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포비아'…지역 중고 시장서도 '외면'

김지선 기자 2024. 8. 1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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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전기차 관련 사건·사고에 '포비아(불안)'가 확산하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도 물량 급증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는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건이 발생한 지난 1일 이후 일주일 동안 '내차 팔기 홈 서비스'에 등록된 전기차 접수량이 전주(지난달 25-31일) 대비 184% 증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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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따르는 전기차 화재에 중고차 매물은↑ 수요는↓
전기차 등록 대수 5년만 대전 약 6배, 세종 5배, 충남 8배 등
중고 시장서는 '애물단지'…"최근 벤츠 전기차 매물 나왔지만 매입 꺼려"
지난 6일 충남 금산군 금산읍의 한 주차타워 1층에서 주차 중인 기아 EV6 모델에 불이 나 소방 대원들이 화재를 진압하는 모습. 금산소방서

잇따르는 전기차 관련 사건·사고에 '포비아(불안)'가 확산하면서 중고차 시장에서도 물량 급증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는 인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 사건이 발생한 지난 1일 이후 일주일 동안 '내차 팔기 홈 서비스'에 등록된 전기차 접수량이 전주(지난달 25-31일) 대비 18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중 화재 발생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EQ시리즈 모델은 10%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중고 전기차 중고 매물이 쏟아지면서 가격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엔카닷컴의 '8월 자동차 시세'를 보면 아이오닉5와 EV6의 전기차 중고 가격은 전월 대비 각각 1.97%, 1.11% 하락했다.

지역에서도 여러 문제점이 나오고 있는 중고 전기차 수요 둔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역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대전에서도 인천 화재 발생 모델인 벤츠 EQE를 판매하겠단 소유주가 있었다"며 "화재뿐 아니라 급발진 등 잡음이 끊이지 않으니 팔려는 사람은 많아도 살려는 사람은 없다. 매매상들도 처치 곤란이라 매입하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강하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자동차 업계에선 지금의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이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 보조금과 에너지 비용 등에 힘입어 급증한 전기차의 안전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며, 전기차 시장의 위축이 한동안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등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전국의 전기차 누적 등록 대수는 54만 7455대로, 2019년 말 8만 9918대에서 5년여 만에 6배 이상(508.8%) 늘었다

같은 기간 대전에선 2555대에서 1만 8003대로 7배 이상(604.6%) 급증했으며, 세종에서도 395.6%(903대→4475대로), 충남에선 746.7%(2841대→2만 4055대)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전체 등록 자동차 가운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대전의 경우 2019년 0.4%에서 올 2월 2.5%로 증가, 전국 평균 2.1%를 뛰어넘었다. 이는 제주의 5.6% 다음으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세종과 충남은 각각 2.2%, 1.9%다.

하지만 전기차 화재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안전 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단 목소리가 크다.

지역 한 관계자는 "가파른 전기차 보급에 비해 화재 진압 시설 및 대응이 보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전기차 화재 발생 시 대규모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전기차 화재 위험성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관련 안전 대책 수립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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