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마르크스 경제학 명맥 끊나…입문 수업마저 개설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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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제학부에서 오는 가을 학기 마르크스 경제학을 다루는 과목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서울대 경제학부 수강편람을 11일 보면, 그간 마르크스 경제학을 다뤄왔던 '정치경제학 입문', '마르크스경제학', '현대 마르크스경제학' 세 과목이 9월부터 시작될 가을학기에 모두 개설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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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제학부에서 오는 가을 학기 마르크스 경제학을 다루는 과목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서울대 경제학부 수강편람을 11일 보면, 그간 마르크스 경제학을 다뤄왔던 ‘정치경제학 입문’, ‘마르크스경제학’, ‘현대 마르크스경제학’ 세 과목이 9월부터 시작될 가을학기에 모두 개설되지 않았다. ‘현대 마르크스 경제학’이 지난해 가을 학기부터, ‘마르크스 경제학’이 올해 봄 학기부터 개설되지 않은 데 이어,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 온 ‘정치경제학 입문’마저 수강 과목에서 사라진 것이다.
서울대는 마르크스 경제학을 전공한 김수행 교수가 1989년 부임하며 관련 강의를 본격적으로 개설했다. 당시 민주화 이후 학생들의 거센 요구에 교수와 각계 인사들이 참여한 대대적인 토론의 결과물이었다. 김 교수가 2008년 정년퇴임한 뒤 사회과학대 학생들이 마르크스 전공 교수 채용을 요구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당시에도 관련 강의가 일부 사라져 논란이 일었다. 마르크스 경제학 강의는 이후 강사들이 강의를 맡는 형태로 명맥을 이어왔다.
서울대에서 마르크스 경제학 강의를 해온 강성윤 강사는 지난달 19일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올린 글에서 “주류경제학을 전공하는 대다수 경제학부 교수님들에게 (세 과목의 마르크스 경제학 커리큘럼이 필요하다는) 위와 같은 판단은 동의를 얻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맑스주의 경제 이론의 명맥이 서울대에서 완전히 단절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수료한 김 아무개(28)씨는 “전공수업이 부족한 상황에서 비주류인 마르크스 경제학을 3과목이나 두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면서도 “마르크스 이론은 인문사회학에 끼친 영향 등이 광범위한데, 이를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사라지는 것은 아쉽다”고 했다.
학교는 학생 수요가 적어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서울대 경제학부 관계자는 한겨레에 “(교원과 개설 가능한 강의 시수 등) 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경제학원론’ 등 학생들의 수요가 더 많은 쪽으로 강의를 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다만 “폐강이 아닌 미개설로, 학생들의 수요에 따라 다시 개설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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