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코리아의 파리는…‘반전 드라마’다
144명 최소 규모로 종합순위 8위
금 13개 등 목표 크게 웃돈 성적표
역대 최다 메달 딴 서울 대회 육박
‘소수 정예’ 대한민국 선수단이 2024 파리 올림픽에서 반전의 역사를 썼다. 대한체육회조차 기대감을 크게 낮춘 데다 부진한 성적이 예상돼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대회에서 역대 최고 수준의 빛나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총·칼·활의 강세가 도드라진 가운데 최초·최장·최연소 메달 등 의미 있는 기록이 쏟아졌다.
한국은 파리 올림픽 마지막 날인 11일까지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종합순위 8위를 달렸다. 대한체육회가 ‘현실적인 목표’라며 제시한 금메달 5개, 종합순위 15위 이내를 크게 웃돌 뿐 아니라 2008 베이징, 2012 런던 대회에서 작성한 최다 금메달(13개) 타이기록까지 세웠다. 한국은 여자핸드볼을 제외한 구기 종목이 전멸하며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래 가장 작은 선수단을 꾸렸다. 21개 종목에서 144명이 올림픽에 참가했고, 금메달 13개를 포함해 메달 32개를 획득했다. 한국이 가장 많은 메달을 딴 1988 서울 대회(33개)에 버금간다.
이번 대회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메달리스트가 많이 탄생했다. 펜싱 남자 사브르 대표팀 오상욱(28·대전시청)은 한국 선수단 중 가장 먼저 대회 ‘2관왕’에 올랐다. 한국 펜싱 사상 한 대회에서 금메달 2개를 목에 건 선수는 오상욱이 최초다. 이 대회 3관왕에 오른 남자 양궁 김우진(32·청주시청)은 올림픽 통산 금메달 개수를 5개로 늘리며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이상 4개)을 넘어 동·하계 올림픽 개인 최다 금메달 신기록을 세웠다.
유도 남자 최중량급 김민종은 프랑스의 ‘유도 영웅’ 테디 리네르에게 결승에서 아쉽게 패했지만, 한국 유도 최중량급 은메달이라는 역대 최고 성적을 안겼다. 또 유도 대표팀은 2020 도쿄 대회 때 처음 도입된 혼성 단체전에서 독일을 꺾고 동메달을 따내는 쾌거도 이뤘다.
매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의 면면은 바뀌어도 실력은 그대로인 양궁의 위세는 무시무시했다. 특히 임시현(21·한국체대), 전훈영(30·인천시청), 남수현(19·순천시청)으로 이뤄진 양궁 여자 대표팀은 파리에서 단체전 10연패 금자탑을 쌓으며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최장 기록을 또 한번 갈아치웠다.
같은 기록을 이어가던 미국 수영 대표팀이 혼계영 400m 11연패에 실패하면서 올림픽 연속 우승 기록은 양궁 여자 단체전만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선 안세영(22·삼성생명)이 1996 애틀랜타 방수현 이후 28년 만에 단식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 태권도에 두 번째 금메달을 선물한 김유진(24·울산시체육회)도 여자 57㎏급에서 16년 만에 ‘금빛 계보’를 이었다. 신유빈(20·대한항공), 전지희(32·미래에셋증권), 이은혜(29·대한항공)로 구성된 여자 탁구 대표팀도 16년 만에 단체전 동메달을 따냈다. 수영에서도 김우민(23·강원도청)이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값진 동메달을 수확하며 2012 런던 대회 박태환 이후 12년 만에 메달을 품었다.
금메달 3개와 은메달 2개를 확보한 사격에서도 뜻깊은 기록이 나왔다. 2007년생 ‘10대 명사수’ 반효진(대구체고)은 이 대회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중국 황위팅을 슛오프 접전 끝에 0.1점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만 16세10개월18일의 나이에 금메달을 따낸 그는 역대 한국 선수 하계 올림픽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남겼다. 동시에 한국이 역대 올림픽에서 수확한 통산 100번째 금메달로 기록됐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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