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게임 상반기 매출 해외서 절반 넘게 올려

넥슨 1.1조원, 넷마블 1조원
전체 매출 중 54%, 78% 차지
해외흥행에 실적 호조세 뚜렷
비중 낮은 엔씨는 고전 지속
하반기에 신작 대거 출시 예고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정식 출시된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이미지. 넥슨

한국 게임 산업을 대표하는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이 올해 상반기 해외 시장에서 2조원이 훌쩍 넘는 매출을 합작했다.

국내 게임 시장 성장이 정체된 사이에 게임 산업의 본산인 북미와 최대 시장인 중국을 겨냥해 신작을 쏟아낸 게임사들의 전략이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상반기 국내 대표 게임사 3곳의 해외 매출액 총합이 2조4507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2조2285억원에서 1년 만에 2222억원 늘어난 규모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킬러 지식재산권(IP)'을 해외 시장에 쏟아낸 넥슨이 가장 높은 매출액 증가치를 보였고, 넷마블도 두각을 나타냈다.

넥슨의 상반기 해외 매출은 1조1049억원으로 전년 동기(8749억원) 대비 대폭 늘었다. 같은 기간 해외 매출 비중은 42%에서 54%로 상승했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 3조8627억원 가운데 1조5607억원을 해외에서 거뒀는데(해외 매출 비중 40%), 올해는 해외 매출 2조원 달성이 유력시된다. 넥슨은 회사의 3대 핵심 IP인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FC'를 기반으로 출시한 게임들의 2분기 글로벌 매출 총합이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했다고 밝혔다. 신작 성과도 고무적이다. 넥슨은 지난 5월 중국에서 출시한 모바일 게임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이 전 세계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기록할 정도로 크게 흥행하며 해외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넥슨이 지난 7월에 선보인 '퍼스트 디센던트'는 출시 하루 만에 13개국에서 매출 게임 1위를 기록했다.

2분기에 창립 이래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넷마블 역시 신작의 해외 흥행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4분기까지 8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간 넷마블은 올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모바일 게임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통해 단번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글로벌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매출 7000만달러(약 958억원)를 기록했다. 넷마블은 올 상반기 매출 1조3675억원 가운데 78%(1조788억원)를 해외에서 달성했다. 넷마블은 이달 13일 '일곱 개의 대죄 키우기'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해 이 같은 분위기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3N 중 유일하게 웃지 못한 엔씨는 해외 시장에서 반전이 절실하다. 매출에서 60~70%를 차지하지만 국내 시장이 주력인 '리니지' IP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 실적이 좌지우지된다는 지적이다. 우선 엔씨는 오는 28일 한국·일본·대만 시장에서 신작 역할수행게임(RPG) '호연'을 출시해 반전을 꾀한다. 다음달 17일에는 아마존게임스와 함께 '쓰론 앤 리버티(TL)' 글로벌 서비스를 시작한다. 엔씨는 중·장기적 체질 개선에도 나섰다. IP 다각화와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최근 스웨덴 소재 '문로버게임스'와 국내 '빅게임스튜디오'에 투자를 단행한 것이 대표적이다.

게임업계에서는 기존 유명 IP를 변주하는 데 집중한다는 비판을 들어온 3N이 생존을 위해 변신에 나선 것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미 해외 흥행작이 수두룩한 넥슨은 하드코어 액션 RPG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 출시를 2025년으로 확정지었다. 넷마블은 연내 4개 신작을 출시하고, 내년에도 5~6개 게임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황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