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서 “구급차 좀...” 구로역 철도 사고 녹취록·작업계획서 살펴보니
서울 지하철 1호선에서 구로역에서 전차선(線) 보수 작업을 하던 30대 청년 두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 당시 현장 소통 상황을 기록한 녹취록에는 충돌한 두 차량 간의 소통이 없던 것으로 11일 나타났다. 작업 과정에서 충돌 가능성이 있는 차량이 소통하지 않은 과정에서 귀중한 인명이 희생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사고 당시 녹취록에 따르면 충돌 사고가 발생한 직후 두 열차 사이에서 소통 정황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9일 사고는 가산디지털단지역 방향 하행선을 따라 5m 높이 작업대에서 선로 전차선을 고치던 중 반대 방향에서 달려온 선로 점검 열차에 치여 발생했다.
당시 녹취록에 따르면 선로 점검 열차가 금천구청역에서 구로역으로 출발한지 6분만에 사고가 발생했다. 1호선 상행선을 따라 이동하던 선로 점검 열차는 이날 오전 2시 9분쯤 금천구청역에 “구로 (방면) 발차 가능한가요”라 물었고 금천구청역은 “네. 발차 가능합니다”고 답했다.
오전 2시 10분쯤 “네 바로 발차하겠습니다”라고 답한 선로 점검 차량은 구로역으로 출발했다. 그로부터 6분쯤 지난 시각, 구로역 하행선 선로에서 사망자들이 작업하고 있던 전철 모터카로부터 “철도 구로 전철 모터카 이상” “저희들 사상사고 났습니다. 구급차 좀 불러주세요” “9번선으로 사람 좀 보내주십시오”라는 구조 요청이 들어왔다.
전철 모터카가 “전철모터카 사상사고 났습니다. 구급차 좀. 119 좀”이라고 요청한 오전 2시 17분, 같은 시각 선로 점검 열차에서는 “경부 전철 모터카하고 저희 8070열차 하고 접촉 사고가 있었습니다”며 사고 상황을 알렸다.
발차 가능 여부를 묻는 선로 점검 차량과 역 사이의 질문과 답변 외에는 작업 현장이 겹친 전철 모터카와 선로 점검 차량 사이의 소통이 녹취록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다.
한편 사고 당일 사망자들이 투입된 전철팀의 1장짜리 작업계획서에는 작업 현장이 겹치는 두 차량 간의 충돌 가능성이 기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계획서에는 작업 중 위험 요인으로서 ‘차량점검 시 모터카 상부 작업에 따른 추락 및 모터카 이동시 시설물 접촉에 의한 부상주의, 위험요인 지적확인 시행 철저’라고만 기재돼 있었다.
이날 충돌 사고로 32세 정모씨는 현장에서 즉사했고 31세 윤모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함께 점검 작업을 하던 50대 근로자는 골절상을 입었고 선로 점검 차량을 몰던 40대 운전자도 타박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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