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역도 박혜정, 299kg 은메달 달성...장미란 이후 12년만 최중량급 메달리스트 [올림픽 NOW]

조용운 기자 2024. 8. 1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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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kg급에 출전한 박혜정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체급 최강자인 중국의 리원원에게 대적할 유일한 선수라고 평가받은 박혜정은 인상 개인 신기록을 세우면서 은메달을 달성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파리(프랑스), 조용운 기자] '포스트 장미란' 박혜정(고양시청)이 모친상 슬픔을 꾹 누르고 파리 하늘에 태극기를 나부꼈다. 합계 300kg으로 개인 최고이자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박혜정은 11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 6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역도 여자 81kg 이상급에서 용상 168kg을 성공했다.

앞서 인상에서 개인 최고인 131kg을 들었던 박혜정은 합계 299kg의 기록으로 2위를 차지했다. 금메달은 이 체급 세계기록 보유자인 중국의 리원원으로 309kg을 들었다.

이로써 한국 역도는 3년 전 도쿄에서 당한 노메달의 아쉬움을 파리에서 털었다. 메달 획득이 가장 유력했던 박혜정이 기대에 부응하면서 한국 역도의 부흥을 이끌 계기를 마련했다.

박혜정은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와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모두 우승하며 여자 역도 최중량급 정상 선수로 발돋움했다. 어린 시절부터 남다른 재능을 발휘해왔다.

▲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kg급에 출전한 박혜정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체급 최강자인 중국의 리원원에게 대적할 유일한 선수라고 평가받은 박혜정은 인상 개인 신기록을 세우면서 은메달을 달성했다. ⓒ연합뉴스

박혜정은 중학교 시절 장미란의 경기를 본 뒤 역도 선수의 꿈을 키웠다. 2022년 5월 그리스 헤라클리온에서 열린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와 7월 타슈켄트 아시아주니어선수권대회를 연거푸 우승하면서 제2의 장미란 타이틀을 얻게 됐다.

시니어 무대에서도 세계에서 손꼽히는 역사로 평가받지만 넘어야 할 산이 분명한 입장이다. 박혜정이 보유한 한국 기록은 인상과 용상 합쳐 296kg이다. 그런데 리원원은 335kg의 세계 신기록을 자랑한다. 박혜정이 우승했던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서는 리원원이 부상으로 참가하지 않았다.

이번 올림픽에서 박혜정의 숙제는 리원원과 격차를 얼마나 좁히느냐였다. 세간의 예상대로 은메달을 굳히는 걸 최우선 목표로 삼으면서 개인 기록과 싸우는 게 우선이었다.

박혜정은 인상을 123kg로 시작했다. 12명의 출전 선수 중 두 번째로 무거운 중량을 택했다. 105kg부터 들기 시작한 앞선 선수들의 경기를 뒤에서 지켜보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약 40여분이 지나 바벨을 든 박혜정은 무리 없이 성공했다.

▲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kg급에 출전한 박혜정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체급 최강자인 중국의 리원원에게 대적할 유일한 선수라고 평가받은 박혜정은 인상 개인 신기록을 세우면서 은메달을 달성했다. ⓒ연합뉴스

단숨에 인상 상위권 경쟁자가 박혜정과 에밀리 캠벨(영국)로 좁혀졌다. 캠벨은 2차 시도에 123kg을 들었고, 마지막 3차 시기에서 126kg까지 성공했다. 캠벨이 만만치 않자 박혜정은 127kg으로 늘려 깔끔하게 들어올렸다.

리원원은 가장 마지막에 130kg부터 바벨을 들었다. 무난하게 성공하자 박혜정은 3차 시기에 131kg를 신청했다. 개인 최고가 130kg인데 올림픽에서 경신하는 기염을 토했다.

인상 2위를 확고히 한 박혜정은 이어진 용상에서도 167kg을 신청한 리원원 다음 가는 163kg로 출발했다. 크게 문제되는 무게가 아니어서 기분 좋게 1차 시기를 통과했다. 리원원이 167kg을 성공해 합계 300kg을 넘긴 가운데 박혜정은 168kg에 도전해 성공하면서 또 하나의 기록을 썼다. 종전까지 296kg이 최고였던 박혜정은 299kg를 들어올린 것. 박혜정은 용상 마지막 시기에 173kg을 신청했다. 어깨까지는 잘 들어올렸으나 머리 위까지는 무리였다.

▲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kg급에 출전한 박혜정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체급 최강자인 중국의 리원원에게 대적할 유일한 선수라고 평가받은 박혜정은 인상 개인 신기록을 세우면서 은메달을 달성했다. ⓒ연합뉴스

값진 은메달을 하늘에 계신 어머니께 받칠 수 있게 됐다. 박혜정은 이번 올림픽을 준비하며 마음을 다잡기 힘들었다. 지난 4월 어머니가 암투병 중에 세상을 떠났다. 당시 모친상 발인을 마치자마자 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태국 월드컵 대회에 급히 출전해야만 했다.

가슴 아픈 일을 겪으면서도 어머니가 생전에 가장 바라셨을 파리행에 성공한 박혜정은 영전에 메달을 안기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마침내 올림픽에서 세계 2위를 공고히 하는 데 성공했다.

올림픽 시상대에 오르게 된 박혜정은 2012 런던 대회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에 이어 12년 만에 최중량급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새겼다. 또,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윤진희의 동메달 이후 8년 만의 한국 역도에 메달을 안기는 경사를 만들었다.

박혜정의 메달을 더한 한국 역도는 역대 올림픽에서 총 17개의 메달을 생산했다. 금메달 3개, 은메달 7개, 동메달 7개에 달한다.

▲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역도 여자 81kg급에 출전한 박혜정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체급 최강자인 중국의 리원원에게 대적할 유일한 선수라고 평가받은 박혜정은 인상 개인 신기록을 세우면서 은메달을 달성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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