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속도내는데…부산교정시설 이전은 ‘눈치 행정’에 표류

이병욱 기자 2024. 8. 11.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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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교도소 이전 사업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본격 추진(국제신문 지난달 22일 자 9면 등 보도)되는 가운데 부산구치소와 부산교도소 등 부산지역 교정시설을 이전하는 사업은 답보 상태에 빠져 대조를 이룬다.

1988년부터 논의가 시작된 창원교도소 이전 사업은 우여곡절을 겪다 시가 지역 정치권, 법무부, 조달청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사업 추진을 확정지었다.

법무부는 지난달 창원교도소 이전 신축 공사의 건축·토목 부문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게시하는 등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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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이전案

- 市 입지위 꾸려 권고안 마련에도
- 강서구 강력 반발에 논의 올스톱
- 사상구 “市, 사업 속도내야” 압박
- 강서구 “타 자치구 이전사례 없어”

경남 창원교도소 이전 사업이 2028년 완공을 목표로 본격 추진(국제신문 지난달 22일 자 9면 등 보도)되는 가운데 부산구치소와 부산교도소 등 부산지역 교정시설을 이전하는 사업은 답보 상태에 빠져 대조를 이룬다. 부산시는 입지선정위원회를 꾸려 권고안까지 마련했음에도 사업에 속도를 내지 못해 행정 불신을 자초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원회가 강서구 외곽으로 교정시설들을 통합 이전하는 안을 지난해 11월 권고했지만 이후 논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왼쪽 사진부터 부산구치소와 부산교도소 정문. 국제신문 DB


11일 시 등에 따르면 시와 법무부는 각각 1973년과 1977년 건립된 사상구 부산구치소와 강서구 부산교도소를 통합해 강서구 외곽 부지로 이전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 사업은 시와 법무부가 2007년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논의가 시작됐고, 이후 시가 여러 차례 이전 후보지를 제시했지만 주민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다. 이에 시는 시민단체 관계자, 분야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부산교정시설 입지선정위원회’를 꾸렸고, 위원회는 시민 여론조사 등을 거쳐 지난해 11월 부산구치소를 교도소와 통합해 강서구 외곽 부지로 이전하는 안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교정시설 이전사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됐지만 권고안이 마련된 지 9개월째 조금의 진척도 보이지 못한다. 시는 통합 이전 예정지로 거론된 강서구 주민의 여론을 수렴해 지원안을 발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강서구의 반발이 워낙 극심한 데다 지난 4월 22대 총선 등을 거치면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사업 주체인 법무부 역시 ‘해당 지자체 간 합의와 주민 설득, 보상안 마련이 우선’이라는 원칙론적인 입장을 유지하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사상구는 사상구대로, 강서구는 강서구대로 시를 향해 날을 세운다. 사상구는 시가 입지선정위의 권고안을 수용해 사업의 속도를 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조병길 사상구청장은 “시민사회와 전문가로 꾸려진 위원회가 시민 의견을 모아 결론을 내렸는데, 위원회 권고안을 수용하겠다던 시가 전혀 속도를 내지 않는다. 내년 국비 예산 반영을 통해 도시계획 결정 용역에 착수하는 등 움직임에 나서야 할 때”라고 압박했다. 그러면서 “강서구 주민에게 필요한 사업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묘책이 필요하다. 중앙 정치권에서도 통 큰 결단을 내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반면 강서구는 교정시설을 다른 자치구로 이전한 전례가 없는 데다 입지선정위의 권고안이 법적 근거가 없는 월권행위인 만큼 통합이전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김형찬 강서구청장은 “전례가 없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는 것 아니겠나. 다른 지역의 기피시설을 자기 동네로 가져오는데 찬성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런 기본적인 것을 무시한 채 입지선정위가 도출한 권고안은 원천적으로 무효이자 심각한 월권행위”라고 반발했다. 김 구청장은 또 “오래 전부터 현재의 부산교도소를 강서구 내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사업을 법무부와 논의하고 있는 만큼 통합이전은 아예 고려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이에 대해 시 고위 관계자는 “강서구 주민의 여론을 수렴해 합당한 지원안을 마련할 계획이지만, 여의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워낙 민감한 사안인 만큼 속도에 치중하기보다 시간을 갖고 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중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창원 마산회원구에 있는 창원교도소(1971년 준공·옛 마산교도소)를 외곽인 내서읍 평성리 일원으로 옮기는 사업은 급물살을 탄다. 1988년부터 논의가 시작된 창원교도소 이전 사업은 우여곡절을 겪다 시가 지역 정치권, 법무부, 조달청 등과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사업 추진을 확정지었다. 법무부는 지난달 창원교도소 이전 신축 공사의 건축·토목 부문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게시하는 등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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