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 아래서 싸우던 선수들… ‘이 노래’ 흐르자 싱긋, 관중도 떼창
DJ ‘이매진’ 선곡에 화해
2024 파리올림픽 비치발리볼 여자부 결승전. 치열한 신경전으로 분위기마저 얼어붙은 그때 경기장에 ‘이 곡’이 흘러나왔다. 고성을 주고받던 선수들 얼굴엔 함박웃음이 피었고 관중들은 ‘떼창’을 선보였다.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존 레논의 곡 ‘이매진’(imagine)이었다.
이 명장면은 지난 9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에펠탑 아래에서 열린 비치발리볼 여자부 결승전 브라질과 캐나다의 경기 도중 나왔다. 세트 스코어 1-1로 팽팽하게 맞붙던 두 팀은 3세트를 치르던 중 충돌했다. 아나 파트리시아(브라질)와 브랜디 월커슨(캐나다)이 네트를 사이에 두고 언쟁을 벌인 것이다. AP 통신 등 외신이 이 상황을 두고 “고성이 오갔다”고 전할 정도였다. 심판의 경고도 소용없었다.
얼굴을 붉히던 양 팀 선수들의 흥분을 가라앉힌 건 음악이었다. 에펠탑 아래 뮤직박스에 있던 디제이가 ‘이매진’을 선곡했다. 그룹 ‘비틀스’ 멤버 존 레넌이 1971년 발표한 ‘이매진’은 사랑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단합이 필요한 순간 단골처럼 소환되곤 하는데, 정치·종교·인종 등 여러 갈등과 차별 속에서 벗어나 세계 평화를 이루자는 올림픽 정신에도 가장 어울리는 곡으로 꼽힌다.
전주가 흐르자 선수들은 디제이의 의도를 알아챈 듯 미소를 짓기 시작했다. 중계 화면엔 심판의 옐로카드 표시가 커다랗게 떴지만 선수들은 활짝 웃으며 손뼉을 쳤다. 조금 전 싸움은 털어버리고 정정당당히 다시 시작하자는 표정이었다. 관중들도 양손을 머리 위로 흔들며 큰 목소리로 ‘이매진’을 열창했다.
이날 경기는 브라질이 캐나다를 2대 1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선수들은 서로를 안아주며 축하와 위로를 건넸다. 월커슨은 “우리는 경기 중 우승을 놓고 다툰다. 하지만 그 뒤엔 사랑과 존경심으로 상대를 대한다. 오늘 브라질과 멋진 경기를 해 영광”이라며 “오해를 풀었고 함께 기념 촬영도 했다”고 말했다. 파트리시아도 “모두가 이기고 싶어 하기 때문에 언쟁은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며 “경기 후엔 이렇듯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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