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 절친’ 에르뎀, 3년 전 김연경처럼 女배구 4위 눈물
‘배구 여제’ 김연경(36·흥국생명)과 각별한 우정을 나눈 튀르키예 여자배구 대표팀의 주장 에다 에르뎀(37)이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에서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세계 3위 튀르키예는 11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 파리스 아레나 1에서 브라질(2위)과 맞붙은 여자배구 동메달 결정전에서 세트스코어 1대3(21-25 25-27 25-22 15-25)으로 무릎을 꿇으며 대회 4위로 여정을 마쳤다. 쿠바에서 귀화한 멜리사 바르가스(25)가 26점을 올리고, 에르뎀은 팀 내에서 세 번째로 많은 득점(13점)을 보탰지만 ‘삼바 배구’를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에르뎀은 김연경과 특별한 인연이 있는 선수로 튀르키예 여자배구의 ‘전설’이다. 2008년부터 튀르키예 리그 최고 팀 페네르바체에서 뛴 그는 김연경과 6시즌 동안 동고동락했다. 2017년 김연경이 팀을 떠날 때 에르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김연경은 세계 최고의 선수”라며 “우리는 많은 성과를 남겼다. 항상 그리울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그는 2016년 방영한 한 예능 프로에서 김연경 및 동료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 등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에르뎀은 파리 올림픽 전까진 올림픽에 총 두 차례 출전했다. 튀르키예 여자배구 역사상 최초로 나선 2012 런던 올림픽에선 조별 리그에서 고개를 숙였다. 2016 리우 대회 출전은 불발됐지만 이후 2020 도쿄 올림픽(코로나로 한 해 밀린 2021년 개최)에선 공교롭게도 주장 김연경이 이끄는 한국에 밀려 8강에서 탈락했다.
당시 튀르키예는 8강전에서 한국에 2대3으로 패했고, 튀르키예 선수들은 패배가 확정되자 모두 코트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경기 후 에르뎀은 눈물을 쏟으면서도 “한국은 4강에 오를 만한 자격이 충분한 팀”이라며 “4강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며 패자의 품격을 보였다. 한국은 당시 준결승전에서 브라질에 0대3으로 백기를 든 뒤 동메달 결정전에선 세르비아에 0대3으로 지며 4위에 자리했다.
절치부심하고 팀을 이끌고 나온 에르뎀은 4년 뒤엔 불혹 나이대에 접어든다.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올림픽이었다. 김연경은 대회 내내 에르뎀의 소셜미디어 관련 소식에 ‘좋아요’를 누르며 옛 동료를 응원하기도 했다.
한편,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 우리나라 여자배구 대표팀은 이번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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