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 타이' 대박친 한국 선수단, MVP에 '양궁 3관왕' 임시현-김우진 선정 [올림픽 NOW]
[스포티비뉴스=파리(프랑스), 조용운 기자] 역대 최고 성적에 비견되는 2024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의 최우수 선수(MVP)로 양궁 3관왕을 차지한 임시현(한국체대)과 김우진(청주시청)으로 결정됐다.
대한체육회는 11일 오후(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시내 메종 드 라 시미에 마련한 코리아하우스에서 대회 결산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체육회는 선수단의 사기를 진작하고자 취재 기자단의 투표를 받아 남녀 한 명씩 MVP를 선정했다. 이는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부터 시작됐다. 당시에는 수영 3관왕 김우민과 양궁 3관왕 임시현이 뽑혔다.
이번에도 가장 많은 금메달을 목에 건 임시현과 김우진이 지지를 받았다. 여자 양궁 최강자로 입지를 굳힌 임시현은 아시안게임 3관왕에 이어 올림픽까지 3관왕을 달성하는 최초의 기록을 썼다.
임시현은 이번 올림픽 내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능력도 과시했다. 지난달 25일 양궁 일정의 첫 날이던 랭킹라운드에서부터 세계 신기록을 작성했다. 총 72발을 쏘는예선에서 10점 과녁에 48발을 맞췄다. 이중 10점 정중앙을 뜻하는 엑스텐을 21차례 꽂았다. 엑스텐 비중이 가장 높아 확실한 영점 조준력을 과시했다.
5년 동안 깨지지 않던 세계 신기록을 무너뜨렸다. 72발 중 딱 2발만 8점을 쏘고 나머지 9~10점에만 맞춘 임시현은 694점으로 신기록을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2019년 네덜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예선에서 강채영(현대모비스)이 만들었던 692점. 여기에 직전 도쿄 대회 3관왕에 빛나는 안산(광주은행)의 올림픽 기록까지 넘어서는 대업이었다.
에이스 중책을 맡았던 여자 단체전이 3관왕의 시작이었다. 임시현은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대표팀에서도 가장 마지막으로 활시위를 당겼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가짐과 일관된 실력을 보여줘야 하는 에이스의 역할을 해냈다.
두 번째 금메달은 남자 예선을 1위로 통과한 김우진과의 혼성전이었다. 남녀 최고를 자랑하는 둘의 결합이었으니 금메달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2개의 금메달을 확보하고 마음 편히 임한 여자 개인전에서도 막강한 한국 선수들과 피할 수 없는 싸움을 2번이나 이겨내면서 정상에 올랐다.
남자 양궁 김우진은 최초로 하계올림픽 금메달 5개를 획득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이번 대회에서만 생애 첫 올림픽 개인전 금메달인 동시에 이번 대회 남자 단체전, 혼성전에 이어 3관왕에 올랐다.
한국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가장 많이 딴 선수로 남게 됐다. 김우진이 그동안 목에 건 총 5개의 금메달은 동•하계 통틀어 최다다. 지금까지 김수녕(양궁), 진종오(사격), 전이경(쇼트트랙) 등의 4개를 뛰어넘었다.
임시현과 김우진이 쌍끌이를 한 한국 양궁은 전종목을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먼저 리우 대회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올림픽 양궁 전종목 금메달을 손에 넣었다. 리우 때는 혼성 종목이 없어 전종목 금메달이 4개였다. 이번엔 5개로 한국양궁 역사상 최다 금메달이다.
변함없이 효자종목의 면모를 톡톡히 한 양궁에 대해 해외 매체들도 이 소식을 비중 있게 다뤘다. 미국 스포츠 매체 'ESPN'은 김우진의 양궁 남자 개인전 금메달 소식을 전하며 "김우진이 미국의 엘리슨을 슛오프 끝에 꺾고 양궁 남자 개인전 금메달을 땄다. 이로써 파리 올림픽 양궁은 한국선수들이 휩쓸었다"며 "한국은 남자,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 혼성까지 파리 올림픽 양궁에 걸려 있는 5개의 금메들을 모두 획득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양궁에서만 5개의 금메달이 터지면서 한국 선수단은 당초 목표를 일찌감치 달성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규모는 48년 만의 최소인 144명에 불과했다. 애초 금메달 5개로 종합 순위 15위가 목표였다.
그런데 양궁의 강세와 사격(3개), 펜싱(2개), 태권도(2개) 등에서 멀티 금메달이 쏟아져 나오면서 목표를 훌쩍 넘겼다. 폐막날 당일까지 금메달 13개, 은메달 8개, 동메달 9개를 획득해 종합 순위 7위를 달린다.
금메달만 따졌을 때는 2008 베이징, 2012 런던 대회와 함께 최다 타이 기록이다. 메달 총합에서도 12년 만에 30개 고지를 밟았다. 폐막일 여자 역도 박혜정과 여자 근대5종 성승민, 김선우에게 메달을 기대하고 있어 더 늘어날 여지가 충분하다. 이럴 경우 1988 서울 올림픽에서 수립한 33개 최다 메달과 타이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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