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강의 기적' 소수 정예로 파리올림픽 선전 이끈 충청권 선수단
13년째 청주시청 소속 양궁 김우진, 통산 5개 금메달로 최다 신기록
충북 단양 출신 사격 김예지, 무심한 표정·동작으로 전 세계 신드롬
중국 귀화 탁구 전지희, 신유빈·이은혜와 16년 '노메달' 부진 끊어내
골프·육상·펜싱 에페 등 아쉬움… 배드민턴 안세영 작심발언도 발칵
제33회 파리올림픽이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열엿새 동안의 열전을 마무리한 가운데 충청권 선수단이 대한민국의 선전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은 21개 종목 144명의 선수가 출전,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후 48년 만에 가장 적은 인원이 참가했다. 충청권 선수단도 16명으로 구성돼 직전 대회인 도쿄올림픽보다 9명 줄었다.
당초 금메달 5개를 따내 종합순위 15위를 전망했던 한국은 개회 나흘 만에 목표치를 달성하며 걱정과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금 13·은 8·동 9개의 메달을 획득하며 2012년 런던 대회 이래 12년 만에 최대 성과를 보였다.
한국에 첫 승전보를 알린 주인공은 '대전의 아들' 오상욱(27·대전시청)이다.
오상욱은 지난달 28일 펜싱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한국의 첫 금메달을 획득하며 기분 좋은 신호탄을 쐈다. 한국 남자 펜싱이 사브르 개인전에서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아시안게임 총 4개 대회를 석권하는 '그랜드슬램'도 달성했다.
오상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같은 대전시청 소속 박상원(23)과 함께 남자 사브르 단체전 정상에 오르며 2012년 런던, 2021년 도쿄 대회에 이어 올림픽 단체전 3연패에 앞장섰다.
이 같은 대기록은 양궁에서도 새로 쓰였다.
충북 옥천에서 태어나 현재까지 13년째 청주시청에 몸 담고 있는 김우진(32)이 양궁 남자 단체전과 혼성 단체전, 남자 개인전을 '싹쓸이'하며 같은 종목 임시현(21·한국체대)과 함께 남녀 동반 3관왕에 올랐다.
한국 양궁이 전 종목 1위를 독식한 건 금메달 4개가 걸려 있던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이후 8년 만이자 사상 두 번째다. 더구나 김우진은 통산 5개의 금메달로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금메달 신기록도 경신했다.
금메달보다 더 큰 주목을 받은 은메달도 나왔다.
충북 단양이 고향인 김예지(31·임실군청)는 단양중학교에서 처음 사격에 입문한 뒤 이번 대회 사격 여자 10m 공기권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무심한 표정과 동작으로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찬사를 보내는가 하면, 미국 NBC가 이번 대회 '10대 화제성 스타'로 거론했을 정도다.
김예지는 주 종목인 25m 권총에서 아쉽게 본선 탈락한 뒤 귀국, 전북 임실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기자회견 도중 갑자기 쓰러져 팬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다. 김예지의 실신 원인은 과로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도전 세 번 만에 동메달을 목에 건 전지희(31·충남 미래에셋증권)의 투지에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지난 2011년 중국에서 귀화해 태극마크를 단 전지희는 신유빈(20·대한항공), 이은혜(29·〃)와 탁구 여자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입맞춤했다. 2012년 런던 대회 이후 이어진 '노메달'의 부진을 16년 만에 끊어낸 셈이다.
아쉬운 장면 역시 여럿 연출했다.
충남 서산 출생 양희영(35·대한골프협회)은 골프 여자 4라운드에서 최종 합계 6언더파 282타를 기록, 동메달을 획득한 린시위(중국)와 불과 1타 차이로 4위에 머물렀다.
대전 출신으로 오상욱과 오랜 동갑내기 친구인 우상혁(28·용인시청)도 육상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본인 최고 기록(2.36m)보다 5㎝ 낮은 2.31m의 가로대를 뛰어넘지 못하면서 최종 7위로 마감했다.
지난해 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온 노장 최인정(34·계룡시청)과 충남 금산 출생의 송세라(30·부산시청) 등이 손을 맞잡은 '팀 세계랭킹 2위' 한국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이 개최국이자 펜싱 종주국인 프랑스에 발목을 잡히면서 5위로 마무리했다.
특히 에페 대표팀의 경기는 신유빈과 임종훈의 탁구 혼합복식 경기에 밀려 지상파 방송사 어디에서도 생중계되지 않아 과도한 편파 중계로 논란이 일기도 했다.
또한 1996년 애틀랜타 대회 이후 28년 만에 배드민턴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22·삼성생명)이 결승전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와의 갈등을 표면화하면서 체육계가 발칵 뒤집혔다.
대한체육회는 안세영의 작심 발언이 부상 관리, 훈련 체계, 선수 보호 등 포괄적인 내용을 담은 만큼 조사위 면담으로 구체적인 문제점을 파악하는 등 면밀히 살펴보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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