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와 반대로 가는 비트코인 운명은

김남석 2024. 8. 11.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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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제공]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주목하는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통상 금리가 내려가면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두드러지면서 비트코인 가격도 오를 것으로 기대하지만, 최근 10년간 비트코인 가격은 금리 인하기보다 인상기에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 전·후 한달간의 비트코인 가격을 비교한 결과, 금리인하가 본격화된 2019년~2020년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저금리가 유지되던 코로나 팬데믹 시기 유동성 확대로 가격 상승이 있었지만, 저금리 시기 상승기는 1년도 채 가지 못했다. 비트코인 가격은 오히려 코로나 이후 금리가 본격적으로 상승한 2022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했다. 사상 최고 가격을 기록한 것도 금리가 5.50%였던 올해 3월이다.

최근 10년간 연준의 기준금리 변화는 크게 2017~2018년 금리 인상기, 2019~2020년 금리 인하기, 2022년 이후 금리 인상 등으로 나눌 수 있다.

2016년 12월 0.50%(상단 기준)였던 금리는 2018년 12월 2.50%까지 상승했다. 2016년 11월 705달러였던 비트코인 가격은 금리 인상이 한창이던 2017년 12월 처음으로 1만달러를 넘어섰다.

5000~1만달러 선에서 등락을 반복하던 비트코인 가격은 2019년 7월 금리 인하가 시작되자 다시 가격이 떨어졌다. 당시 2.50%였던 금리가 2020년 3월 0.25%까지 빠르게 내렸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2020년 3월 5000달러로 반년 만에 반토막 났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전 세계 국가들이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의도적으로 유동성을 늘리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다만 변동성은 극대화됐다. 0.25% 금리가 유지되던 2020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비트코인 가격이 요동쳤다.

2021년 4월 6만1000달러까지 오른 뒤 7월 3만2000달러선으로 내려왔고, 그러다 11월 다시 전고점을 경신하며 6만3000달러까지 올랐다. 다만 이 상승랠리는 오래가지 못했고, 이듬해 1월 다시 3만7000달러까지 급락했다.

비트코인 가격 반등이 시작된건 오히려 고금리 시기다. 연준은 코로나 엔데믹 이후 2022년 3월부터 과격한 긴축을 시작했다. 0.25%였던 금리는 2023년 7월까지 11차례 상승하며 5.50%까지 올랐다.

하지만 2022년 12월 1만7000달러선까지 추락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기준금리가 4.00%가 넘었던 2023년 초부터 급격하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5.50%의 고금리가 유지되고 있지만, 비트코인 가격은 여전히 6만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7만3750.07달러로 사상 최고 가격을 다시 쓰기도 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시장 참여자의 100%가 연준이 연내 2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월 금리 인하와 인하 폭에 대해서는 시각이 다소 갈리지만, 9월과 11월 금리 인하는 확신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최근 약세를 보이던 비트코인 가격도 다시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과거 사례를 보면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만 오히려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리 인상과 인하와 관계 없이 변동 자체에 반응해 가격이 요동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가상자산 전문가는 "전통 경제이론에 의하면 수요가 늘수록 거래가 늘고, 가격도 그와 함께 상승하지만 과거 비트코인은 가격이 하락할 때 개별 투자자가 거래량을 늘리는 양상을 보였다"며 "이는 전통 자산시장과 달리 비트코인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갈 수 있는 투기 자산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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