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에 젖어있지마 LA선 다 마를테니
배재흥 기자 2024. 8. 11. 21:01
메달 대신 눈물 쏟은 ★들
2m31, 2차 시기에 실패한 우상혁(28·용인시청)은 걷고 또 걸었다. 연신 머리를 두들기며 앞선 두 번의 실패를 복기했다. 3차 시기를 실패한 우상혁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내 기운을 차리고 일어난 뒤 애써 미소지으며 자신을 응원해준 관중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3년 전 도쿄에서 2m35를 넘어 4위를 했던 우상혁은 11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높이뛰기 남자 결선에서 2m27로 12명 중 7에 올랐다.
우상혁은 도쿄 대회를 통해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무대 뒤에서 지난 시간을 떠올린 우상혁은 결국 울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 김도균 감독의 고생을 떠올리며 “저는 그냥 경기를 뛰기만 하면 되는데…”라며 미안해했다.
눈물을 닦아낸 우상혁은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희망을 얻는 시합과 자극이 되는 시합이 있다. 도쿄 땐 희망을 봤고, 이번엔 동기부여를 얻었다”며 “매 시즌 꾸역꾸역 준비해 LA까지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웅태(29·광주광역시청) 역시 이날 근대5종 남자 결승에서 6위로 대회를 마쳤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파리에서 한 발 더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믹스트존에 들어선 그의 숨소리에는 이미 물기가 가득했다. “안 되는 날이 있는데, 오늘이 그랬다. 이걸 이겨내는 게 선수인데 그러지 못했다”고 고개를 떨궜다.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린 그는 “저희가 함께 했던 올해 고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동생(서창완) 앞에서 우는 그런 형이 된 것 같아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우상혁과 전웅태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던 2018년에 처음 만났고, 이후 종목을 떠나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기대 받으며 서로를 격려하는 우정을 쌓았다.
우상혁은 “(전)웅태 형과 함께 파리 올림픽 메달을 따고 싶었다”며 “내가 메달을 못 따더라도 웅태 형은 꼭 메달을 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우상혁은 “웅태 형과 서로 격려하면서 힘을 내겠다”고 밝혔다.
박주효(27·고양시청)는 지난 9일 역도 남자 73㎏급 경기에서 용상 3차 시기, 196㎏에 도전해 동메달을 노렸지만 무게를 이겨내지 못한 채 눈물을 쏟았다. 최종 성적은 7위였다. 박주효는 2021년 군 복무 중 허리를 심하게 다쳤고, 수술 뒤 장애 5급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이 예상한 재활 기간은 3년, “무리하지 말라”는 경고에도 그는 고집스럽게 재활에 매진했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박주효는 “역도에 웃고, 역도에 울었다. 이것만 보고 살았던 시간이 떠올랐다”며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눈물의 의미를 전했다. 박주효는 언제쯤 바벨을 다시 보고 싶을 것 같냐는 물음에 “그래도 봐야 한다”고 망설임 없이 답하며 “조금 쉬면 역도가 또 생각난다”고 슬며시 웃었다.
우하람(26·국민체육진흥공단)의 세 번째 올림픽도 눈물과 함께 끝났다. 지금껏 선수 생활을 하며 경기가 끝난 뒤 단 한 번도 울어본 적 없는 그였다. 우하람은 9일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1~6차 시기 합계 374.15점을 얻어 12명 중 11위로 경기를 마쳤다.
우하람은 “경기 끝나고 한 번도 운 적 없는데, 오늘은 눈물이 났다”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 세계선수권(4위)과 도쿄 올림픽(4위)을 통해 손만 뻗으면 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이렇게 저조한 성적이 나와 아쉽고, 다시 ‘멀어졌구나’라는 감정도 느꼈다”고 눈물의 의미를 전했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높이뛰기 우상혁
7위로 시상대 못올라 눈물
‘근대5종 도쿄銅’ 전웅태 6위에
“동생들 앞 우는 형 부끄럽다” 자책
장애 판정 후 재활 성공 역도 박주효
동메달 노렸지만 실패후 엎드려 펑펑
다이빙 우하람도 “처음 울어”
2m31, 2차 시기에 실패한 우상혁(28·용인시청)은 걷고 또 걸었다. 연신 머리를 두들기며 앞선 두 번의 실패를 복기했다. 3차 시기를 실패한 우상혁은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아쉬움을 표현했다. 이내 기운을 차리고 일어난 뒤 애써 미소지으며 자신을 응원해준 관중들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3년 전 도쿄에서 2m35를 넘어 4위를 했던 우상혁은 11일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높이뛰기 남자 결선에서 2m27로 12명 중 7에 올랐다.
우상혁은 도쿄 대회를 통해 ‘스마일 점퍼’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무대 뒤에서 지난 시간을 떠올린 우상혁은 결국 울음을 참지 못했다. 그는 김도균 감독의 고생을 떠올리며 “저는 그냥 경기를 뛰기만 하면 되는데…”라며 미안해했다.
눈물을 닦아낸 우상혁은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희망을 얻는 시합과 자극이 되는 시합이 있다. 도쿄 땐 희망을 봤고, 이번엔 동기부여를 얻었다”며 “매 시즌 꾸역꾸역 준비해 LA까지 나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전웅태(29·광주광역시청) 역시 이날 근대5종 남자 결승에서 6위로 대회를 마쳤다. 3년 전 도쿄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그는 파리에서 한 발 더 나아가겠다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믹스트존에 들어선 그의 숨소리에는 이미 물기가 가득했다. “안 되는 날이 있는데, 오늘이 그랬다. 이걸 이겨내는 게 선수인데 그러지 못했다”고 고개를 떨궜다. 고개를 떨군 채 눈물을 흘린 그는 “저희가 함께 했던 올해 고생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동생(서창완) 앞에서 우는 그런 형이 된 것 같아서 부끄럽다”고 말했다.
우상혁과 전웅태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던 2018년에 처음 만났고, 이후 종목을 떠나 올림픽 메달 가능성을 기대 받으며 서로를 격려하는 우정을 쌓았다.
우상혁은 “(전)웅태 형과 함께 파리 올림픽 메달을 따고 싶었다”며 “내가 메달을 못 따더라도 웅태 형은 꼭 메달을 딸 것이라고 생각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우상혁은 “웅태 형과 서로 격려하면서 힘을 내겠다”고 밝혔다.
박주효(27·고양시청)는 지난 9일 역도 남자 73㎏급 경기에서 용상 3차 시기, 196㎏에 도전해 동메달을 노렸지만 무게를 이겨내지 못한 채 눈물을 쏟았다. 최종 성적은 7위였다. 박주효는 2021년 군 복무 중 허리를 심하게 다쳤고, 수술 뒤 장애 5급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이 예상한 재활 기간은 3년, “무리하지 말라”는 경고에도 그는 고집스럽게 재활에 매진했다.
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박주효는 “역도에 웃고, 역도에 울었다. 이것만 보고 살았던 시간이 떠올랐다”며 “실력 발휘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눈물의 의미를 전했다. 박주효는 언제쯤 바벨을 다시 보고 싶을 것 같냐는 물음에 “그래도 봐야 한다”고 망설임 없이 답하며 “조금 쉬면 역도가 또 생각난다”고 슬며시 웃었다.
우하람(26·국민체육진흥공단)의 세 번째 올림픽도 눈물과 함께 끝났다. 지금껏 선수 생활을 하며 경기가 끝난 뒤 단 한 번도 울어본 적 없는 그였다. 우하람은 9일 다이빙 남자 3m 스프링보드 결선에서 1~6차 시기 합계 374.15점을 얻어 12명 중 11위로 경기를 마쳤다.
우하람은 “경기 끝나고 한 번도 운 적 없는데, 오늘은 눈물이 났다”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면서 “광주 세계선수권(4위)과 도쿄 올림픽(4위)을 통해 손만 뻗으면 메달을 딸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이렇게 저조한 성적이 나와 아쉽고, 다시 ‘멀어졌구나’라는 감정도 느꼈다”고 눈물의 의미를 전했다.
파리 |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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