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물, 내일의 영광이 될 거야

높이뛰기 우상혁 2m27로 7위 마감 “꾸역꾸역 준비해 LA까지 간다”
근대5종 전웅태 “안 되는 날도 이겨내는 게 선수인데…이기지 못해”

도전은 계속 우상혁이 11일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2m31 3차시기를 실패한 뒤 얼굴을 두 손으로 감싸고 있다(왼쪽 사진). 전웅태가 11일 근대5종 남자 결승 레이저런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생드니·베르사유 |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2m31, 2차 시기에 실패한 우상혁(28·용인시청)은 걷고 또 걸었다. 연신 머리를 두들기며 앞선 두 번의 실패를 복기했다. 3차 시기를 실패한 우상혁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내 기운을 차리고 일어난 뒤 애써 미소 지으며 자신을 응원해준 관중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3년 전 도쿄에서 2m35를 넘어 4위를 했던 우상혁은 11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높이뛰기 남자 결선에서 2m27로 12명 중 7위에 자리했다.

우상혁은 도쿄 대회를 통해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무대 뒤에서 지난 시간을 떠올린 우상혁은 결국 울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 김도균 감독의 고생을 떠올리며 “저는 그냥 경기를 뛰기만 하면 되는데…”라며 미안해했다.

눈물을 닦아낸 우상혁은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희망을 얻는 시합과 자극이 되는 시합이 있다. 도쿄 땐 희망을 봤고, 이번엔 동기부여를 얻었다”며 “매 시즌 꾸역꾸역 준비해 LA까지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웅태(29·광주광역시청) 역시 이날 근대5종 남자 결승에서 6위로 대회를 마쳤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파리에서 한 발 더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믹스트존에 들어선 그의 숨소리에는 이미 물기가 가득했다. “안 되는 날이 있는데, 오늘이 그랬다. 이걸 이겨내야 하는 게 선수인데 그러지 못했다”며 고개를 떨궜다.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린 그는 “저희가 함께했던 고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동생(서창완) 앞에서 우는 그런 형이 된 것 같아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우상혁과 전웅태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던 2018년 처음 만났고, 이후 종목을 떠나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기대받으며 서로를 격려하는 우정을 쌓았다.

우상혁은 “(전)웅태 형과 함께 파리 올림픽 메달을 따고 싶었다”면서 “내가 메달을 못 따더라도 웅태 형은 꼭 메달을 딸 것이라 생각했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우상혁은 “웅태 형과 서로 격려하면서 힘을 내겠다”고 밝혔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