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끌고 사격-펜싱 밀고…파리올림픽 기대 이상의 선전, 스포츠 코리아는 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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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코리아'의 명성이 프랑스 파리에서 되살아났다.
21개 종목, 144명의 소규모 선수단을 파견했음에도 2024파리올림픽에서 눈부신 역사를 만들었다.
축구, 여자배구 등 구기종목의 몰락과 함께 1976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역대 최소로 파견 인원이 줄어든 데다, 전통적 강세종목에서도 우위를 확신하지 못했다.
또 여자단체전에선 1988서울올림픽부터 10연패, 김우진은 남자양궁 최초 3관왕과 한국인 통산 올림픽 최다 금메달(5개)의 위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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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선수단은 이번 대회에서 금 13, 은 9, 동메달 10개를 획득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다. 대한체육회가 예상한 ‘금메달 5개 이상, 종합순위 15위 이내’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두 자릿수 금메달은 2012런던올림픽(금13·은9·동9, 종합 5위) 이후 12년 만이다.
모두가 ‘스포츠 코리아’를 비관적으로 바라봤다. 축구, 여자배구 등 구기종목의 몰락과 함께 1976몬트리올올림픽 이후 48년 만에 역대 최소로 파견 인원이 줄어든 데다, 전통적 강세종목에서도 우위를 확신하지 못했다. 양궁조차 혼성전과 여자단체전 정도만 우승 후보로 꼽았다.
자칫 금메달 5개를 넘기기도 어려울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많았다. 1980년대 이후 역대 하계올림픽 한국의 최소 금메달은 1984LA, 2020도쿄올림픽의 6개인데 이번 파리대회를 앞두고 금메달 5개를 예상한 것은 보수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분석이었다.
하지만 기우였다. 개막 이튿날부터 메달 행진이 펼쳐졌다. 활, 총, 칼이 춤을 추자 새로운 역사가 열렸다. 사격이 스타트를 끊었다.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이 혼성 10m 공기소총에서 기대하지 못했던 은메달을 획득하면서 한국 선수단 전체에 강력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이어 양지인(한체대)이 여자 25m 권총에서 금메달, 조영재(국군체육부대)가 남자 25m 속사권총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다. 최대 금메달 2개를 기대했던 사격대표팀은 ‘효자종목’의 위상을 회복했다. 특정 선수의 다관왕도 없었고, 다수가 2000년대 태생이라 4년 뒤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양궁은 르네상스를 이어갔다. ‘역대 최약체’라는 오명을 딛고 금메달 5개를 싹쓸이했다. 임시현(한체대)-남수현(순천시청)-전훈영(인천시청)이 나선 여자단체전을 시작으로 김우진(청주시청)-김제덕(예천군청)-이우석(코오롱)이 팀을 꾸린 남자단체전, 혼성전(김우진-임시현), 여자개인전(임시현), 남자개인전(김우진)까지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김우진과 임시현은 3관왕에 등극했고, 남녀 개인전에서 이우석(동)과 남수현(은)도 값진 메달을 추가했다.
양궁이 금메달을 독식한 것은 2016리우데자네이루대회 이후 2번째로, 혼성전 도입 이후로는 처음이다. 또 여자단체전에선 1988서울올림픽부터 10연패, 김우진은 남자양궁 최초 3관왕과 한국인 통산 올림픽 최다 금메달(5개)의 위업을 썼다.
태권도대표팀도 금 2, 동메달 1개를 수확해 도쿄올림픽 노골드의 충격을 시원하게 날리며 종주국의 체면을 지켰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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