됐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캠프는 이란을 해킹의 배후로 지목했다.

폴리티코는 익명의 인물이 트럼프 캠프 고위 관계자한테서 빼낸 것으로 보이는 내부 문건을 지난달 22일부터 자사에 e메일로 보내오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문건에는 트럼프 캠프가 J D 밴스 상원의원을 공화당 부통령 후보로 검증하면서 작성한 지난 2월23일자 검토 자료도 포함됐다. 271쪽에 달하는 자료에는 밴스 의원이 과거 공개 석상에서 한 발언이 담겨 있었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판했던 부분을 두고 ‘잠재적 취약성’이란 평가가 붙어 있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캠프 관계자에게 이 자료가 실제 캠프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인물은 폴리티코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법정 문건과 캠프 내부 대화 자료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내부 문건을 어떻게 확보했냐는 폴리티코의 질문에는 “궁금해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이 질문에 답하면 내가 노출되고, 폴리티코도 이 내용을 보도하는 게 법적 제한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청 트럼프 캠프 대변인은 “이 자료는 미국에 적대적인 외국 세력이 2024년 선거에 개입하고 우리의 민주적 절차에 혼란을 일으키려 불법적으로 입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가 금요일(지난 9일)에 이란 해커들이 6월 미국 대선 캠프 ‘고위 관계자’ 계정에 침투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며 이란을 배후로 지목했다. 다만 마이크로소프트는 어느 캠프가 해킹당했는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청 대변인은 이란이 트럼프 전 대통령 암살을 모의하고 있다는 최근 언론 보도를 언급하면서 “이란은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이란의 공포 통치를 끝낼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