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랑 사귀자" 사장님 고백, 무시했다 잘렸다…'사각지대' 직장인들 호소

류원혜 기자 2024. 8. 1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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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임종철 디자이너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는 직장에서 문제가 발생해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아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거듭 제기됐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지난해 7월부터 1년 동안 신원이 확인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들로부터 받은 제보 46건을 분석한 결과를 11일 공개했다.

해고·임금 상담은 45건(97.8%)으로 가장 많았다. 직장 내 괴롭힘·성희롱 등 인격권 침해 상담은 38건(82.6%), 노동시간·휴가에 관한 휴식권 침해 상담은 13건(28.2%)이었다. 근로계약서·임금 명세서 미교부·4대 보험 미가입 등 기타 현행법 위반은 19건(41.3%)으로 나타났다.

한 노동자는 "식비를 아끼고 싶어 점심 도시락을 싸 오니 '네 맘대로 할 거면 나가라'는 해고 통보를 들었다"며 "근로계약서에는 연차 수당이 명시돼있지만, 사장이 '5인 미만 사업장은 연차 수당을 안 줘도 된다'면서 이를 받고 싶으면 소송을 걸라고 했다"고 제보했다.

다른 노동자는 "창고 업무 중 목디스크가 생겨 3일 입원했는데 그만큼 급여가 차감됐다"며 "연차 소진으로 해달라고 하자 '이렇게 작은 회사에서 무슨 연차냐'고 하더라"고 토로했다.

또 사장이 호감을 느낀다며 교제를 요청했으나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갑자기 그만두라고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는 현행법상 5인 미만 사업장 사업주는 근로기준법 제26조(해고의 예고)만 지키면 사유를 설명하지 않아도 사전 예고만 하면 근로자를 해고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근로기준법이 적용됐다면 부당 해고로 인정돼 구제받을 가능성이 높은 사례들이다.

실제 5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부당 해고당한 비율은 300인 이상 사업장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4~11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실직을 경험한 5인 미만 사업장 근로자는 17.5%로, 300인 이상 사업장 응답(8%)의 두 배가 넘었다.

임금 체불 및 휴식권 미보장 문제도 심각했다. 5인 미만 사업장은 휴일 근로, 연장 근로에 대한 가산 수당을 지급하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56조의 적용을 받지 않아서다. 연차유급휴가 및 공휴일을 보장하는 근로기준법 조항도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예외다.

신하나 변호사(직장갑질119 5인 미만 사업장특별위원회 위원장)는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면 해결될 문제"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를 위한 별도법 제정 대신 근로기준법을 전면 적용해 노동 약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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