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난다, 언니들과 함께라서

황민국 기자 2024. 8. 1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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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년 만에 탁구 여자단체 ‘동’
시상대 두 번 오른 신유빈
전지희·이은혜에 “엄지 척”
오광헌엔 “생애 최고 감독님”
탁구 신유빈(왼쪽)이 10일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승리한 뒤 이은혜(가운데), 전지희를 향해 두 손으로 하트를 만들어 보이고 있다. 파리 | AFP연합뉴스

“언니들이 있으니 버텼죠”라는 막내의 재잘거림에 모두가 미소 지었다.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와 이은혜(29)는 신유빈(20·이상 대한항공)과 번갈아 손뼉을 마주치며 동메달 피날레를 자축했다.

오광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탁구대표팀은 10일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4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독일을 상대로 매치 스코어 3-0으로 승리했다.

여자 단체전에서 메달이 나온 것은 2008 베이징 올림픽 이후 처음이다. 혼성복식에서 임종훈(27·한국거래소)과 함께 12년 만의 메달을 목에 건 신유빈은 동메달 2개로 파리 올림픽을 빛냈다.

신유빈은 취재진과 만나 “솔직히 지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라면서 “단체전이니까 정신력으로 버티려 했다.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언니들이 옆에 있으니 힘이 났다. 메달이 눈앞에 보이는데 포기할 수 있나. 언니들이 잘해줘서 메달을 또 걸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신유빈의 파리 올림픽은 강행군이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보름간 쉼없이 라켓을 휘둘렀고 이 중 이틀은 하루에 두 경기를 치르는 고된 일정이었다. 경기가 없던 날은 겨우 3일. 더군다나 신유빈이 치르는 매 경기는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혼성복식과 개인전(4위), 단체전까지 숨 막히는 동메달 결정전을 치렀다.

신유빈은 이 모든 경험이 자신을 강하게 만들었다고 자부했다. 신유빈은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국가대표로서 경기를 치른다는 게 영광스럽고, 또 이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신유빈은 3년 전 도쿄에서 눈물을 흘렸던 자신이 파리에서 웃을 수 있었던 원동력인 오 감독도 잊지 않았다. 신유빈이 오 감독의 지도 아래 지난해 더반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복식 준우승, 항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복식 우승 등의 성과를 낸 것에 대한 찬사였다.

신유빈은 “제가 만나 본 감독 중 최고의 감독님”이라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선수들을 이끌면서 선수가 원하는 걸 뭐든지 다 할 수 있게 도와주시는 분이다. 제가 얼마나 감독님을 좋아하는지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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