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피니언리더] 해리스 "대통령 되면 연준 독립성 보장할 것"
NYT 여론조사…미시간·펜실베이니아·위스콘신서 50% 대 46%
해리스, 美 최대 라틴계 단체 지지도 확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사진) 부통령은 대통령이 되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준이 오는 11월 대선 이전에 기준금리를 낮춰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네바다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이 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에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반대 입장을 밝혔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연준은 독립적인 기관이며 대통령으로서 난 연준이 하는 결정에 절대로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연준이 아직 기준금리를 인하하지 않은 가운데 최근 증시 급락으로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진 것에 대해서는 "지난주 일부 격변이 있었지만, 자체적으로 안정된 것 같다"며 "연준이 다음에 어떤 결정을 하는지 보겠다"고 했죠. 이어 내주 경제를 강화하고 물가를 낮추는 데 중점을 둔 정책 공약을 발표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8일 플로리다주의 마러라고 자택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이 최소한 거기(연준)서 발언권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028년까지인 임기를 마치도록 두겠다고도 언급했습니다. 이와 함께 재무부 장관에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를 고려할 것이라고도 전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민주당이 대선에 승리하려면 꼭 이겨야 할 3개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이날 공개됐습니다.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지난 5∼9일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3개 주에서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 1973명을 대상으로 '오늘 투표하면 누구를 뽑겠냐'고 질문한 결과 50%가 해리스 부통령, 46%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선택했습니다. 오차범위(±4∼4.5%) 안이지만 해리스 부통령이 4%포인트 높았습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유권자의 87%가 자신이 선택한 대선 후보에 만족한다고 했는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였던 지난 5월 조사(60%)와 비교하면 무려 27%포인트나 뛴 수치입니다. NYT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유권자의 인식이 그가 대선에 출마하기 전에 비해 더 나아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유권자들은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똑똑하다고 평가했는데 이는 해리스 부통령을 "똑똑하지 않고 무능하다"고 묘사해온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NYT는 해석했습니다.이들 3개 주는 과거 선거에서 늘 민주당을 지지해 '블루 장벽'(blue wall)으로 불렸으나 경제 상황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2016년 대선에서 대거 민주당에 등을 돌려 이제는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경합주로 분류됩니다.
오는 11월 대선을 치르는 미국 50개 주 가운데 43개는 민주당이나 공화당 한쪽으로 기울어 있기 때문에 승부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지지세가 비슷한 7개 경합주에서 결정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입니다. 민주당이 7개 경합주 중 가장 해볼 만한 '블루 장벽' 3개 주를 가져가고 기존 강세 지역을 전부 지키는 게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시나리오로 평가됩니다. 하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일 때는 그조차 쉽지 않았습니다. 과거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블루 장벽' 3개 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지지율이 같거나 약간 뒤처졌죠.
NYT는 이번 여론조사는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로 대선 구도가 재편된 이후 민주당이 극적으로 역전했다는 징후라면서 대선 승패를 좌우할 3개 경합주에서 민주당의 입지가 눈에 띄게 강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도 드러났습니다. 유권자의 42%가 해리스 부통령이 너무 진보적이라고 평가했으며, 유권자들은 중요한 이슈인 경제와 이민 문제를 다룰 적임자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더 신뢰했습니다.
한편 미국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되고 규모가 큰 히스패닉·라틴계 단체가 오는 11월 대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미 CBS 방송과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 내 최대 라틴계 단체 라틴아메리카시민연맹(LULAC)의 팩(PAC·정치활동위원회)은 지난 9일 성명을 내고 해리스 부통령과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지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이 단체가 대선 후보 지지를 표명한 것은 1929년 창립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강현철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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