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벚꽃’ 같은 날” 아이브, 팬들과 영원을 약속한 ‘서울 앙코르’ [종합]

아이브. 사진ㅣ스타쉽엔터테인먼트

“팬들이 만들어주신 이 상황이 마치 ‘봄날의 벚꽃’ 같아서 너무 아름답다. 팬들과 우리의 이 관계가 정말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서로 떨어져 있어도 가까이, 또 멀리 있어도 끝없는 사랑 보내주신 팬들 덕분에 투어 잘 돌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계속 성장하는 그룹되겠다. 계속 노력하겠다. 계속 칭찬받을 수 있게 하겠다. 영원히 사랑해달라.”

월드 투어를 성료한 후 서울에서 앙코르 공연을 펼친 그룹 아이브가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멤버들은 하나 같이 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아낌없이 드러냈다.

11일 오후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는 아이브의 첫 번째 월드 투어 ‘쇼 왓 아이 해브’ 앙코르 공연이 개최됐다. 지난 10일에 이어 이틀간 개최된 이번 공연은 모두 매진됐다. 특히 시야제한석까지 추가 오픈하며 확장된 인기를 확인시켰다.

아이브는 지난해 10월 개최된 월드 투어 시작점,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 이어 이번 체조경기장까지 입성하며 국내 정상급 그룹임을 증명했다.

아이브는 다양한 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끌며 대중적 그룹으로 자리잡고 있다. 특히 이날 공연에는 ‘초통령’이라는 별명답게 초등학교 팬들과 더불어 함께 공연장을 찾은 부모님들도 꽤나 눈에 띄었다.

아이브는 이날 오프라인 공연에 오지 못하는 팬들을 위해 글로벌 플랫폼 비욘드 라이브 통해 생중계를 진행했다.

아이브. 사진ㅣ스타쉽엔터테인먼트

아이브는 화려한 오프닝과 함께 ‘아이 엠’을 첫 무대로 선곡하며 팬들에게 첫 인사를 건넸다. 이에 팬들도 격한 반응으로 화답했다. 공연장은 순식간에 아이브와 팬들의 화합 도모의 장으로 완성됐다. 약 1만 명의 팬들은 연신 멤버들의 가창을 따라부르며 깊게 소통하려 노력했다.

이어 아이브는 ‘로열’(록버전)과 ‘블루 블러드’를 열창, 강렬한 무대를 연이어 선사했다. 이후 첫 멘트 시간을 통해 멤버들은 “한국 팬들 보고 싶었다. 지난 월드투어 하면서 우리 스스로 좀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 공연이 더 기대된다. 팬들이 예상한 것보다 더 멋잇는 공연이 될 것”이라며 “업그레이드된 우리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이어 아이브는 다음 무대로 ‘블루 하트’를 꾸미며 돌출 무대를 사용, 팬들과 가깝게 호흡했다. 별도의 댄서들 없이 여섯 멤버들은 큰 무대 위 한 치의 오차 없는 칼군무와 카리스마 있는 표정 연기를 완성, 꽉 찬 퍼포먼스를 펼쳤다. 또 ‘홀리 몰리’, ‘일레븐’ 무대를 추가적으로 꾸미며 팬들 앞 매력 발산에 집중했다.

아이브. 사진ㅣ스타쉽엔터테인먼트

아이브는 이번 앙코르 공연을 통해 팬들의 떼창을 유발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은 곡들은 물론 지난 콘서트에 포함되지 않았던 무대까지 새롭게 공개하며 업그레이드된 비주얼과 퍼포먼스로 다채롭고 변화무쌍한 그룹임을 입증했다.

첫 번째 VCR이 공개된 이후 멤버들은 앞선 무대와는 완전치 다른 콘셉트의 밝은 계열 의상으로 분위기를 탈바꿈시켰다. ‘샤인 위드 미’ 무대 뒤 마이크를 잡은 멤버들은 “팬들을 위한 곡이다. 무대 소품인 꽃잎이 떨어지는 모습이 관객들의 모습과 너무 잘 어울려서 좋았다”며 “오늘 팬 여러분들 집에 안보낼거다. 끝까지 긴장 놓치지 말고 많이 응원달라”고 팬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궜다.

서울, 일본, 아시아, 미주, 유럽, 남미 등 19개국 27개 도시 37회 공연 막바지를 향해 달리고 있는 아이브는 데뷔 후 첫 월드 투어를 통해 아레나급 공연장을 가득 채운 것은 물론, 서울, 도쿄에서는 앙코르 공연을 확정 지어 데뷔 2년 만에 체조경기장과 일본 도쿄돔 공연장 입성이라는 유의미한 기록을 세우고 있다.

아이브는 약 10개월에 걸쳐 월드투어를 통해 전 세계를 누비며 실력을 향상시켰다. 미국 시카고 일리노이주 그랜트 공원에서 열린 ‘롤라팔루자 시카고’에서 라이브 밴드와 함꼐 45분 간 11곡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며 호평을 얻었다. 이와 관련 유진은 “미국 투어갔을 때 볼링에 엄청 빠져 있었다. 또 거기서 먹는 한식이 너무 맛있었고 아쿠아리움도 기억에 남는다. 무대들도 기억나지만 우리가 방문했던 여러 장소들과 음식들이 기억에 남는다”며 소소한 추억들을 떠올렸다.

아이브 유진. 사진ㅣ스타쉽엔터테인먼트

아이브는 공연 중간 선보인 ‘마인’ 무대 시간을 통해 돌출 무대를 적극 활용, 공연장 일대를 이동하며 팬들과 가까이서 소통했다. 이 과정에서 멤버 유진은 공연 콘솔 뒤 위치한 VIP석에 있는 한 관객들을 격하게 반기며 화답했다. 알고 보니 예능 프로그램 ‘지구오락실’에서 호흡한 이은지와 미미가 객석에 있던 것. 이은지는 유진에게 ‘밥 먹었냐’는 제스처를 취해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마인’을 비롯해 ‘립스’, ‘오프 더 레코드’까지 다양한 면모를 보인 아이브는 곧바로 멤버들 솔로 무대 시간을 가졌다. 멤버 가을과 레이는 ‘7rings’(아리아나 그란데), ‘Every summertime’(니키), ‘Wannabe’(스파이스 걸스)를 선보이며 깜찍한 매력을 유감없이 펼쳤다. 원영과 리즈는 ‘When will my life begin?’(맨디 무어)을, 유진과 이서는 ‘Woman like me?’(리틀 믹스)을 열창하며 개인 역량을 과시했다.

아이브 유진, 이서. 사진ㅣ스타쉽엔터테인먼트

아이브 가을, 레이. 사진ㅣ스타쉽엔터테인먼트

두 번째 브릿지 VCR 영상에서는 멤버들의 연기가 담긴 다소 섬뜩한 스토리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영상이 사라지면서 무대 위에는 블랙·레드 계열의 강렬한 의상으로 환복한 멤버들의 모습이 공개됐다. 아이브는 ‘섬찟’과 ‘아센디오’를 연달아 부르며 현장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무대 뒤 멤버들은 “서울에서 여기가 가장 뜨거울 것 같다”며 팬들의 열광에 만족해했다.

‘러브 다이브’와 ‘키치’ 무대를 펼친 아이브는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콘서트 하는 게 새삼 너무 짜릿하다. 이렇게 할 수 있는 건 모두 팬들 덕분”이라며 팬들에 대한 감사함을 강조했다. 공연 말미를 꾸민 ‘애프터 라이크’와 ‘낫 유어 걸’ 무대 현장 반응은 가히 최고조에 달했다. 다수의 관객들은 스탠딩으로 공연을 즐기며 멤버들과 넘치는 흥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이브 원영, 리즈. 사진ㅣ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이후 마지막 무대 ‘해야’를 남기고 유진이 눈물을 흘리는 듯한 모습을 취하자 팬들은 아쉬움의 탄식을 냈다. 이에 유진은 “너무 아쉬워하지 말라. 10개월 만에 돌아온만큼 곧 또 돌아올 수 있다는 거 잊지 말아달라”고 말해 팬들을 환호케 했다. 멤버들은 “길다면 긴 여정이었다. 이 많은 하나 하나의 날들 동안 느낀 게 많았다. 너무 배운 게 많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무대에 진심을 담아서 해야하는지. 어떻게 하면 나라는 사람을 보여줄 수 있는지. 그런 걸 배운 계기가 됐다. 우리라는 사람을 뛰어넘을 수 있는 계기가 돼서 의미가 큰 공연이었다”며 “팬들도 우리에게 큰 힘이 된다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항상 사랑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끝인사를 남겼다. 그러면서 “하루 빨리 또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곁들였다. 아이브는 앙코르곡으로 ‘와우’, ‘아이 원트’, ‘올 나잇’을 선사하며 약 2시간 30분이 넘는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승훈 스타투데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