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승민, 하루 8시간씩 뛴 ‘철인’…“다음 올림픽선 더 높이”

김창금 기자 2024. 8. 11. 21: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결승선에 들어온 뒤 쓰러진 성승민은 그때서야 일어났다.

한국 여자 근대5종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

성승민(21·한국체대)이 11일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가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근대5종 결승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역사를 만들었다.

한국 근대5종 사상 여자 선수의 올림픽 메달 획득은 처음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시아·한국 여자 근대5종 첫 메달
성승민이 11일(현지시각)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가설 경기장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여자 근대5종 결승에서 펜싱, 승마, 수영, 레이저 런(육상+사격) 합계 1천441점으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성 근대5종에서 한국 선수의 올림픽 메달은 처음이다 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뭐해 일어나. 빨리 즐겨!”

결승선에 들어온 뒤 쓰러진 성승민은 그때서야 일어났다. 한국 여자 근대5종 사상 첫 올림픽 메달리스트. 그는 언니의 말에 벌떡 일어났고, 마음껏 기쁨을 누렸다.

성승민(21·한국체대)이 11일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의 가설 경기장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근대5종 결승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역사를 만들었다. 한국 근대5종 사상 여자 선수의 올림픽 메달 획득은 처음이다. 아시아에서도 여성이 올림픽 메달을 따낸 것은 최초다.

하지만 성취는 그냥 이뤄진 것이 아니다. 보통 사람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고통이 있다. 성승민은 결승선에 딱 들어오는 순간 든 생각을, “너무 힘들었다”라고 한 마디로 표현했다. 쓰러진 그에게 다가온 선배 김선우(경기도청)는 “빨리 일어나, 어서 즐겨”라는 말을 해줬다.

3회 올림픽에 나선 김선우는 이날 8위로 좋은 성적을 냈다. “집에 가면 하루종일 아무 일도 안하고 자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힘든 여정이었다. 하지만 메달을 따낸 후배 승민이 너무 대견했고, 빨리 일어나라고 챙겼다.

성승민이 11일(현지시각)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근대5종 결승에서 동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서 기뻐하고 있다. 파리/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성승민도 메달의 의미를 잘 안다. 그는 “한국 최초로 따낸 메달이어서 잊지 못하고 영광이다. 안주하지 않고 더 발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동안 해온 고된 훈련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새벽에 일어나면 육상 등 레이저 런 훈련을 한다. 오전에는 수영, 오후에는 승마와 펜싱, 야간에 또 체력 단련을 한다”고 말했다. 강도 높은 훈련 시간만 총 8시간이다. 올림픽뿐 아니라 각종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이런 일과를 반복적으로 수행한다.

이런 까닭에 선수들의 몸은 ‘철인’처럼 탄탄하다. 종아리에는 힘줄이 불거져 있고, 사격할 때는 심장의 요동을 누르면서 숨을 멈춘다. 올림픽 무대의 싸움은 더 치열하다. 성승민은 “마지막 달리기를 할 때는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성승민이 11일(현지시각)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근대5종 결승에서 동메달을 딴 뒤 시상대에서 셀카를 찍으며 활짝 웃고 있다. 파리/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성승민은 이날 동메달을 따는 순간 살짝 눈물이 났다. 우승한 헝가리의 미셸 쿨야스는 시상대에서 굵은 눈물을 쏟았다. 험난한 근대5종 종목의 특성이 이들의 눈물에서 엿보인다.

성승민은 최근 2~3년 사이에 급성장한 선수다. 국가대표에 발탁된 뒤 월드컵 등 국제 대회에서 경험을 쌓으면서 잠재력이 터졌다. 올해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랭킹 1위까지 뛰어올랐다.

파리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면서 자신감도 충천했다. 아직 나이도 어리다. 근대5종의 세부 종목 가운데 승마는 2028 엘에이올림픽에서 변경될 예정이다. 하지만 성승민의 도전은 계속된다.

그는 “감독님 코치님이 너무 많이 도와줘서 여기까지 왔다. 이번에 동메달을 땄지만 다음엔 은메달이나 금메달이 좋을 것 같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겠다”고 했다. 물론 집에 가면 당분간 푹 쉴 것이라고 말했다.

파리/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