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 요정 박혜정 "엄마가 살아 계셨다면 바로 안아드렸을 텐데…"[파리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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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고양시청)에게 2024년은 평생 잊지 못할 해로 기억될 것이다.
박혜정에게 파리 올림픽은 생애 처음으로 밟는 올림픽 무대다.
가족 앞에서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박혜정은 감격했지만 허전한 마음을 감출 수는 없었다.
박혜정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엄마 생각을 가급적 안 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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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정(고양시청)에게 2024년은 평생 잊지 못할 해로 기억될 것이다.
박혜정의 어머니는 지난 4월 세상을 떠났다. 박혜정은 모친상을 치르고 발인을 마치자마자 태국 푸켓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파리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국제역도연맹(IWF) 월드컵에 출전해야만 했다.
박혜정은 아픈 마음을 잠시 뒤로 하고 평소보다 더 힘을 냈다. 인상 130kg, 용상 166kg, 합계 296kg(당시 대회는 +87kg급)을 들어올려 자신의 한국 기록을 1kg 경신하며 파리행 티켓을 땄다.
박혜정에게 파리 올림픽은 생애 처음으로 밟는 올림픽 무대다. 메달 획득을 위해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고 무엇보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게 올림픽 메달을 바치고 싶다는 마음도 간절했다.
박혜정이 해냈다. 파리 올림픽의 마지막 날인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역도 여자 81kg 이상급(최중량급)에서 인상 131kg, 용상 168kg, 합계 299kg을 기록해 합계309kg을 들어올린 세계 최강 리원원(중국)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박혜정의 아버지와 언니는 프랑스 파리를 방문해 경기를 직접 지켜봤다. 가족 앞에서 올림픽 시상대에 오른 박혜정은 감격했지만 허전한 마음을 감출 수는 없었다. "엄마가 살아 계셨다면 여기 오시지 않았을까. 그럼 바로 가서 안아드렸을 텐데, 한국 가서 엄마한테 메달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박혜정은 올림픽을 준비하면서 마음을 다잡기 위해 엄마 생각을 가급적 안 하려고 했다. 하지만 엄마 생각은 자꾸 떠올랐고 꿈에도 종종 나왔다. 박혜정은 "엄마가 나와서 아무 말씀 없이 그냥 같이 놀러가는 꿈을 꿨다. 일어나니까 난 울고 있더라"고 말했다.
박혜정은 씩씩했다. 21살의 나이에 모친상을 당한 후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것을 넘어 메달까지 획득했다. "시상대에 올라갔을 때 엄마 생각에 울컥했고 울었다"는 박혜정은 "아직까지 엄마 얘기가 나오면 울컥하고 눈물이 나는데 계속 울 수는 없으니까, 스스로 많이 다스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박혜정의 다음 목표는 2028 LA 올림픽이다. 이 체급의 절대 강자 리원원의 기량이 예전만큼 압도적이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 박혜정은 첫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따고 두 번째 대회인 LA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절반은 이뤘다.
박혜정은 "역도 요정이란 별명은 이제 제 거다"라며 환하게 웃더니 "책임감을 갖고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또 공정하고 깨끗한 스포츠를 하는 선수가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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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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