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온통 “니하오”에 외국인에겐 ‘핫플레이스’.. 내국인에겐 아직도 ‘고민의 섬’? “갈 길 머네”
외국인 관광객, 특히 中 선호도↑.. 내국인 감소
하늘길, 10명 중 7명 본토 수요.. ‘크루즈’ 주효
고비용 논란 해소 노력 불구.. 내국인 유출 여전
폭염, 코로나 재확산 변수 속출.. ‘유입책’ 고민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급증세를 보이면서, 관광시장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 본토에서 온 관광객들이 전체 외국인 방문객의 상당수를 차지하면서 제주 관광의 주 고객층으로 자리 잡는 모습입니다.
여기엔 중국 직항노선 등 하늘길 확대와 크루즈 입항 증가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내국인 관광객 회복은 더디기만 합니다. 올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700만 명대로, 전년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높은 해외여행 선호도에, 제주 대신 해외를 선택하는 경향이 여전한 것도 한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른바 ‘비계 삼겹살‘ 논란으로 불거졌던 각종 부정적 이슈에 대응한 대책이 분주해지고 현장 대처도 빨라지고는 있지만 속속 생겨나는 변수들이 발목을 붙잡으면서 업계 고민을 키우고 있습니다.
■ 외국인 관광시장 성장 ‘뚜렷’.. “10명 중 7명 이상, 중국”
11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에 따르면 올들어 1월부터 7월까지 해외에서 제주국제공항을 찾은 방문객은 137만 5,482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51만 3,595명)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준입니다.
출발국을 각 나라 공항별로 분류하면 중국 상하이 푸둥 공항(48만 4,362명) 비중이 35.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어 대만 타오위안 공항(16만 6,500명), 중국 항저우 샤오산 공항(12만 675명), 중국 베이징 다싱 공항(9만 7,635명), 이어 난징 루커우 국제공항(8만 7,024명),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6만 2,460명)등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도 5만 명 상당 이용하며 수요가 몰렸습니다.
닝보(4만 6,543명)를 비롯해 심양(2만 5,365명) 등 지방노선을 통해 꾸준히 개별·자유관광객이 찾았고 정저우(1만 4,404명) 노선 등 전세·패키지 단체도 선호도를 높였습니다.
중국 본토에서 찾은 수요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70% 상당을 차지했습니다.
크루즈 입항이 늘어난 것도 외국인 관광시장 성장에 한몫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 빅데이터랩에 따르면 올들어 상반기(1~6월) 제주항과 서귀포민군복합항을 통해 입항한 크루즈 관광객이 또한 52만 304명으로, 지난해 상반기(3만 7,932명)의 14배, 지난 한 해(13만 9,750명)보다 4배 가까이 늘었을 정도로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항공과, 크루즈 역시 상당수 중국인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제주도관광협회 관광통계의 입도 현황 데이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 찾은 91만 2,280명 외국인 관광객 중 방문국 1위가 중국(68만 95명)으로 전체 7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7만 9,409명으로 전체(21만 3,927명) 중 37%를 차지하는데 그쳤습니다.
이처럼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배경은 코로나 19로 중단됐던 외국인 환승객 무비자 입국 허가 제도(무사증 입국)가 엔데믹으로 재개된 게 가장 큰 이유로 보고 있습니다.
제도적 기반과 더불어 해외 직항 재개와 증편 그리고 제주항, 강정항 크루즈 입항 등 접근성 개선이 외국인 관광시장 성장을 이끈 핵심요소로 꼽힙니다.
올해 들어 제주 입도 외국인 관광객은 지난달 31일 기준 108만 8,639명으로 전년 대비 3.5배 늘어, 증가 폭이 4배에 육박할 정도가 됐습니다.
지난달 19일부터는 제주~일본 도쿄를 잇는 직항노선(주 3회)이 3년 4개월여 만에 재개돼 일본 직항이 오사카와 더불어 2개 노선으로 늘었습니다.
중국 대도시 직항 취항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달 제주공항 국제선은 주 195회를 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주 190회를 넘는 국제선 취항 횟수는 코로나 19 발생 이전인 2019년 최대 국제선 운항 횟수인 12월(주 189회)을 웃돌고, 외국인 관광객 최대 호황기인 2016년 7∼8월(주 206.5회)의 90% 수준에 이릅니다.
그만큼 외국인 유치 인프라는 어느 정도 정상화 궤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는 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지역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여름 성수기, 중국발 대도시 중심으로 전세기 상품 모객이 활발하고 크루즈를 통한 개별이나 단체 상품 호응이 높은 편”이라면서 “하반기 제주를 찾는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요는 계속되고, 또 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올들어 현재(10일)까지 제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116만 명으로, 지난해(32만여 명)보다 255% 상당 급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제주도 당국의 2024년 관광객 목표치는 내국인 1,280만 명, 외국인 120만 명으로, 이런 추세라면 외국인 관광객 목표 수준은 충분히 달성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 내국인 관광시장 감소 폭 둔화에도.. 매력 제고 ‘한계’
다만 내국인은 지난해 대비 여전한 감소세에, 다소 그 낙폭은 줄였지만 추이는 불투명한 실정입니다.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월 –6.2%로 시작해 2월 –13.2%, 3월 –10.5%, 4월 –5.3%, 5월 –4.5%로 감소 폭이 줄다가 6월 –8.1%로 다시 또 늘어났다가 그나마 7월 –2.7%(잠정치)로 일단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이달 현재(10일) 누적 731만 명으로, 전년(781만 명) 대비 –6.5% 감소를 기록하면서 아직까진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남은 기간, 하루 4만 명을 꼬박 채워 들어와야 겨우 목표치를 넘길 정도지만, 내국인은 3만 5,000명 안팎인데다, 그나마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면서 하루 입도객 4만 명 이상을 채워가는 정도입니다.
내국인과 외국인을 더한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는 1,400만 명입니다.
외국인시장 성장세에 더해, 내국인 유치 폭 확대를 위해선 제주관광에 대한 내수시장 매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부터 ‘비계 삼겹살’을 기점으로 제기된 고비용·바가지 논란 해소가 관건으로 꼽힙니다.
그나마 관광객 증가에 대응해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지속 가능한 제주관광 실현을 앞세워 발빠르게 대응한게 어느 정도 성과를 내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제주도와 도관광협회, 제주관광공사 등이 이같은 부정적 이슈 타개를 위해 다양한 관광 정책과 이미지 개선 활동에 나서 최근 '비계 삼겹살' 논란 이후 ‘제주관광불편신고센터’를 가동해 바가지 요금과 불친절 문제 등에 신속 대응하면서 관광객 만족도가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도 이끌어냈습니다.
센터 관계자는 “도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까지 더해져 관광 서비스 품질 향상 노력이 확산되는 분위기”라면서 “지난달 마을회 등의 적극적인 동참으로 시작된 도내 해수욕장의 파라솔·평상 등 편의용품 가격 인하가 민간업체로까지 확대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 ‘해외 이탈’ 여전.. ‘폭염’, ‘코로나’ 재확산까지 변수 잇따라
다만 관련 업계를 비롯해 전문가 등 일각에선 즉각적으로 내국인 관광객 회복을 기대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제기됩니다.
이미 해외여행의 가성비가 매력적으로 부각돼 상당수 내국인 이탈 수요가 형성된데다,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상황에서 제주 선호도를 높이기가 쉽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입니다.
더불어 안팎의 변수들도 속출하고 있습니다.
여름 성수기 장사가 절정에 접어들 시기에 경기 침체부터 극단적인 폭염, 여기에 더해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무서운 기세로 확산세를 보이면서 제주 등 국내 관광업계가 또 한 번 도전에 직면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첫째 주 코로나19 입원 환자는 861명으로, 최근 4주간의 추이를 보면 7월 둘째 주 148명이었던 입원환자가 매주 2배 상당 늘어 7월 셋째 주 226명, 넷째 주 475명까지 증가하는 등 한 달 새 5.8배 폭증세를 보였습니다.
현재 코로나 19 위기단계는 가장 낮은 ‘관심(1단계)’으로 낮아졌지만, 과거처럼 코로나 확진자 추이를 정확하게 감시하는 체계가 가동되지 않아, 집계되지 않은 잠재적인 감염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여행업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수 있으리란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업계에선 “코로나 재발과 함께 기후 변화로 인한 폭염 상황이 심화되면 아예 여행 자체를 중단하거나, 가더라도 대도시 또는 근거리 위주의 ‘호캉스’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라면서 “이 경우, 지역 등 ‘로컬’시장에는 타격을 미치면서, 성수기 지방경제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또한 기후 변화와 가성비 등을 이유로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내수시장에는 변수로 꼽힙니다. 골프나 레저스포츠 등 수요가 기존 가격 대비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본이나 동남아 등을 찾아 빠지는게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한 중견 해외골프전문여행업체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과 비교하면 관련된 해외상품 예약수요나 문의가 50%이상 늘어났을 정도”라면서 “예전 같으면 ‘여름’시즌과 ‘동남아’ 간의 조합은 어울리지 않지만 이제는 우리나라도 40도 넘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가격 대비 상대적으로 가성비 높은 상품을 찾아 일본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권을 찾는 수요가 늘고 이를 요구하는 경우도 제법 증가세”라고 밝혔습니다.
■ 8월 이후 연휴, 추석 예약 등 호재 기대.. ‘항공편’ 확충 뒤따라야
이런 상황들을 감안할 때 제주 역시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1,400만 명) 달성을 위해선 무엇보다 안정적인 내국인 관광객 회복세가 관건으로 꼽히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해 지역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가 끝나가는 시기가 맞물려 ‘안전’ 등에 비중을 둔 수요들이 해외보다 국내, 그리고 제주를 택한 경우가 적잖아 상대적으로 수혜를 본 것은 사실”이라면서 “올해는 해외여행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는 추세라 사실 제주 유입 수요를 늘리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라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항공편마저 국내나 제주보다, 수요가 몰리고 또 수익이 더 나는 국제선으로 쏠리는 추세여서 제주노선이 충분하지도 않다”라면서 “일단 추석 기점, 가을시장 추이를 지켜봐야 향후 내국인 관광 성장 방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제주도관광협회 관계자는 “현재까진 지역별로 8~10월 제주여행 예약 건수가 지난해보다 50%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라면서 “특히 8월 광복절, 9월 추석, 10월 개천절·한글날 등 황금연휴 기간, 국내여행을 계획한 가족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습니다.
더불어 “업계별로 추석과 개천절 연휴 가을제주 여행상품 판매도 시작해, 주로 가족 단위 예약 중심으로 지난해 비슷한 수준 수요가 몰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라면서 “수학여행 등 학단(학생단체)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이상 수요는 기대하지만, 항공편 공급 수준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내다봤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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