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선수 때보다 마일리지 더 많이 쌓여”
파리 올림픽 폐막 함께 임기 종료
문대성 첫발 뒤이어 8년간 활동
출석률 99%…‘우등생’으로 활약
한국 선수위원 없이 퇴임 아쉬워
2년 뒤 동계올림픽 선거 준비해야
올해 아테네 금메달 딴 지 20주년
쌓은 경험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
2024 파리 올림픽이 폐막까지 며칠 남지 않은 10일.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42·대한탁구협회장)은 남자 하키 결승전이 열리는 스타드 이브-뒤-마누아르 스타디움을 향해 걷고 있었다.
“IOC가 선수위원들에게 먼저 희망 종목을 신청받는데, 전 우리 선수들이 참가하지 않는 종목이 걸렸습니다. 며칠 뒤면 FA 신분이라니 믿기지 않네요.”
■ “제 점수는 출석률로 대체할게요”
IOC 선수위원은 IOC와 현역 선수 사이의 가교 역할로 임기 8년의 선출직이다. 2008 베이징 올림픽 당시 문대성이 첫발을 내디뎠고, 유 선수위원이 훌륭하게 그 뒤를 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IOC 위원으로서 첫 행보는 2016년 9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 비치게임스였다.
유 선수위원은 “그 시절만 해도 언어 능력은 시원찮고 국제대회 운영에 필요한 지식도 부족했다”며 “그런데 IOC에서 1등석 티켓을 발급해주니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노력했다. 그 노력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유 선수위원의 활약상은 두 가지 지표로 짐작할 수 있다. 하늘길을 부지런히 돌아다니면서 쌓은 마일리지로 보는 성실성이다. 선수 시절 전 세계를 누빌 때도 달성하지 못한 ‘밀리언 마일러’(100만 마일)가 됐다. IOC가 매년 선수위원 활동을 출석률로 체크하는데, 99%에 가깝다보니 언제나 우등생이었다.
■ 박인비 낙선이 아쉽지만
지난 8일 박인비(36)의 IOC 선수위원 낙선은 안타깝다. 한국을 대표해 IOC 선수위원 후보로 나섰던 박인비는 전체 29명 후보 중 590표를 받아 18위에 그쳤다. 둘째를 임신한 그의 2인3각이 아쉽게도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유 선수위원은 “아마추어 종목이 아닌 프로 종목의 한계라는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자신이 당선됐던) 과거처럼 선거 캠페인만 잘하는 것으로는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일 뿐”이라고 짚었다.
그는 “아직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님과 김재열 (국제빙상경기연맹) 회장님이 건재해 큰 걱정은 없다”면서도 “IOC에서 선수위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걱정이다. 앞으로 대한체육회 선수위원회가 더 적극적인 활동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2년 뒤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열릴 선수위원 선거를 생각할 때라고 강조했다. 유 선수위원은 “선수위원 선거 경쟁이 해마다 치열해지는 느낌”이라며 “다음 선거를 지금부터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IOC서 쌓은 경험 어디에서 쓸까요?”
유 선수위원의 다음 행보도 관심을 모은다. 대한탁구협회장까지 역임하고 있는 그는 스포츠 행정 전문가로 엘리트 코스를 밟고 있다. 지난해 정계에서 그를 국회로 보내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본인이 먼저 손사래를 쳤다.
당시를 떠올린 유 선수위원은 “개인에게는 영달의 길이었지만 부산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잘 치러야 하는 입장에선 부담이 컸다. 한국 탁구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책임감이 있었다”며 “올해는 제가 아테네에서 금메달을 따낸 지 20주년이 된다. 앞으로 어떤 길을 걸을지 주변에 조언을 구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파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무료 공영주차장 알박기 차량에 ‘이것’ 했더니 사라졌다
- ‘블랙리스트’ 조윤선 서울시향 이사 위촉에 문화예술계 등 반발
- [전문] 아이유, 악플러 180명 고소…“중학 동문도 있다”
- 미납 과태료 전국 1위는 ‘속도위반 2만번’…16억원 안 내고 ‘씽씽’
- 고작 10만원 때문에…운전자 살해 후 차량 불태우고 달아난 40대
- 평화의 소녀상 모욕한 미국 유튜버, 편의점 난동 부려 검찰 송치
- “내가 죽으면 보험금을 XX에게”···보험금청구권 신탁 내일부터 시행
- 경북 구미서 전 여친 살해한 30대…경찰 “신상공개 검토”
- 가톨릭대 교수들 “윤 대통령, 직 수행할 자격 없어” 시국선언
- 김종인 “윤 대통령, 국정감각 전혀 없어” 혹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