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산책]독도, 평균기온 13도 강수량은 1800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독도에 대한 애정이 많다. 하지만 독도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여기에는 1983년 만들어져 지금도 많은 사람이 흥얼거리는 노래 ‘독도는 우리 땅’의 영향이 크다. 이 노래에는 독도와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아울러 노래가 만들어지고 40여년이 지나면서 독도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행정구역이 ‘울릉군 남면 도동’에서 ‘울릉군 울릉읍 독도리’로 바뀌었고, 우편번호(799-805)도 생겼다. 평균기온은 12도에서 13도로 높아지고, 강수량은 1300㎜에서 1800㎜로 늘었다. 독도의 면적이 17만평방미터(㎡)가 아니라 19만평방미터라는 사실도 확인됐다. 또 동해에서는 이제 명태가 잡히지 않고, 거북이의 서식지도 아니다. 연어도 독도 근처에서 산란하지 않는다. 이 밖에 섬에 분화구도 없으며, 샘물이 흐르는 ‘물골’이 있지만 우물은 없다.
이러한 사실이 10여년 전에 바뀐 ‘독도는 우리 땅’ 노랫말에 반영됐다. ‘뱃길 따라 이백 리’가 ‘뱃길 따라 87K’로, ‘세종실록지리지 오십 페이지 셋째 줄’이 ‘세종실록지리지 강원도 울지현’으로, ‘연어알 물새알 해녀대합실’이 ‘주민등록 최종덕 이장 김성도’로 바뀌기도 했다. ‘대마도는 몰라도’가 ‘대마도는 조선땅’으로 바뀐 점도 눈길을 끈다.
이러한 독도의 특산물 중 하나가 ‘독도새우’다. 다만 ‘독도새우’는 특정한 새우의 이름이 아니라 꽃새우·도화새우·닭새우 등 ‘독도 근처에서 잡히는 새우’를 통틀어 이른다. 이 중 도화새우는 과자 ‘새우깡’에 그려진 새우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방한했을 당시 청와대 만찬 때 식탁에 오르기도 했다.
옛 문헌에 새우류는 보통 한자로 ‘鰕(하)’와 ‘蝦(하)’로 적었다. 지금도 ‘대하(大蝦)’와 ‘중하(中蝦)’ 등의 말이 사전에 올라 있다. 우리말로는 새오·새비·새우지 등 다양하게 썼으나 현재 ‘새우’만을 표준어로 삼고 있다. 또 보리새우를 ‘오도리’라고도 하는데, 이는 새우의 이름이 아니라 조리법을 뜻하는 일본말 찌꺼기다.
엄민용 <당신은 우리말을 모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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