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논란에 野도 “불참”… 광복절 경축식 반쪽 되나
金 “친일 사전 검증 필요” 발언에
광복회장 “정부, 건국절 제정 포석
포기 안 밝히면 기념식 따로” 반발
항단연은 “3·1절 등 행사도 불참”
민주 “친일파 명예회복 시켜” 공세
조국혁신당·진보당 이어 ‘보이콧’
金, 12일 회견 열고 의혹 소명키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의 ‘뉴라이트’ 논란이 확산하면서 15일 열리는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 행사가 ‘반쪽’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광복회가 일찍이 행사에 참석하지 않겠단 뜻을 밝힌 데 이어 야당도 잇따라 불참을 선언하면서다. 광복회는 김 관장 임명을 ‘건국절’ 제정 포석으로 보고 정부가 건국절 추진 포기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으면 광복절 행사에 참석할 수 없단 입장이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전날 광복회학술원이 운영하는 청년헤리티지아카데미 특강에서 “용산에서, 보훈부에서 여러 회유책을 들어 행사에 참석하라고 했으나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는 그 이유로 “한국에 있는 반역자들이 일본 우익과 내통한다는 위기감이 들었다”며 “마지막 수단으로 결단한 것이 경축식 불참”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근본적으로 1948년 건국절을 추구하려는 태도를 바꾸지 않는 한 광복회는 광복절 행사에 나갈 수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독립운동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운동”이라고 말함으로써 독립운동을 ‘이승만의 건국을 위한 준비운동’으로 규정하고, 해방 전 독립운동을 무력화하며 일본의 식민 지배를 정당화했다는 것이 이 회장의 주장이다.
25개 독립운동가 선양 단체로 구성된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항단연)도 정부 주최 광복절 경축식 행사에 불참하고 별도 기념행사를 연다는 방침이다. 항단연 사무총장을 맡은 민성진 운암김성숙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은 11일 통화에서 “(김형석 관장) 임명을 철회하기 전까진 오는 광복절뿐만 아니라 3·1절 등 정부 기념행사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항단연에 속하지 않은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측도 정부 주최 행사 불참을 검토 중이다.
또 다시 ‘두쪽’ ‘뉴라이트 성향’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는 가운데 제79주년 광복절을 나흘 앞둔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 국민의힘(위)·조국혁신당(아래)이 내건 현수막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
다만 야당 중 개혁신당은 경축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개혁신당 김성열 수석대변인은 이날 공지를 통해 “이번 광복절 경축식에 허은아 당대표가 참석한다”며 “독립기념관장 및 뉴라이트 계열 인사의 부적절성과는 별개로 일제로부터의 광복과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정부수립을 경축하는 국가행사의 의미를 존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광복절을 앞두고 논란이 확산하자 김 관장은 12일 서울지방보훈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라이트 논란 등에 대해 해명하기로 했다. 김 관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뉴라이트 논란에 대해 “(뉴라이트는) 과거 학생운동권에서 활동하다가 지금은 보수적인 입장에서 활동하는 분들을 지칭하고, 역사학계에서는 일제 식민 지배에 동조하는 입장을 펼친 학자들을 말하는 것 같다”며 “나는 그 어디에도 해당이 되질 않으며 내가 뉴라이트라는 얘기를 이번에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
김승환·구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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