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가진 여자' 현대家 며느리, 올림픽에 LPGA까지 새 역사 창조[파리올림픽]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24. 8. 1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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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강을 다투는 한국 여자 골프가 아쉽게 올림픽에서 2회 연속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이미 리디아 고는 유일하게 올림픽에서 메달 2개를 따낸 여자 골프 선수인데 자신의 기록을 3개로 늘렸다.

리디아 고는 부활한 올림픽 여자 골프 챔피언은 박인비에 내줬지만 의미 있는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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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파리올림픽 골프 뉴질랜드 교표 리디아 고가 10일(현지 시간) 프랑스 생캉탱앙이블린 골프 나시오날에서 열린 여자 스트로크 플레이 시상식에서 금메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4.8.10 생캉탱앙이블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ZU 황진환 기자


세계 최강을 다투는 한국 여자 골프가 아쉽게 올림픽에서 2회 연속 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뉴질랜드 교포인 리디아 고가 3번째 도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앞서 은, 동까지 모든 색깔의 메달을 수집했다.

리디아 고는 10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파72)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여자 골프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를 기록했다. 최종 합계 10언더파로 8언더파의 에스터 헨젤라이트(독일)를 따돌렸다.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이다. 리디아 고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은메달, 2021년 도쿄 대회 동메달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올림픽 여자 골프의 새 역사를 썼다. 이미 리디아 고는 유일하게 올림픽에서 메달 2개를 따낸 여자 골프 선수인데 자신의 기록을 3개로 늘렸다.

여자 골프는 올림픽에서 1900년 프랑스 파리 대회 이후 리우 대회에서 116년 만에 부활했는데 당시는 박인비가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도쿄 대회에서 노 메달에 머문 한국 여자 골프는 양희영이 리우 대회에 이어 이번에도 4위에 머물렀다. 김효주와 고진영은 이븐파 공동 25위로 대회를 마쳤다.

리디아 고는 부활한 올림픽 여자 골프 챔피언은 박인비에 내줬지만 의미 있는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역대 최연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명예의 전당 가입이다. 이번 금메달로 부족했던 포인트 1점을 채운 리디아 고는 27세 4개월로 종전 2016년 박인비의 27세 10개월을 6개월 앞당겼다.

1997년 한국에서 태어난 리디아 고는 4살 때 뉴질랜드로 이민해 국적을 취득했다. 이후 골프에 천재성을 발휘해 각종 최연소 기록을 갈아치웠다. 만 14세인 2012년 호주 여자골프 NSW오픈 정상에 올라 프로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세운 데 이어 만 15세가 된 그해 8월 캐나다 여자오픈 우승으로 LPGA 투어 최연소 우승자가 됐다. 만 17세인 2015년에는 역대 최연소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했다.

2022시즌 LPGA 투어 최종전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왼쪽)가 현재 남편인 정준 씨와 함께 한 모습. AFP=연합뉴스

여기에 리디아 고는 재벌가의 며느리가 되면서 또 다른 부러움을 샀다. 지난 2023년 12월 리디아 고는 현대카드 정태영 부회장의 아들 정준 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날 경기장에 정 부회장이 찾아와 며느리에게 힘을 실어줬다.

경기 후 리디아 고는 "오늘 18홀이 내 인생에 가장 중요한 18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대회 전 다음 올림픽이 또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는데 이번이 나의 마지막 올림픽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미국의 '체조 전설' 시몬 바일스의 다큐멘터리를 봤다는 리디아 고는 "나도 내 운명을 스스로 만들어내고 싶었고, 그것이 바로 이번 주였는데 이렇게 마무리하게 돼 꿈을 이룬 결과가 됐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날 리디아 고는 시상식에서 뉴질랜드 국가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는데 "앞서 두 차례 올림픽 시상식 때 한국, 미국의 국가를 들으면서 감정이 올라왔기 때문에 오늘 시상식에서도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디아 고는 "오늘 남편은 대회장에 오지 못했다"면서 "언니(고슬아 씨)가 도와줘서 어제 오징어볶음, 그저께 불고기 등 한국 음식을 먹으면서 힘을 낼 수 있었다"고 고국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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