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재민의 명당을 찾아서] 북향 명당, 인촌 김성수의 생가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 소장 2024. 8. 11.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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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고창군 부안면에는 조선 후기 무렵 설립한 '북향 명당 고택'으로 알려진 인촌 김성수의 생가가 있다.

그러나 김성수와 삼양그룹의 모태인 삼양사의 설립자 동생 김연수, 장관을 지낸 정운천이 작은댁 안채에서 태어나서 꽤 오랜 기간에 걸쳐 살았기에 생가의 지기(地氣·땅기운) 정도를 파악하고자 현장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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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 소장

전북도 고창군 부안면에는 조선 후기 무렵 설립한 ‘북향 명당 고택’으로 알려진 인촌 김성수의 생가가 있다. 김성수는 일제강점기 경성방직 사장, 동아일보 사장, 광복 후 부통령 등을 역임했지만 학도지원병 고무 및 징병제 참여 독려 등의 친일 행적이 드러나 국민적 분노를 일으킨 친일반민족행위자이다.

인촌 김성수 생가의 작은댁 안채.


그러나 김성수와 삼양그룹의 모태인 삼양사의 설립자 동생 김연수, 장관을 지낸 정운천이 작은댁 안채에서 태어나서 꽤 오랜 기간에 걸쳐 살았기에 생가의 지기(地氣·땅기운) 정도를 파악하고자 현장을 방문했다.

생가의 주산(主山·뒷산) 소요산에서 분파한 생기를 품은 용맥(龍脈·산줄기)이 좌우로 요동하고 상하로 힘차게 기복을 하면서 뻗어 내려가 최종 안착을 한 곳에 생가가 자리하고 있다. 주산은 병풍산(屛風山)으로 찬바람과 미세먼지 등으로부터 생가를 보호하고 있으며, 갈곡천이 합류한 서해는 넓은 바다로 빠져나가기 직전의 상태라 호수와 같은 바다여서 생가터의 생기가 빠지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 따라서 생가는 배산임수(背山臨水)라는 이상적인 틀을 갖추게 되었다.

인촌로를 따라 가다가 생가로 가는 인촌안길을 들어서면 수령 200년이 훨씬 넘은 느티나무가 입구를 좁히고 있다. 마을 입구는 기(氣)가 드나드는 곳이라 하여 수구(水口)라 한다. 조선 후기 학자인 이중환은 ‘수구는 작은 배 한 척이 드나들 정도면 족하다’하여 좁은 수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즉, 생기의 유출을 극도로 경계했다는 뜻으로 ‘수구 좁힘’은 명당의 생기를 보전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볼 수 있다. 또한 마을의 당산목인 노거수(老巨樹·수령이 많고 커다란 나무)가 있다는 것은 땅심이 매우 좋다는 것을 암시한다.

여느 고택과 달리 김성수 생가는 큰댁과 작은댁의 영역으로 뚜렷하게 구분되어 있다. 작은댁은 인촌의 친부인 김경중이, 큰댁은 아들이 없어 김성수가 양자로 간 큰아버지 김기중이 거주했던 곳이다. 작은댁 솟을대문과 큰댁과 작은댁 사이 통로문, 큰댁 솟을대문은 건물의 벽이나 담장 또는 정원을 바라보게 하여 방과 마루가 직사풍(直射風·바로 때리는 바람)을 맞지 않도록 했다.

김성수 생가는 건물 배치부터 대문 방향까지 모든 부문에 풍수를 접목한 흔적이 역력히 보였다. 풍수에서는 터의 형상을 사물에 빗대어 일반인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이 활용하는데, 이를 ‘물형론’이라 한다. 생가터의 형상은 ‘키형’으로 ‘키’는 곡식을 까불러 쭉정이나 티끌을 골라내는 도구를 말한다. 껍질은 버리고 알맹이만 챙긴다는 뜻으로 실속을 잘 차린다는 의미이다. 고택의 우물은 대체로 안채에 두어 부엌살림에 도움을 주게 하는데, 생가의 우물은 작은댁 사랑채 뒷마당에 있다. 우물이 있으면 물길이 집으로 들어와 ‘수맥파’가 발생하지만 생가의 물길은 우물 옆의 담장 밖에서 곧장 들어왔기에 흉한 기운이 뻗지는 않았으며 오히려 작은댁 사랑채와 작은댁 안채 사이에 우물이 있어 작은댁 안채의 생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있었다. 이를 ‘기계수즉지(氣界水則止·생기는 물을 만나면 즉시 정지한다)’라 한다.


명당이 되려면 용맥이 내려와 안착을 한 곳이어야 한다. 그 말은 건물이 앉아있는 자리의 터에서 생기가 솟구쳐야 한다는 의미이다. 작은댁 안채가 그러한 곳이며 이곳에서 김성수 김연수 정운천이 태어났다. 생가의 작은댁 안채를 제외한 건물 전부는 무해(無害)한 곳으로 흉한 기운이 흐르는 곳은 없었다. 김성수 생가는 북향 명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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