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폐공사 차장의 12년 늦은 동메달

배재흥 기자 2024. 8. 11.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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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때 역도 4위 전상균
3위 도핑 실격으로 ‘승격’

지난 10일 2024 파리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위한 무대에 검은 정장 차림의 한 중년 남성이 걸어 나왔다. 12년 만에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게 된 전상균 조폐공사 화폐본부 차장(43·사진)이었다. 2012 런던 올림픽 역도 남자 105㎏ 이상급에 출전했던 그는 합계 436㎏, 4위로 아쉽게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당시 3위를 했던 러시아의 루슬란 알베고프의 도핑 위반이 뒤늦게 밝혀졌다. 알베고프의 런던 대회 기록은 삭제됐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해 3월 전 차장을 진짜 동메달의 주인으로 인정했다.

에펠탑을 배경으로 동메달을 목에 건 전 차장은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환희의 순간을 만끽했다. 뜻깊은 세리머니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그는 “12년 전 현장에서 누려야 할 기분과 감정을 이곳에서 느꼈다. 최대한 이 순간을 누리고 싶었다”면서 “당시 감정보단 덜하겠지만, 위로받는 것 같아 참 기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전 차장은 2012 런던 대회 이후 조폐공사 역도팀 감독을 맡아 지도자 생활을 했다. 하지만 2014년 팀이 해체되며 조폐공사 일반직으로 전환됐고, 그 이후 역도계를 떠나 직장인의 삶을 살았다.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고 당장 삶이 극적으로 바뀌진 않는다. 그는 “앞으로도 직장인의 삶을 꾸준하게 이어가지 않을까 싶다”면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후배들을 양성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고백했다.

그의 딸은 얼마 전 여자 고등부 76㎏급에서 합계 한국 학생 신기록(233㎏)을 세운 역도 유망주 전희수다.

배재흥 기자 heung@ kyunghyang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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